47. 만학일기
[린치핀_ 후기] 최고의 선물은 책이다. 평소 응원하는 지인께서 ‘린치핀’을 새해 첫 선물로 보내주셨다. 늘 책으로 인문학적 영향력을 전달하시는 분이시다. ”세상은 이들을 따른다. “, “AI 시대,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라는 메시지가 더욱 절실하다. 15년 만에 소환된 <세스 고딘> 예언이 기대된다. 커피로 적셔가며 며칠 밤 '린치핀'을 읽었다.
세스 고딘의 '린치핀'을 읽고
산업혁명 이후 300여 년 동안 우리는 하나의 시스템 속에서 기계처럼 일하는 법을 배워왔다. 교육은 우리를 규칙에 순응하는 노동자로 길들이는 데 집중했고, 기업은 그런 ‘기능적인 인재’를 원했다. 하지만 21세기는 완전히 새로운 시대다. 인공지능(AI)은 단순 반복 업무뿐만 아니라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분야까지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더 이상 숙련된 기술만으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인간이 설 자리는 어디인가? 세스 고딘은 ‘린치핀(Linchpin)’이라는 개념을 통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린치핀은 조직 내에서 대체 불가능한 존재, 즉 문제를 스스로 정의하고 해결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그는 더 이상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가 아니라, ‘일을 예술로 만드는 창조적인 인간’이 되어야만 AI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린치핀은 누구인가?
린치핀은 기존 조직에서 요구하는 전통적인 핵심 인재와 다르다. 기업이 원하는 기존의 ‘핵심 인재’란 정해진 틀 안에서 주어진 업무를 완벽하게 수행하는 사람이다. 반면 린치핀은 틀을 깨고 새로운 가능성을 창출하는 사람이다.
세스 고딘은 린치핀의 특징을 크게 주도성, 연결, 가치창출 세 가지로 정의한다.
첫째, 주도성(Initiative)이다. 린치핀은 지시를 기다리지 않는다. 기존 시스템이 제공하는 매뉴얼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제시한다. 회사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해야 할 일’을 스스로 결정하는 사람이 바로 린치핀이다. 둘째, 연결(Connectivity)이다. 린치핀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확장시킨다. AI는 논리적으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지만, 인간과 인간 사이의 신뢰와 감성을 기반으로 한 협업 능력은 가질 수 없다. 린치핀은 정보 전달자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협업을 통해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이다. 셋째, 가치 창출(Value Creation)이다. 기존 조직의 목표를 충실히 따르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 린치핀의 역할이다. 일반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가치 있고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는 사람이야말로 AI가 대체할 수 없는 존재가 된다.
AI 시대, 우리는 어떻게 린치핀이 될 것인가?
세스 고딘은 린치핀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누구나 린치핀이 될 수 있지만, 그것은 개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린치핀이 될 수 있을까?
첫째, 정해진 길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지금까지의 교육은 좋은 성적을 받고, 좋은 대학을 나와, 안정적인 직장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제는 이런 경로가 더 이상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기업들은 더 이상 성실하고 유능한 사람을 찾지 않는다. 새로운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할 수 있는 사람, 기존 질서를 뒤흔들면서도 조직을 성장시키는 사람을 원한다.
둘째, 끊임없는 실험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린치핀은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반복된 실험과 시행착오를 통해 배운 사람이다. 우리가 혁신적인 인물로 떠올리는 스티브 잡스, 일론 머스크 같은 인물들도 모두 무수한 실패를 경험했지만, 이를 통해 더 강력한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었다.
셋째, AI와 경쟁하려 하지 말고, AI를 활용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AI의 발전을 두려워하지만, 린치핀은 AI를 활용해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사람이다. 예를 들어, 데이터 분석을 담당하는 Ai가 있다면, 인간은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창의적인 해석과 결론을 도출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 AI 시대에는 ‘기계처럼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기계를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스펙보다 중요한 것은 린치핀의 역량이다
이 책이 주는 시사점은 명확하다. 더 이상 좋은 스펙을 갖추는 것이 성공의 보장이 되지 않는다. 기업은 학점이 높은 사람, 명문대 출신을 원하지 않는다. 대체 불가능한 사람, 즉 린치핀을 원한다.
첫째, 융합적 사고를 길러야 한다. 전공에 매몰되지 말고,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접하며 창의적 사고를 확장해야 한다. 예술과 기술, 인문학과 AI, 디자인과 비즈니스 등 다양한 분야를 연결할 줄 아는 사람이 경쟁력을 갖는다. 둘째,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협업 능력을 키워야 한다. 린치핀은 혼자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연결되고,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며, 협력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셋째, 기존의 경로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길을 개척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 안정적인 직장을 찾기보다는,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경험을 쌓아야 한다. 창업, 프로젝트 기획, 콘텐츠 제작 등 주어진 일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린치핀으로 살아남을 것인가, AI에게 대체될 것인가?
세스 고딘은 린치핀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선택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AI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기계가 우리의 역할을 빠르게 대체하는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은 ‘린치핀’이 되는 것이다. 더 이상 정해진 길은 없다.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며 안전을 기대하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 우리는 자신만의 고유한 가치를 창출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당신은 선택해야 한다. 린치핀으로 살 것인가, 아니면 AI가 대체할 수 있는 부품으로 남을 것인가? 15년 전 던진 세스 고딘의 질문은, 이제 우리 모두에게 더욱 절실하게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