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퇴근길 맨발편지
안녕하세요. 퇴근길 맨발편지 맨발러 조연섭입니다.
오늘 퇴근길 맨발편지는, 여름이 성큼 다가온 한섬해변에서 맨발 이야기를 쓰려합니다.
월요일, 낮 기온은 어느덧 22도, 햇살은 뜨겁고, 바다는 반짝이고, 바람은 이제 완연히 여름의 냄새를 품었습니다.
한섬해변을 맨발로 걸었습니다.
모래가 따뜻했습니다.
발끝으로 전해지는 온기는 마치 여름을 미리 밟는 기분이었어요.
오늘따라 강태공들이 넘침니다. 먼저 온 여름을 낚으려는 것일꺼요? 해변 절반을 채웠어요. 맨발러 입장에서는 안전사고 등 맨발 행진에 다소 불편이 발생하지만 사회현상, 조화로 받아 들이면서 걸어야 겠습니다.
반대 방향 해변엔 어린아이들과 부모님들이 함께 물장구를 치고 있습니다.
정겹습니다.
웃음소리가 파도소리보다 더 크게 들릴 만큼, 한섬은 이미 여름이었습니다.
저 멀리, 부부 한 쌍이 손을 꼭 잡고 맨발로 해변을 걷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일상을 혼자 마냥 달려온 나에게, 그 다정한 모습은 왠지 부럽기까지 했습니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서로의 온기를 발바닥으로 전하는 듯한 그 풍경!
오늘, 한섬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조금은 천천히, 조금은 따뜻하게 걸어가도 괜찮아.”
바쁜 일상에 지친 우리 모두에게, 한섬은 여름보다 먼저 도착한 작은 위로를 건넸습니다.
퇴근길 맨발편지 조연섭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