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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학] 명소인가? 명승인가? 추암의 진짜 정체는?

16. 동해학아카데미

by 조연섭

동해문화원이 주관하는 ‘동해학 아카데미’ 2025년 과정이 지난 8일 개강했다. 5년 차에 접어든 이 아카데미는 2020년 첫해 20명 소규모로 출발했지만, 시민들의 입소문을 타며 현재는 50여 명이 꾸준히 참여하는 지역 대표 인문교육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개강 첫날, 강릉원주대학교 이상균 교수가 진행한 제1강은 “추암에 함의된 명승 구성의 문화사적 자질과 요소”라는 주제로 열렸다. 이 교수는 “조선시대 추암은 기우제 등 국가의 제례가 이루어진 제장의 마을이었고, 겸재 정선은 이곳을 ‘천불암’이라 부르며 그림에 담았다”라며, “이는 추암이 단지 아름다운 풍경보다 예술과 신앙, 공동체 기억이 겹쳐진 문화적 장소였음을 의미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추암은 조선 후기 문헌에 기록된 동해 최초의 팔경, ‘굴암팔경(屈岩八景)’ 중 하나로 확인된다. 이 팔경에 추암은 ‘능파후선(凌波候仙)’이라는 명칭으로 등장하며, 능파대의 신선같은 풍경, 물결 위에서 신선을 기다린다는 뜻으로, 오랜 세월 동안 이곳이 신성한 공간이자 문화적 경외의 대상이었음을 보여준다.


오종식 동해문화원장은 “동해학 아카데미는 동해 시민들이 스스로 지역의 역사를 공부하고 해석하는 공공 사회 문화 교육의 실천 장으로 발전하고 있다”라며, “특히 매년 참가 인원이 증가하고, 강의 후에도 자발적인 답사와 질문이 이어지는 현장을 보면, 동해시민들의 인문학적 열정과 사회교육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높은 지를 실감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2025년 동해학 아카데미는 연말까지 총 10개 강좌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며, 동해 지역의 역사·문화·자연유산을 중심으로 다양한 강의가 진행된다. 이 외에도 AI 시대 지역 문화의 미래, 문화예술과 기업경영, 현장 문화 답사 등 실용성과 학문성이 결합된 커리큘럼을 통해 시민들의 이해를 돕는다.

이상균 교수, 사진_ 조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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