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글 공모전
오늘 아침, 나는 습관처럼 SNS를 열었다. 타임라인을 스크롤하던 중 한 게시물이 눈에 들어왔다. 유명 일러스트레이터가 자신 작품과 놀랍도록 유사한 AI 생성 이미지를 발견하고 분노를 표출한 내용이었다. 댓글 창에는 "AI가 그린 거니까 저작권 침해가 아니다"라는 주장부터 "AI 학습에 쓰인 작품의 창작자에게 권리가 있다"라는 반박까지 팽팽히 맞서고 있었다.
문화예술경영을 공부하는 대학원생으로서, 이 논쟁은 인터넷 설전보다 예술계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처럼 느껴졌다. 문화기획자로 활동하며 마주한 사례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지난해 국가유산청 사업으로 준비한 아리울 한마당에서 AI가 생성한 음악으로 공연한 명인, 얼마 전 대학원 교수님들과 대학원 동기들이 인사동에서 본 AI 작가 그룹 ‘오비어스’의 AI 아트워크, 그리고 여러 출판사에서 검토 중인 AI 소설 원고까지. 이 모든 창작물의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는가?
지금까지 우리는 저작권을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에 대한 권리'로 정의해 왔다. 창작의 주체가 인간이라는 전제를 기반으로 한다. 그러나 AI가 만든 콘텐츠는 이 정의의 근간을 흔든다. AI는 수많은 인간 창작물을 학습하여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하지만, 그 과정에서 인간적 의도나 감정의 직접적 개입이 모호하다.
지난 학기 세미나에서 인공지능과 문화예술경영 담당 교수님은 이런 질문을 던지셨다. "창작의 본질은 무엇인가? 결과물인가, 과정인가, 아니면 의도인가?" AI 생성물의 저작권 문제는 법적 이슈를 넘는 창작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질문으로 확장된다.
AI 생성 콘텐츠의 저작권 논의는 최소 네 주체의 권리가 얽혀있다.
첫째, AI 개발자다. 학습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구현한 기술적 창작자로서, 이들은 도구의 창조자이다. 마치 카메라를 발명한 이가 모든 사진의 저작권을 주장할 수 없듯이, AI 개발자가 모든 생성물의 권리를 가질 수 있는가?
둘째, 학습 데이터 제공자다. 지난달 참석한 AI 전시에서 해설을 담당한 교수는 "AI는 기존 창작자들의 작품 없이는 아무것도 만들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수많은 예술가, 작가, 음악가들의 작품이 AI 학습에 활용되었다면, 그들에게 일정 지분이 인정되어야 하지 않을까?
셋째, AI 사용자다. 프롬프트를 작성하고, 매개변수를 조정하며, 결과물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창작적 개입이 발생한다. 지역 AI 연구모임에서 만난 한 소설가는 "AI는 붓이고, 나는 여전히 화가"라고 자신의 AI 활용 창작 과정을 설명했다.
넷째, AI 자체다. 현행법은 인간만을 권리 주체로 인정하지만,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이 경계는 모호해진다. 대학원에서 인공지능과 문화예술경영을 공부하는 나 역시 "미래에는 AI의 법인격 인정 논의가 불가피하다"라고 전망하는 사유 확장 과제를 받기도 했다.
저작권 문제는 국가별로 다른 접근을 보인다. 논문 연구를 위해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유럽연합은 AI 생성물의 저작권을 인간 창작자에게 부여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 중이다. 반면 미국에서는 최근 법원이 "인간의 개입 없이 AI가 독자적으로 생성한 작품은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다"라는 판결 했다.
흥미로운 사례는 일본이다. "일본은 AI 생성 콘텐츠의 산업적 활용을 장려하기 위해 별도의 법적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통적 저작권 체계와 새로운 기술 현실 사이의 균형점을 모색하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지난 학기 제출한 논문에서 나는 ‘AI 생성 콘텐츠가 예술 생태계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을 분석했다. 전통적 창작자들의 수입 감소, 대형 기업의 데이터 독점, 창작물의 희소가치 하락 등 부정적 전망이 있지만, 새로운 복합 창작 형태의 등장, 접근성 증대, 실험적 예술의 활성화 등 긍정적 가능성도 존재한다.
문화기획자로서 최근 MC로 참여한 전국 유림대회 프로그램에서 나는 AI로 프로그램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작사, 작곡을 통해 노래를 작곡해 선물했다. 그 과정에서 한 참여 가수는 이렇게 말했다. "AI는 내 표현 영역을 확장해 주는 동시에, 내가 누구인지를 더 깊이 질문하게 만든다." 기술과 예술의 관계는 대립이 아닌, 복잡한 공생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
브런치에 연재 중인 글에서도 다루었듯이, AI 생성 콘텐츠의 저작권 문제는 윤리적 딜레마를 동반한다. 창작자의 정당한 보상, 문화적 다양성 보존, 기술 혁신 장려, 그리고 공정한 접근성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
광주비엔날레에서 만난 큐레이터는 "우리는 지금 새로운 예술사의 분기점에 서 있다"라고 했다. 실제로 AI 생성 콘텐츠는 예술의 정의와 가치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미래에는 아마도 전통적 저작권 개념과 새로운 권리 체계가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문화예술경영 연구자이자 창작자로서, 나는 이론적 논의와 병행하는 실천적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학기 최종 과제에서 제안했던 것처럼, 창작자 공동체의 자체적 기준 수립, 기술 기업과의 협력적 거버넌스 구축, 그리고 AI 리터러시 교육의 확대가 필요하다. 줌으로 진행한 세미나가 기억난다. 한 대학원 동기는 "AI가 창작의 민주화를 가져올 수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기술 발전이 문화적 형평성과 동반되어야 한다는 중요한 지점을 상기시킨다.
AI 생성 콘텐츠의 저작권 문제는 명확한 해답보다는 끊임없는 질문을 요구한다.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고정된 결론이 아닌, 변화하는 기술과 예술의 관계를 성찰하는 지속적인 대화일지도 모른다.
오늘 아침 본 그 SNS 논쟁으로 돌아가 보자. 양측의 주장이 모두 일리가 있으면서도 불완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우리가 전례 없는 창작 패러다임의 전환기에 있기 때문이다. 대학원 세미나에서 교수님이 자주 인용하는 말이 생각난다. "가장 중요한 질문은 종종 답을 찾기보다 더 나은 질문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가치를 드러낸다."
AI 생성 콘텐츠의 저작권 문제는 법적 소유권의 문제보다 창작의 본질, 예술의 가치, 그리고 인간과 기술의 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문화예술경영을 공부하는 대학원생으로서, 그리고 창작자로서, 나는 이 질문들과 함께 성장해가고 있다. 앞으로의 브런치 연재에서도 이 과정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