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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인문학, 왜 중요한가?

21. 동해학아카데미

by 조연섭

동해문화원이 주관한 2025년 동해학아카데미 마지막 강좌를 10일 진행했다. 강사는 강원대학교 신수용 교수가 담당했으며 주제는 ‘스포츠인문학’이었다. 강의는 스포츠라는 주제를 다루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심오한 인문학적 접근이 돋보인 강의였다.


스포츠를 단순한 신체 활동이나 오락으로 간주할 수도 있지만, 교수는 이를 더 넓은 의미에서 ‘행복을 추구하는 신체 교육 기법’으로 정의하며 그 의미를 확장시켰다. 라틴어에서 비롯된 ‘디스포타레’라는 개념을 통해, 스포츠가 원래 ‘벗어나는 것’, 즉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로움과 즐거움을 찾는 활동으로 출발했음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관점은 현대 사회에서의 스포츠의 복잡한 상업적 의미와는 다른, 원초적이고 치유적인 측면을 드러냈다.

열강 신수용교수, 사진_ 조연섭

신 교수는 스포츠의 인문학적 측면을 설명하면서, 서양과 동양의 철학적 개념을 비교하였다. 예를 들어, 퇴계 이황의 사상에서 찾을 수 있는 ‘몸과 정신의 조화’는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부분과 연결된다. 이는 스포츠와 인문학이 어떻게 서로 얽혀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퇴계 선생은 몸을 단련하는 것이 정신을 함양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주장했으며, 교수는 이를 현대 스포츠에 적용할 수 있는 중요한 개념으로 설명했다. 또한, ‘몸 닦음’과 ‘덕’을 강조하며, 현대인의 삶에 맞는 전인 교육의 중요성을 환기시켰다.


강의에서 스포츠를 예술적 실천으로 간주한 부분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교수는 스포츠를 단지 경기나 경쟁으로 한정하지 않고, 그것이 인간의 내면적인 성장과 사회적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수단임을 설명했다. 이는 ‘스포츠맨’이라는 개념이 단순히 운동 능력을 갖춘 사람이 아니라, 도덕적이고 인간적인 면모를 갖춘 사람임을 시사한다. 또한, 스포츠를 통해 우리는 나아가 인류의 지혜를 공유하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스포츠 문해력’이라는 개념은 이 강의를 통해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스포츠를 단순히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한 지적인 이해와 함께 실천을 통해 삶에 적용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교수의 주장은, 현대 사회에서 체육과 스포츠가 단순 건강을 위한 활동에 그치지 않음을 잘 보여주었다.


강의 후, 교수의 메시지는 우리 삶 속에서 어떻게 신체적, 정신적으로 균형을 이루며 살 수 있을지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했다. 특히 동해시민들의 스포츠 활동을 예로 들며, 지역사회에서 인문학적 스포츠를 어떻게 향유할 수 있을지를 제시한 점은 매우 유익했다. 앞으로 지역 문화와 스포츠가 융합된 활동들이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하며, 이 강의는 스포츠와 인문학의 교차점에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 주었다.


마지막으로, 신 교수는 스포츠를 통해 우리가 더욱 조화롭고 완전한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스포츠가 단순한 경쟁이 아니라 인간 정신과 몸을 아우르는 철학적 활동임을 깨닫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고, 이는 앞으로의 스포츠와 인문학적 접근에 대한 중요한 기초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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