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출근길 맨발걷기
오늘 아침, 동해 추암은 영상 24도, 며칠 전과는 달리 마치 가을 날씨 같다. 해변을 걸으며 발끝으로 느끼는 온도는 그 자체로 또 다른 여정의 시작이었다. 해변 맨발 걷기 525일 차, 오늘 새벽 추암은 백사장을 들어설 때 평소 그 고요한 매력과 달리 길고 큰 소리, 파도와 바람이 거칠게 만나는 소리가 들려왔다.
해수욕장이 개장되면서 백사장을 가득 채운 몽골텐트와 탁자들이 눈에 띈다. 날이 밝으면 그곳에 사람들이 모여들어 여름의 향수를 떠올리겠지. 오늘의 파도는 유난히 높고 깊게 밀려온다. 조금 전 길고 큰소리는 파도소리였다. 태풍이 다가오는 느낌이다. 하늘과 바다가 교차하며,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파도는 자연의 힘을 실감하게 한다.
밀물이 백사장 중간까지 밀려오는 광경을 보면, 그 속에서 느껴지는 시원함과 자유로움이 마치 마음을 다시 태어나게 만드는 느낌이다. 파도 소리가 강렬하게 들리지만, 나의 발끝은 맨발 걷기만큼 특별한 감각을 느낀다. 깊은 바다를 마주하면서 자연과 하나가 되는 이 순간, 어떤 해변보다도 더 강력한 힐링을 경험할 수 있다.
맨발로 걷는 이 순간은 바다의 짙은 파도, 그 안에서 밀려오는 파도처럼 내 몸과 마음이 완전히 자연에 녹아드는 느낌이다. 바다의 파도가 깊어지는 오늘, 그 속에서 내 마음도 더 깊어간다.
올해의 여름 날씨가 만들어낸 추암의 풍경은 특별하다. 자연과 맞닿아 있는 이 맨발 걷기는 내 삶의 한 조각처럼 매일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 해 준다. 백사장의 파도 속에서, 나는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