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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연섭 Jun 11. 2023

마을축제, 필요한 이유?

22. 브런치스토리 매거진 글 소풍

동해 전천제, 사진_조연섭
동해 전천제, 사진_조연섭

마을축제가 필요한 이유는 정치, 사회, 경제가 극복할 수 없는 다양한 공동체의 일들을 해결할 단 하나 희망은 <문화>이기 때문이다.

동해 북평 제10회 전천제 성황

10일 동해 북평동 마을축제 전천제가 개최되는 전천둔치에 다녀왔다. 오전 10시 전천을 무대로 펼친 시민 대나무 낚시 체험과 개막식을 시작으로 축제가 개막됐다. 소규모 예산으로 개최하는 마을 축제라 기존 축제들처럼 인기가수 모시고 떠들썩하는 대형무대는 없었지만 주민 스스로 만들어낸 콘텐츠와 생활문화 중심 축제의 프로그램은 오히려 사람 냄새나는 분위기였다. 특히 즐겁게 참여하는 주민들의 밝은 미소들은 축제의 꽃이었다.


코로나로 지친 시민들은 마치 코로나 복수극이라도 펼치듯 오전부터 축제장은 인파로 넘친다. 점심시간이 되자 축제장은 모처럼 방문한 동민들에게 제공하는 한 끼 식사 코너는 축제를 즐기기 위한 시민들로 줄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전천제는 동해 북평동 마을축제로 올해 제10회를 맞이했다. 다양한 체험과 참여 프로그램으로 모처럼 활기차게 보내고 전천제의 하이라이트인 축하공연과 전천 가요제가 오후 2시부터 펼쳐졌다. 전천가요제 대상은 삼척출신 작곡가 겸 가수 정의송의 <님이여>를 열창한 <김교수>가 수상해 상금 50만 원과 상장을 받았다.


올해 10회를 맞이한 전천제는 동해 시민의 젖줄인 전천을 배경으로 매년 전천에서 개최되고 있다. 주요 내용은 대표적인 북평의 민속으로 지난해 한국민속예술제에 출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한 북평원님 답교놀이 시연과 그림 그리기, 전천을 활용한 대나무 낚시 대회, 걷기 대회, 전천가요제 등이다.


오전 개막해 각종 체험과 주민자치프로그램 중심의 축하공연에 이어 <전천가요제>로 폐막한 전천제는 코로나19로 행사가 중단됐다가 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홍광식) 위원들로 구성된 축제위원회와 북평동(동장 장범중)이 함께 준비해 4년 만에 개최됐다.


동해시는 독특한 마을 문화가 몇 개 있다. 첫째는 송정을 비롯한 동별 마을별 8 경이 있다. 8 경이 마을별로 존재한다는 것은 우선 수려한 경치와 글에 뛰어난 인물이 많았다는 말이다. 결국 동해에는 곳곳에 인물이 많아 예부터 송정을 비롯한 대부분 마을은 힘자랑, 글자랑을 해서는 안된다고 할 정도였다.


둘째는 위에서 밝힌 각 마을의 8 경 문화와 지역학을 바탕으로 동해시는 2000년대 초반에 접어들면서 시가 적극 나서 마을마다 한 개의 축제를 발굴하는 사업이 시작됐다. 오늘 개최된 북평동의 전천제, 부곡동의 유천제, 동호동 웅녀제, 천곡동의 함께 바다로 축제, 묵호동 논골담길 축제, 삼화동 허병장 축제, 송정동 송정막걸리 축제 등이 대표적인 마을축제다.


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마을 공동체 활성화와 주민들의 문화적 소통을 위해 마을마다 두레문화가 전해왔다. 농민들이 농사일이나 길쌈 등을 협력하여 함께 하기 위해 마을 단위로 만든 공동노동조직이다. 고대 씨족공동사회에 그 연원을 둔 두레는 모내기·김매기 등 일시적으로 많은 품이 요구되는 농경에 마을의 성년남자 전원이 거의 의무적으로 참가하는 조직이었다. 우두머리 행수를 비롯한 임원이 있어 조직과 일을 체계적으로 관리했고, 일의 시작과 진행에 농악이 동원되었다. 일을 마친 후에는 반드시 노고를 잊고 결속을 다짐하는 공동회연이 열렸다. 토지사유화의 발달과 더불어 쇠퇴한 두레는 현재 전통유산의 형태로 남아 있다.


이런 전통이 근대에 이르러 대중적인 축제로 발전하며 곳곳에서 다양한 축제가 계절마다 특색 있게 펼쳐지고 있다. 1995년 지방자치제도가 본격 시작되면서 정부까지 우수축제를 선정 육성하는 등 축제는 더 늘었고 한국 축제는 성장해 왔다.


시작부터 끝까지 30분이면 오갈 수 있는 비교적으로 좁은 행정구역의 동해시에서 동마다 축제를 개발하고 마을의 민속과 문화의 색깔을 담는다는 것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마을마다 축제가 필요한 이유는 정치, 사회, 경제가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을 극복하는 유일한 희망이 <문화>이기 때문이다. 마을 주민들이 한 해 동안 축제를 준비하면서 문턱을 낮춰 상호 쌓인 갈등들을 해소하고 세대 간 동행으로 <인의예지>를 배운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주민공동체가 회복되기 때문에 마을축제는 주민의 정신과 마을의 정체성을 담은 마을의 문화로서 가치가 높다고 볼 수 있다.


홍광식 북평동주민자치위원장은 “앞으로 우리 마을은 대표민속 북평원님답교놀이를 테마로 전국 법대생 대상 모의재판대회, 원님선발, 원님밥상 등 고증된 지역민속 기반의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도입할 예정이다. “라고 계획을 밝혔다.

동해 전천제 축하공연 하얀민들래, 사진_조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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