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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도 농악, 흥으로 춤추다. 17회 광명농악축제 성황

88. News_ 국악, 자세·호흡·역동성의 미학

by 조연섭

지난 9월 20일과 21일, 광명시에서는 2025 대한민국농악축제와 제17회 광명농악대축제가 나란히 열렸다. 첫날은 전국청소년국악경연대회가 무형유산 전수관를 가득 채우며 젊은 세대의 기량이 빛났고, 둘째 날에는 1천여 명이 넘는 농악인,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펼친 대동길놀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제17회 광명농악대축제가 막이 올랐다.


올해는 국가유산청 지원으로 대한민국농악축제도 함께 개최했다. 광명농악시연에 이어 대한민국농악연합회가 추천한 국가 무형유산 이리농악을 비롯한 춘천농악, 평창 둔전평 농악, 강화 용두레질소리, 인천 서곶들 노래, 경산 중방농악 등 8도 농악 공연으로 전국적인 축제가 됐다. 이어 마을단위 광명농악 전수 과제발표가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축제의 대미를 장식하며 국악의 정수를 보여주는 신명과 혼 주제의 명인전이 이어졌다.

출연진 사진_ 광명농악축제DB

이틀간 진행된 무대를 지켜보며 가장 선명하게 다가온 것은 국악의 본질이다. 그것은 곧 ‘자세’와 ‘호흡’이다. 청소년 참가자들의 기악 연주를 보면 자세가 안정된 이들은 소리 또한 맑고 깊게 울렸다. 반대로 균형이 흐트러지면 아무리 기교가 뛰어나도 소리는 불안정하게 흘렀다. 결국 좋은 소리는 기술 이전에 몸의 자세와 호흡에서 비롯된다는 단순하면서도 근원적인 진리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명인전은 국악의 깊이와 폭을 동시에 보여준 자리였다. 전주대사습놀이 보존회 이사장 송재영 명창이 판소리로 국악의 서사적 울림을 전했고, 진도북춤은 리듬의 역동성을 화려하게 드러냈다. 이어 호남우도 농악의 핵심인 장구의 원형을 본 설장구와 무울농악의 상쇠 박정철 선생이 선보인 쇠놀이는 장단의 섬세함과 힘을 동시에 전달하며 관객을 사로잡았다. 이처럼 다양한 명인들이 한 무대에서 펼쳐낸 장면은 전통예술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살아 있음을 증명했다.


이틀간 행사의 사회를 맡은 나는 행사를 마무리하며 한 사례를 소개했다. “일본인 유학생 ‘마에다 미즈코‘씨는 한국 뮤지컬의 매력에 이끌려 경희사이버대대학원 문화예술경영을 전공으로 진학까지 했다. 그녀에게 ‘한국 뮤지컬의 우수성이 무엇인가?‘를 물었을 때 그는 ‘흉내 낼 수 없는 역동성 때문이다.‘“라고 했다.


그의 답은 우리 전통예술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농악의 힘찬 가락, 판소리의 치밀한 호흡, 북춤과 쇠놀이가 만들어내는 신명은 세계 어디에서도 모방할 수 없는 한국예술의 고유한 에너지다. 자세와 호흡이라는 기본 위에 역동성이 더해질 때, 이처럼 우리 한국음악은 세계인을 움직이는 큰 힘으로 ‘K_ 문화‘의 뿌리가 되고 있다.


빛의 도시 광명에서 열린 이틀간의 축제는 청소년의 도전과 명인의 깊이, 외국인 유학생의 시선이 교차하는 가운데, 국악이 지닌 보편성과 고유성이 동시에 드러난 자리였다. 결론은 우리 음악의 본질은 자세와 호흡, 그리고 그것이 빚어내는 역동성이다. 그 역동성이야말로 한국예술이 세계 속에서 차별화되는 힘이며, 앞으로도 이어가야 할 우리의 소중한 자산일 것이다.

포토리뷰, 사진_ 광명농악보존회 DB
대동 길놀이 맛보기, 촬영, 편집_ 조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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