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걷기가 주는 '회복'의 신호

168. 노트_ 맨발걷기

by 조연섭

새벽 5시 반, 잠에서 깨어났을 때 어깨와 목이 심하게 뭉쳐 있었다. 밤새 자세가 좋지 않았던 탓일까, 온몸이 굳은 듯했다. 스트레칭을 해도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추암으로 달렸다. 그런데 추암 해변의 모래 위를 맨발로 한 시간쯤 걸은 뒤, 신기하게도 통증이 사라졌다. 몸이 가벼워지고, 머릿속이 맑아졌다.


이 단순한 경험은 ‘맨발 걷기’가 몸의 균형을 되찾는 자연 치유 행위임을 실감하게 한다. 의학과 환경생리학에서는 이를 ‘그라운딩(Grounding)’ 혹은 ‘어싱(Earthing)’이라 부른다. 맨발이 땅과 직접 닿을 때 인체에 쌓인 정전기와 활성산소가 줄어들고, 지구의 음전하가 체내로 흡수되어 염증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있다. 다시 말해, 맨발 걷기는 인체의 전기적 불균형을 자연스럽게 조정하는 하나의 ‘생체 리셋’이다.


추암의 해변은 특히 그 효과를 극대화한다. 미세한 모래 입자가 발바닥의 경혈을 자극하고, 파도의 리듬은 뇌의 알파파를 유도해 긴장을 완화시킨다. 물리치료가 아니라 자연 속에서 이루어지는 ‘감각적 치료’인 셈이다.


가을의 끝자락, 바람은 차지만 모래로 밀려오는 바닷물은 아직 포근하다. 겨울이 오기 전, 한 번쯤 해변을 맨발로 걸어보자. 걷는 동안 근육의 긴장이 풀리고, 마음의 피로도 함께 흩어진다. 우리가 잊고 있던 자연의 회복력은 그저 발을 내딛는 일상 속에 있었다.


추암 해변의 아침, 과학보다 먼저 몸이 증명한 치유의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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