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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중심에서 배운, '티무르' 정신

20. 노을포럼_ 세계사 전문가 박광선 전문위원

by 조연섭

동해문화원 소속, 동해역사문화연구회는 11월 11일(화) 오후 5시, 동해문화원 청운실에서 제11월 노을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은 해외 특집으로 “실크로드 중심지인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의 역사와 문화 탐방”을 주제로 심도 있는 강의를 진행했다. 강의는 세계사 전문가 박광선 전문위원이 담당했다.

박광선 전문위원, 사진_ 조연섭

박 전문위원은 지난 10월 10일부터 14일까지 동해역사문화연구회 위원 7명과 함께 중앙아시아의 중심국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하여, 실크로드의 역사적 흐름과 고려인의 아픈 흔적을 탐사한 현장 기록을 공유했다. 이번 방문은 수도 타슈켄트와 고대 비단길의 요충지이자 티무르 제국의 수도였던 사마르칸트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강의에서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 다민족의 교차로이자, 실크로드 문명의 중심으로 인류 교류의 중요한 축을 담당해 온 나라”라고 밝히며, 특히 “사마르칸트는 14세기 티무르 제국이 꽃피운 예술과 학문의 도시로, 동서 문명 교류의 결정적 거점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곳의 주인인 티무르는 한때 유라시아 대륙을 휩쓴 정복자였지만, 동시에 폐허 위에 학문과 예술을 세운 문명의 설계자였다.

티무르는 전쟁의 영웅으로 이름을 떨쳤지만, 그의 제국은 파괴가 아니라 창조로 완성되었다. 그는 정복한 도시마다 예술가와 학자를 불러 모아 새로운 문명의 중심지로 재탄생시켰다. 그의 손끝에서 사마르칸트는 “세상의 절반이 이 도시의 빛으로 물들었다”는 찬사를 들을 만큼 찬란한 문화의 수도가 되었다."라고 했다.


타슈켄트의 독립광장과 아미르 티무르 광장, 사마르칸트의 레기스탄 광장, 비비하눔 모스크, 울루그벡 천문대, 샤히진다 묘역 등 대표적 유적지에 대한 현장 사진과 고증이 함께 소개됐다. 박 전문위원은 이 유적들이 “제국의 흥망과 함께한 인간의 역사, 그리고 신앙과 학문이 공존한 문화의 증거”라고 강조했다.


강의 후반부에서는 고려인의 이주와 생존의 역사도 조명됐다.
1937년 스탈린 정권의 명령으로 약 18만 명의 한인이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실려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된 사건은 지금도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사회의 뿌리로 남아 있다. 박 전문위원은 “살을 에는 추위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황무지를 개간한 고려인의 정신은 우리 민족의 생명력 그 자체였다”라고 전했다.


이날 열린 노을포럼은 동해역사문화연구회가 매월 회원과 시민을 대상으로 개최하는 인문학 교양 프로그램으로, ‘로컬에서 글로컬로’를 주제로 지역 시민의 문화사적 시야를 넓혀가고 있다.


현장의 생생한 기록으로 강의를 담당한 박 전문위원은 답사 소감을 묻는 질문에 "여행은 누구와 가느냐가 1번인데 좋은 사람들과 좋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특별한 나라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했다는 것은 평생 잊지 못할 최고의 추억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했다.


윤종대 동해역사문화연구회 회장은 “이번 포럼은 세계사적 현장에서 지역 연구자가 직접 보고 들은 이야기를 통해, 인간과 문명의 상호 연결성을 새롭게 인식한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동해의 지역문화연구가 세계 문명사로 확장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2025년 11월 노을포럼, 사진_ 조연섭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_ 구르 에미르 마우솔레움 구르에미르 묘(연구회 회원 답사단, 사진_ 연구회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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