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브런치스토리 매거진 구술여행
시민 기록가, K_컬처 뿌리!
동해문화원, 대덕문화원, 김포문화원, 영주문화원, 울주문화원 등 5개 문화원이 시민 기록가 양성을 위해 공모사업으로 추진한 <2023 디지털 생활사 아카이빙 사업> 1단계 교육과정 수료식이 파일럿형태의 첫 구술과정을 마치고 30일 서울 LW컨벤션 크리스털홀에서 개최됐다. 시민대상으로 공개 모집한 문화원 기록가들은 서울을 직접 방문하는 총 10회 이상의 출장교육 참여와 각자 질문지를 작성해 사전 배정된 구술자의 구술을 진행하고 녹취록을 작성하는 등 힘든 여정, 1단계를 마무리하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고 한국문화원연합회 주관하는 이번 사업에 참여하는 기록가들은 단순 구술기록에 그치는 기록가보다 분명한 3단계 과정을 마스터했다. 첫째, 기획서 작성으로 문제인식과 진단 등 현실적인 기획서를 작성하는 방법을 배웠다. 둘째, 실행계획으로 실현가능한 과정을 정리하고 현장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길렀다. 셋째, 활용계획이다. 영상과 텍스트를 구분하고 영상은 편집, 텍스트는 윤문과정을 거친 뒤 다큐멘터리 제작, 도서 발행과정을 준비하는 활용단계 등을 체계적으로 학습하는 과정으로 기록을 진행하는 영상기록까지 함께 진행해 전문성이 강화됐다. 이번 프로젝트의 총괄진행은 한국문화원연합회 지역문화콘텐츠팀(팀장 김태현, 선임 김지은, 주임 송지영)이며 컨설팅과 교육은 정혜경(일제강제동원 평화연구회 대표), 김선정(한국학중앙연구원 현대한국구술자료관 자료정보실장) 박사가 각각 담당했다.
마음으로 들어야 보이는 구술
이날 진행된 수료식은 공모사업에 참여한 전국 5개 문화원의 대표 기록가 1명씩 기록과정 영상을 담은 발표가 있었다. 발표내용은 기획의도와 진행과정, 구술면담 영상, 활용방안과 소감으로 1인당 20분씩 발표했다. 동해문화원 기록가 대표로 발표한 농부 출신 김정숙 선생님은 "일생을 오징어 할복과 건조업에 종사한 86세의 문경자 어르신을 구술자로 정하고 구술을 준비했다고 한다. 처음 준비할 시기 첫인상은 최악의 구술자로 생각했다. 총 4회의 사전면담과 만남 회수를 거듭하고 라포가 형성되면서 구술자의 삶은 감동적이었으며 <기록은 말보다 마음으로 들어야 보이는 것> 임을 알았다. 결국 문경자 구술자는 최고의 구술자가 됐다."라고 했다.
이번 생활사 기록가 프로젝트는 지난해에 시작해 우수한 평가를 받은 대전 대덕문화원과 경남 울주문화원, 경북 영주문화원, 경기 김포문화원과 동해문화원 총 5개 문화원이 참여해 1년간 시민 예비 기록가 10명과 사업을 추진했다. 하반기는 각 문화원 스스로 1명의 구술자 대상으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실행계획과 활용계획을 수립해 연말까지 구술자 1명씩 10명 등 1단계 10명 총 20명으로 5개 문화원을 포함하면 총 100명의 구술을 마쳐야 이번 프로젝트의 미션이 최종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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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구술기록과 영상은 문화포털 <지역N문화>와 국가의 대표적인 기록관 아카이브에 공식적으로 기록이 되며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활용사업에도 사용될 계획이다. 특히 필자가 소속된 동해문화원의 경우 작업이 완료되는 11월경 기록가, 구술자, 컨설턴트, 연합회 등 관계자가 참여하는 성과공유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기록영상과 인터뷰를 통해 휴먼다큐를 제작해 지역 공중파 방송 열린 채널로 방송하고 대표적인 구술동의자 구술 일부는 지역 언론사의 연재도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은 프로그램 관계자 소감 요약을 정리합니다.
•김인숙_대덕문화원 국장 대덕문화원과 함께한 오랜 시간 많은 분들과 다양한 사업들을 통해 지역문화를 만들어가고자 노력해오고 있다. 그러던 중. 지역학! 기록! 아카이브! 아카이빙!... 에 대한 관심과 필요성을 느끼던 찰나 한국문화원연합회에서 진행하는 디지털생활사아카이브 사업에 2022년~2023년 참여하게 되었다. 사실, 처음 아카이브를 접하게 된 계기는 2021년 성북문화원 방문하여 성북의 사례를 들으면서 시작되었다. 성북문화원이 진행한 아카이브 사업의 전반적인 이야기를 듣고 대전으로 돌아오는 어깨와 발걸음은 무거운 상태였으나, 뭔가에 도전한다는 새로움에 맘속에서 꿈틀거리기 시작함을 느끼며 돌아왔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만난 기록 관련 사업은 한국문화원연합회 사업을 통해 2년 동안 지속적이며 섬세하게 공부하며 진행할 수 있는 단단한 도약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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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서울성북, 경기김포, 인천서구, 충남 태안, 그리고 대전 대덕문화원이 ‘이주와 정주’라는 주제로 각자의 지역에서 꼭 기록으로 남겨야 할 것들에 대한 사업을 진행하였으며, 대덕문화원은 대청댐건설로 수몰된 수몰민들의 이야기를 체계적으로 기록하였다. 필요하였으나, 시도하지 못했던 문화원의 중요한 과업을 해결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며, 구술자 24명의 한 분 한 분의 이야기는 소중한 지역의 이야기 자원으로 기록되었다. 2023년은 강원 동해, 경북 영주, 경북 울주, 경기 김포, 대전 대덕문화원이 ‘생업과 경제활동’이라는 주제로 다시 모였다. 대덕은 대전산업단지의 조성과 함께한 사람들이 이야기를 다양한 직군으로 구분하여 구술자를 발굴하였으며, 그분들의 이야기를 통한 대전산업단지의 태생과 지역의 변화를 기록하였다.
기록! 2022년과 2023년의 과정이 확연히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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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과정은 수몰민들의 마을, 동네이야기를 담아내는 과정이었다고 하면, 23년 과정은 산업단지라는 사회적 경제활동이 이루어지는 지역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과정이다 보니 마을을 담기보다는 한 업체를 통해 바라보는 산단의 조성과정과 함께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아졌다. 그래서인지 기록가분들과 문화원은 많은 공부가 더 필요한 사항이었다. 한국의 산업발전, 대전의 산업경제, 대덕의 산업구조변화등에 대한 다양한 관점에서 사업구조를 바라봐야 하는 시야확보기 필요했던 것이다. 기록은 그런 것 같다. 무엇을 기록하냐에 따라 관점의 다양화가 필요하고, 관점의 다양화 속에 기록을 남겨야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결코 가볍거나, 짧게 끝나는 과정이 아니구나 하는 것을 깨달으면서 올해 과정의 마무리를 향해가고 있다. 작년에 이어 이번사업을 통해 문화원은 기록가 양성, 기록물생산, 기록물관리, 활용 등에 대한 운영체계를 구체화하여 지속적인 운영방안을 고민하며 성장해야겠다는 과제를 안고 좋은 경험치를 쌓아가고 있으며, 보람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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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해_울주문화원 기록가 저는 감경완 구술자를 면담했습니다. 66년생으로 연륜이 있는 사람은 아닌듯한데 시골마을에서 태어나 18세에 고등학교 시험 치러 갈 때 처음 도시로 갔던 구술자의 모습을 알 수 있었습니다. 구술자의 가슴에는 가난을 탈피하려는 욕망을 불살라 준 부산이라는 도시가 있었다. 그때의 삶은 그의 일생을 이끌어 주고 강한 의지를 남겼다. 다양한 도전으로 열정적 삶을 살았고 온갖 고난과 어려움을 이겨내시고 현재도 다양한 리더자 역을 맡아서 늘 연구하고 아이디어를 발산하시는 분이었다. 저는 구술자의 구술기록을 진행하면서 너무나 많은 공부를 하게 됐다. 제가 더 성장하고 있구나 하면서 저를 돌아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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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은_대덕문화원 기록가 생활사 기록이라는 것을 막연하게 '구술자를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적으면 되는 거 아냐?라고 생각 했었던 저에게 처음 기획서 작성, 면담 중간 점검과정 등을 거치면서 이 구술채록이라는 것이 굉장한 충격으로 다가왔었습니다. 준비하는 과정이나 교육을 받고 직접 면담약속을 잡아서 면담을 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하면 할수록 더욱 어렵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길게만 느껴졌던 교육과정을 모두 마치고 이렇게 마지막 시간을 함께 하고 있는 제 자신이 정말 대견합니다. 앞으로도 남아있는 작업들이 있지만, 이 과정을 통해서 한 뼘 더 성장할 것이라는 생각 합니다. 저는 이번 교육을 통해 생활사 기록가로서 세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눈과 귀가 생긴 것 같습니다. 새로 생긴 눈과 귀로, 관심 없었던 이야기들이 들어오고, 보지 않았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게 된 것입니다. 이번 생활사기록가 교육을 계기로 앞으로 더 다양한 기록을 해서 성장하는 제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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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_동해문화원 기록가 장수가 축복인가, 저주인가에 대해 숙고해 보는 계기가 됐다. 문경자 구술자님에게 집중했던 시간, 그분의 말씀 한 마디 한 마디에 경청, 주목했던 그 정성으로 또 다른 노인 한 사람을 대한다면? 짧지만 뜨거웠던 시간, 그 시간은 한 사람의 '인간'이란 존재를 온전히 이해하는 데 더없이 큰 인생공부였지 않나 생각해 본다. 오직 순종과 순응으로 역경이란 무서운 환경을 대담하게 맞서 싸워 승리하신 위대한 한 여성일 뿐. 위대함은 가장 평범함에 있다는 교훈을 얻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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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택_영주문화원 기록가 인위적으로는 표현하지 못하는 환상적인 색감과 패턴을 쫓아 20여 년간 열정과 고집'을 통해 완성하는 장인정신을 배웠다. 충분한 예비면담을 통해 완성된 기획서로 면담의 질을 향상하는데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해 봤다.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함으로써, 삶의 에너지가 충족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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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석_동해문화원 PM 프로젝트 PM을 담당하면서 시인이 될 만큼의 독백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구술면담, 귀만 열어서는 들리지 않고, 마음으로 들어야 느껴지는 이야기들, 거슬러 거슬러 시간 속에 젖어 타인의 삶에 빠져 눈물 흘리고, 어느덧 감추어진 얘기들, 한 올 한 올 풀어지네” 기록의 중심도 역시 사람이었습니다. 기록가 여러분 함께 마음을 열고 구술을 끌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나가는 말
필자는 문화원 종사자 입장에서 이번 시민 기록가들의 구술을 위한 기획에서 실행과정을 살펴보면서 이들이 진정한 <K_컬처의 뿌리>라고 감히 생각해 봤다. 모든 문화콘텐츠 생산의 근간은 기록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사람을 통해 역사적 사실을 생생하게 기록한다는 것은 더욱 의미가 있고 가치가 크다고 하겠다. 전국의 지역 문화원 기록가 여러분 고생 많으셨습니다. 여러분은 <K_컬처 생산자의 중심이며 뿌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