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만학일기
21일, 대학원 학술대회와 전공의 밤 참여로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네오르네상스관 네오누리홀에 방문했다. 고풍스러운 건물 외관은 마치 14세기 르네상스 시대의 고대 로마를 연상시키는 공간은 한 편의 예술 작품 같았다. 처음 방문한 이곳이 마음의 고향처럼 느껴졌던 것은 아마도 현장에서 만나게 될 문화예술경영 전공 교수님들과 원우 동기들을 만난다는 설렘 때문일 것이다.
이번 행사는 경희사이버대학교 학부, 대학원 문화예술경영 전공자들이 한 해를 결산하고, 학문적 성과와 열정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오후 학술대회와 저녁 문경인의 밤으로 구성된 일정은 학문과 예술, 그리고 인간적인 교류의 아름다운 조화를 보여주었다.
1부 학술대회는 좌장과 토론을 겸해 대회를 이끌어 주신 강윤주 교수의 모두 발언과 이원재, 김은양 교수의 지명토론으로 진행됐다. 전공자들의 다양한 주제로 발표한 이날 인상적이었던 발표 중 하나는 김선애 원우의 연구였다. 원주에서 올라온 그는 석사 졸업 논문으로 “저장기억장소로 돌아본 문화도시”라는 주제를 발표하면서 “한강의 소설 역시 기억을 정리한 기록의 역사가 일궈낸 노벨문학상 사례가 아닌가?”라고 주장하하면서 저장과 기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강의 소설과 아카이브를 연결해 기록의 중요성을 논의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는데, 이는 단순히 학술적 논의에 그치지 않고 예술과 사회적 책임을 함께 고민하게 했다.
김영종 원우의 석사 졸업논문은 “대구 지역의 축제와 탄소중립 실태를 분석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그의 연구는 지역 축제가 기후 위기 시대 속에서 어떤 방향성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깊이 있는 의미를 남겼다. LA에서 거주하며 영상으로 참여한 이정은 원우는 “패션산업이 기후위기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우리가 입는 옷이 지구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밝히는 이 발표는 일상 속에서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문제들을 다시금 상기시켰다.
이번 학술대회는 발표자들의 열정적인 무대뿐만 아니라, 교수와 심도 있는 토론을 통해 학문의 깊이를 더했다. 특히, 일본에서 줌으로 참여한 학생부터 LA의 시차를 감안해 제작한 영상 발표까지, 사이버대학교의 특성과 면학 분위기를 보여주는 사례들이 돋보였다. 전통적인 학술대회와는 달리, 발표자들이 춤을 추며 등장하거나 실시간 참여자들의 활발한 논의가 이어지며 생동감 넘치는 하나의 학술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오후 6시 즐거운 만찬에 이어 주임교수의 “아름다운 밤입니다.”로 문경인의 밤이 시작됐다. 2부 문경인의 밤은 나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남겼다. 문화예술경영 주임 교수이자 논문 지도 교수인 강윤주 교수님의 과분한 소개로 행사 사회자로 무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30년 만에 대학교 강당 무대에 선 감회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2부의 내용은 축하 공연, 전공 활동 소개, 교수 및 동문 소개, 그리고 공모전 시상식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축하공연 첫 무대는 구미라 학부생이 장식했다. 사업가, 무용가, 국악인, 배우로 활동하는 그는 올해 국악진흥법 제정을 기념하며 국가대표 민요 두 곡을 열창해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진 무대는 과거 스트릿댄스에서 확장된 프리스타일 왁킹과 락킹댄스를 중심으로 춤을 선보인 김지민 학부생과 그의 댄싱스타 팀이었다. 이들은 크리스마스를 기념해 프리스타일 댄스를 선보이며 무대의 열기를 더했다. 특히 물병을 이용해 즉석에서 순서를 정하는 방식은 유쾌하면서도 창의적이었다.
다음은 축하공연에 대한 감사의 무대로 즉석에서 마련한 학부 전공자인 하선경 학생의 무대였다. 현역 가수로 활동 중인 그는 화려한 율동과 친숙한 성인가요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그의 무대는 문화와 예술이 가진 감동의 힘을 느끼게 해 주었다. 이어 레크리에이션이 진행됐다. 담당자 하형래, 윤은정 원우는 나의 대학원 동기로 모두 현역 연극배우이기도 하다. 재미있는 추억의 게임들로 자리를 이동하며 공동체가 연대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교생활 수기 공모전 시상식이 이어졌다. 최우수상 강지혜 원우, 우수 김영희 원우, 장려 2편 등 총 4편이다. 이 작품은 AI로 제작한 숏폼으로 공개했고 경희사이버대학교 신입생 모집에 활용해 행사가 있던 21일 유명연예인도 신입 학부생 면접을 마쳤다는 후기도 있다.
숏폼 영상에서 인상 깊은 영상을 만났다. 장애를 가진 박수연 학부생이 제출한 원고를 영상으로 제작한 사례다. “휠체어 없이는 이동이 불가능한 장애를 가진 학생입니다. 대학을 진학하고 2년도 못되어 학교를 그만두기도 했습니다. 학교 공부는 나에게 있어서는 동화 속 이야기 같게 느껴지곤 했습니다. 고민 고민하다가 한작가의 그림작품에 매료되어 문화예술과 그림에 대한 관심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우연히 경희사이버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를 알게 되어 진학했다. 지금은 불편 없이 원하는 대학교 세상을 만날 수 있어 행복하다. “라고 했다. 이 이야기는 사이버 대학의 가치와 필요성을 대변하는 한 편의 휴먼다큐였다.
어느덧 행사 마감시간이 다가왔다. 강윤주 주임 교수는 “ 축제와 같은 학술대회와 문화예술경영 전공자들이 함께한 아름다운 밤이었다.”라고 했다. 나는 “희망 고갈시대 많은 이웃이 힘들어하고 있다. 이 세상 곳곳에서 문화와 예술로 그들에게 희망을 전달하는 우리 문화예술경영 전공자들이 되어달라” 며 이날 모든 행사를 마무리했다.
1부, 학술대회
2부, 문경인의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