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하키 단일팀 논란에 관하여-2
논란의 중심은 북한이 아니다. 대의와 숙의의 갈등이 쟁점이다.
나도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참가를 환영하고 환호한다. 그리고 단일팀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니다. 그러니까 단일팀에 대한 내 입장은 북한이 문제가 아니라 동의와 합의를 생략하고 곧장 결정을 내려버리는 힘에 대해 거부감을 표출 하는 것이다.
얼마 전 발표된 1월 셋째 주 대통령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급락 원인 중 하나가 단일팀이었다. 이번에 새로 생긴 부정적 요인으로 20~30대에서 비율이 높았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젊은 세대들이 통일과 민족에 대한 가치와 인지 부족이라 지적한다. 웃기지 말고 함부로 재단하지 마라. 나 역시 통일을 간절히 원한다.
내가 사는 동두천에서 열차타고 평양가서 원조 평양랭면 먹고 개성가서 개성만두 먹고, 유라시아 횡단하는 상상을 하면 마음이 벅차다. 자연히 일자리도 늘겠지. 그리고 주한미군의 요지인 동두천이기에 10살 무렵부터 전쟁공포증이 걸려서 사이렌 소리만 나도 울었던 사람이다. 윤금이 사건이 당시 부모님이 운영하던 가게에서 5분도 안되는 곳에서 벌어졌다. 그 시기 동네에 가득찼던 두려움과 공포감.바닥에 가을철 낙엽처럼 깔려 있던 사체 모습이 적나라하게 프린트된 유인물이 전쟁공포증의 원인이었다.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와 통일을 옹호한다. 내 또래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어봐도 비슷한 의견이 많았다. 참고로 불과 2주 전인 1월 첫 째주에 실시했던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여 관련 설문조사를 보자. 여기서 20~30대에 열명 중 일 곱명은 북한의 참가를 환영했고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의 평화에 긍정적인 입장이었다.
근데 단일팀 구성 과정의 불공정함을 규탄하는 것이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라고 선언한 정부여서 더욱 그렇다. 결과가 정의로울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단일팀을 단행한 건 한 달도 안 남은 상황이니 보다 큰 가치를 위해 즉 평화를 위해선 가감한 정치적 용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인데, 그렇다면 아이스하키팀에게 동의나 합의를 못해도 양해라도 구했어야지. 차관급 회담에서 단일팀 구성을 합의한 다음날 아이스하키팀을 찾아갈게 아니라 단일팀 논의가 발화됐던 작년 6월부터 지속적으로 아이스하키팀과 만나고 대화를 나누었다면 이런 반응은 없었을 것이란 말이다. 그리고 단일팀이 아닌 북한팀이 단독으로 출전해도 평화메시지는 얼마든지 가능했다. 우리나라 관중들이 북한팀 경기를 응원해도 큰 감동이 일어났을 텐데. 한편으로 합의문 발표 후 바로 다음날 대통령이 아이스하키팀선수들을 찾아가고, 총리가 실언을 사과하는 모습은 이전엔 볼수 없던 광경이었다.
IOC에서 단일팀 출전을 결정했으니 이미 평화의 상징은 획득한 셈이다. 이제는 선수들 보호에 사활을 걸어라. 정치와 언론의 폭력으로 부터 보호가 시급하다. 올림픽에 침 흘리는 이들이 시시해진 올림픽 국뽕 대신 썩어빠진 색깔론을 꺼내고 있다. 정부는 색깔론 곰팡이가 사회에 침투해서 효소작용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확실한 방역작업을 펼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