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티백 자판기 Dec 04. 2022

[김해] 금란 다원 다회 <시절 인연> 11월 방문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소중한 시간

한 줄 평
귀한 차와 귀한 인연이 함께 하는 시간
금란다원 시절인연 다회

  <금란다원>을 방문하기 전까지 제게 김해는 그저 평범한 지역 중 하나였어요. 하지만 <금란다원>에서 <시절인연> 다회를 참석한 이후 김해는 제게 매 계절마다 방문하고 싶은 정감 가는 지역이 되었습니다. 김해를 떠올리면, <금란다원>의 아름드리한 소나무집에 정갈하게 놓인 다구들, 그리고 그곳에서 마시는 귀한 차와 다식들이 생각나거든요. 그만큼 제게 깊은 시간을 선사해 주는 <금란다원> 다회 시절 인연을 이번에는 저번 다회에서 인연이 되어 친구가 된 분과 함께 방문해 보았습니다.



위치
차가 없으면 방문하기 힘든 곳
주차 공간은 충분해요
금란다원 외관

  <금란 다원>은  차가 없으면 방문하기 어려운 장소에 위치해 있어요. 안타깝게도 구비구비한 산길을 건너 올라가야 하기 때문인데요, 그래도 그렇게 어렵게 가다 보면 커다란 외관의 <금란다원>을 금방 발견할 수 있어서 보물 장소를 찾은 듯한 기분이 들게 됩니다. 상당히 큰 가게이기 때문에 주차 자리나 테이블 자리는 걱정하지 않고 오셔도 괜찮아요.



코스 구성
나만의 책자에 적혀 있는 <시절 인연>구성표
3개의 차, 2개의 향, 2개의 다식
그리고 그날의 특별한 식사로 구성되어 있어요

  <시절 인연>은 한 번에 최대 6명까지만 참석할 수 있는데요, 자리에 앉으면 신청자의 이름이 적혀있는 다회 구성표를 받게 됩니다. 다회 구성은 차 3종과 다식 2종, 그리고 향 2종이 적혀있어요. 추가적으로 대표님조차 미리 메뉴를 알 수 없는 이날의 식사가 제공되는데요, 먼 길 고생하면서 온 손님들을 빈속으로 집에 가게 할 수는 없다는 어머님의 따뜻한 마음으로 시작된 메뉴라고 해요.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이곳에서 먹은 식사는 항상 든든하고 맛있게 먹고 가게 되곤 합니다.



코스 시작
3개의 차

그날의 차 3종 : 녹차, 백차, 흑차

  <시절인연>에서는 보통 3종의 차를 마시게 되는데요 이날은 3종의 차 모두 스트레이트로 준비해 주셨습니다. 전에 마셨을 때 하나는 티 칵테일이었는데 오늘은 아무래도 귀한 차가 많이 나오다 보니 있는 차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스트레이트로 준비해 주신 듯했어요.


김해장군가바녹차

차(1) : 2022 김해장군가바녹차  

  첫 번째 차는 <2022 김해장군가바녹차>였습니다. 김해가 차로 유명해진 이유는 아무래도 바로 이 <장군차>때문인데요, 발효차 부문에서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계속 1위를 하고 있는 차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실제로 마셨을 때 살짝의 산미와 함께 부드럽게 넘어가는 목 넘김이 정말 훌륭했던 차였는데요 사실 이날 마셨던 차 중 가장 맛있는 차이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차의 이름이 <장군차>만 아니었어도, 그리고 포장된 패키지가 다른 디자인이기만 했어도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이 찾을 것 같은 차였어요. 실제로도 들어보니 <장군차>의 본래 이름은 <가야차>였다고 해요. 그런데 다른 분이 그 이름으로 특허를 내는 바람에 김해 <장군차>로 이름을 바꿔서 출시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사정을 알고 나니 안타깝지만, 개인적으론 이 이름을 <가야차>로 바꾸고 패키지도 허황후를 떠올릴 수 있는 인도 아유타국의 이미지를 담아 판매하면 좋겠다 싶었어요. 이날 차가 너무 맛있어서 따로 구입하려 했는데, 선물하기엔 빈약한 패키지 디자인이라 선뜻 구입하지 못했거든요. 여러모로 너무 맛있어서 안타까움이 많이 느껴졌던 차였습니다.


다식(1) : 쿠리킨톤(일본식 밤율란)  

  차와 함께 먹은 첫 번째 다식은 하동 햇밤으로 만든 <쿠리킨톤(일본식 밤율란)>입니다. 금란다원의 시그니처 디저트라 할 수 있는데요, 너무 달지도 않으면서 부드러운 식감이 차와 환상적인 궁합을 만들어내는 다식입니다. 인기가 너무 많은 덕분에 대표님은 매일 쿠리킨톤을 만드시느라 밤마다 다람쥐가 되신다고 해요.


차(2) : 2012 노수미  

  두 번째 차는 노백차 <2012 노수미>입니다. 보통 백차는 노차로 마시기보다는 신선할 때 마시는 차로 인식되어 왔는데요, 어느 순간부터 노백차의 맛의 훌륭함이 널리 알려지게 되면서 보이차만큼이나 숙성된 백차의 인기가 높아졌다고 해요.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이번에 마신 <2012 노수미>의 맛도 훌륭했습니다.

  보통 백차는 청량하면서도 맑은 맛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이번에 마신 노수미의 경우 홍차만큼이나 묵직한 고소함을 가진 동시에, 백차 특유의 맑은 끝 맛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론 향이 앞서 마신 <장군가바녹차>만큼 훌륭하진 않았지만, 속을 한 번 차분하게 눌러주는 느낌이 기분 좋게 느껴지는 차였어요.


향(1) : 가라도산 침향  

  두 번째 차를 다 마실 때쯤 함께 나온 향은 전에 내어주신 가라대관 향보다 더 좋은 향을 내어주셨어요. 은은하면서도 차분한 가라도산 특유의 향이 차의 맛에 더 집중하게 만들어주더라구요. 향을 피우는 향로 역시 육각형의 독특한 모양이라 집에 공간만 있었어도 두고 싶은 귀여운 향로였습니다.


동주전자와 천첨 찻잎
보이차 천첨

차(3) : 2010 천첨  

  마지막 차는 차 <2010 천첨>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차가 같은 흑차 계열인 보이차였기 때문에 기대가 가장 큰 차였는데요, 실제로 마셔보니 기대에 부응하는 차라 마시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묵직하면서도 씁쓸한 목 넘김이 너무 거슬리지도 않고, 그렇다고 차 특유의 매력을 잃지도 않은 차였거든요. 집에서 차를 자주 우려 마셨다면 매일 마시는 차 중 하나였을 것 같은 차였습니다.

  이번 차는 독특하게 자사호가 아닌 동주전자로 끓여주셨는데요, 동주전자 특유의 철분이 차와 어우러져서 차에도 철분 맛이 함께 묻어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 철분 맛은 오히려 차의 맛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는데요, 차가 자칫하면 쓰고 떫을 수 있는데, 그 맛을 철분 특유의 산미로 잡아주기 때문이었어요.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긴 하지만 동주전자로 차를 끓이는 것 역시 차를 특별하게 즐기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식사 : 회덮밥  

  세 번째 차를 마실 때쯤 나온 식사 <회덮밥>입니다. 대표님께서도 회덮밥이 나올 줄은 몰랐다며 놀라시더라구요. 잘 지은 밥에 얇게 썬 야채, 그리고 회와 직접 만든 초고추장의 조합이 너무 좋아서 끝없이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맛이었어요. 그렇지 않아도 아침 일찍 나오는 바람에 배가 텅 비어 있었는데 정성스러운 식사를 내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향(2) : 가라대관 침향  

  마지막 차와 함께 마실 향은 훈연으로 느끼는 <백단향>이었어요. 가라도산보다 미약한 향을 가지고 있지만 그만큼 향이 퍼지는 정도까지 은은해서 그만큼 부드럽게 즐기기 좋았습니다. 그윽한 우디 향이 매력적이었어요.


다식 2 : 커피 요우캉  

  마지막 다식은 <커피 요우캉>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요우캉이 너무 맛있어서 상시 메뉴로 내어주시면 안 되나 싶을 정도였어요. 커피와 캐러멜라이징 된 밀키한 푸딩의 맛이 부드럽게 어우러지는 게 너무 환상적이더라구요. 개인적으로 차뿐만 아니라 밀크티나 아메리카노랑 함께 먹었어도 맛있었겠다 싶었습니다. 다회의 마무리로 완벽한 메뉴였어요.


총 평
차의 매력을 온전하게 느낄 수 있는 귀중한 찻자리
함께 한 모든 시간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게 될 거예요

  제게 <금란다원>은 여러모로 의미 있는 장소로 남은 찻집이에요. <시절인연>에서 즐겼던 순간들이 너무 좋아서 김해에도 자주 가고 싶게 해 주고, 다회에서 만난 분과 이야기를 나누다 인연으로 이어져 소중한 다우 친구도 생겼고, 대표님이 서울까지 올라와 새로운 다회도 열어주신 덕에 콤부차도 처음으로 접해보는 색다른 경험도 해보았거든요.

  첫 시작은 늘 하던 찻집 탐방의 일환이었지만 지금은 김해에 가게 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자리 잡은 <금란다원>의 시절인연 다회. 김해 여행을 계획하고 계시거나, 차를 테마로, 혹은 고즈넉한 휴식을 테마로 하는 여행을 생각하시는 분께 꼭 추천드립니다. 분명 좋은 추억이 되실 거예요.



상세 정보

운영 시간 : 11:00 ~ 21:00 (매주 월요일 휴무)          

다회 예약 : 네이버 예약          

기타 예약 프로그램 : 티코스, 일본 다도체험, 단체 공간 예약 등          

인스타 : @twiny2k



금란다원, 시절 인연 다회 첫 방문 후기  


<금란 다원> & 콤부차 전문점 <슬로운> 콜라보 다회, 흐름 다회 후기  


매거진의 이전글 [북촌/안국] 오설록 티하우스 북촌점 <가회다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