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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백 자판기 Sep 05. 2022

[종로 찻집] 슬로운&금란다원 콜라보: 흐름 다회

동양차와 콤부차, 그리고 향까지 구성된 완벽 구성

한 줄 평
스트레이트 차 & 콤부차 & 향 & 디저트까지
한 번에 모든 걸 알차게 경험할 수 있는 다회 
슬로운 콤부차

  전에 김해 여행 중 <금란 다원>이라는 찻집을 발견해서 <시절 인연> 다회를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때의 경험이 꽤나 만족스러웠기에 다음번에도 김해로 가게 된다면 또다시 들려야겠다 하고 있었습니다만, 거리가 꽤 멀리 떨어져 있는 만큼 저의 소중한 다우들까지 김해에 데려가기란 쉽지 않아 저 혼자만의 경험으로 꽁꽁 싸맬 수밖에 없겠다 싶어 아쉬워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놀랍게도 <금란 다원>과 콤부차 전문점 <슬로운>이 콜라보 하여 <흐름 인연> 다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아니, 이 귀한 기회를 놓칠 수 없지. 예약과 동시에 다우에게 빠르게 연락하여 <흐름 인연>다회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덕분에 마지막 남은 두 자리에 무사히 안착하여 참석할 수 있었어요. 

  모든 걸 다 처리한 이후에 제시간에 퇴근은 가능한가 진지하게 고민했지만 어쩌겠습니까. 저에게도 저의 인생이 있거늘. 오늘도 저의 인생에 일주일 치 산소 호흡기를 달아준 찻집 리뷰 시작합니다.



김해 찻집 <금란 다원>에 대해 먼저 알고 싶으시다면?

https://brunch.co.kr/@teabagbox/69



위치
역에서 가깝지는 않아요. 골목길에서 헤매지 않게 조심!
슬로운 간판
가게 입구

  이번 다회가 열리는 장소 <슬로운>은 콤부차 전문점으로 유명한 곳이었어요. 최근 콤부차가 유행한다는 말은 들었지만 직접 먹어본 적은 없다 보니 아무래도 적극적인 호기심보다는 소극적인 호기심으로 "언젠가 콤부차를 먹어볼까나~" 하고만 있었는데요, <슬로운>이 바로 그런 콤부차를 수제로 직접 제대로 만드는 곳이라는 말에 무척이나 잘 되었다 싶었습니다. 기왕 처음으로 마셔보는 거 제대로 마셔보고 싶었거든요. 

  찾아가는 길은 아무래도 종로가 다 그렇듯 골목길이 많아서 엄청 쉬운 장소에 있지만은 않았는데요, 그래도 지도를 보고 찾다 보니 무사히 길을 잃지 않고 갈 수 있었습니다. 



가게 내부
단정한 바 자리로 구성된 예약제 찻집. 콤부차 저장소도 있어요
콤부차 저장소와 다회가 이루어지는 바 자리
전시되어 있는 다구들(구입 가능)

  처음 가 본 <슬로운>의 인상은 굉장히 깔끔하다는 느낌이었어요. 그러면서도 바 뒤편에 흐릿하게 보이는 콤부차 저장소를 보니 현대식으로 해석한 장항아리 같기도 해서 재밌게 느껴졌습니다. 몇몇 다구들이 전시되어 있는 전시 공간도 있었는데 특이하게도 와인잔 같은 잔들도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콤부차가 일반적인 차와는 달리 샴페인의 느낌에 가깝다 보니 찻잔이나 일반잔보다는 와인잔이 더 어울려서 그런 듯했어요.



<흐름 다회> 구성


다회 책자

  <시절 인연>에서도 그랬듯이 <흐름 다회>에서도 각 자리마다 참석자의 이름이 적혀있는 책자가 있었습니다. 책자에는 코스 구성과 함께 인연에 대해 적은 좋은 글귀도 함께 적혀 있었어요. 개인적으론, "인연의 때가 되면 만날 사람은 만나게 된다."라는 말이 저에겐 참 크게 와닿았습니다. 이번 다회에 참석한 계기도 그 우연한 인연으로 시작된 거기도 하니까요. 그리고 이번 다회는 <시절 인연>의 구성에서 콤부차가 가미된 정도로 진행되었습니다.




[흐름 다회 구성]

<티라인> 

1. 금목단(우롱차) 

2. 2014 포랑산소청병 명전 (보이생차) 

3. 2022 동정 오룡 콤부차 (우롱차 기반 콤부차) 

4. 맹해금아숙병(보이숙차) 

5. 버블콤부차 2022 


<티푸드>                              

1. 일본식 밤율란 

2. 개성식 약과 


<침향>                              

1. 가라대관 (일본 향당, 베트남) 

2. 고도 (일본 향당, 인도네시아)



코스 구성

1. 금목단 & 일본식 밤율란

  시작은 우롱차 <금목단>과 일본식 <밤율란>을 먹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금목단> 자체가 난향이 굉장히 강한 화려한 차였어요. 거기에 으깬 밤을 뭉쳐서 만든 <밤율란>을 함께 먹으니 난과 밤 향이 어우러져서 굉장히 강한 향이 되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시작은 다소 화려한 느낌이 강했어요.


2. 2014 포랑산소청병 명전(보이 생차) & 침향 가라대관

  두 번째 차는 보이 생차  <명전>과 침향 <가라 대관>이었습니다. 앞서 금목단은 향이 강한 화려한 차였던 반면, 보이 생차는 향이 약한 차이다보니 부족한 향을 침향이 채워주는 듯했어요. 차와 함께 향에 대한 유익한 이야기도 많이 들었는데, 그 이야기들이 너무 재밌어서 전부 기록하고 싶은걸 꾹 참았습니다. 특히 보통 다회에서는 차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금란 다원>의 다회에서는 향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3. 2022 동정 오룡 콤부차 (우롱차 기반 콤부차)

  세 번째로 마신 차는 슬로운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 우롱차 베이스 <콤부차>였습니다. 콤부차는 차 우린 물에 균을 넣어서 발효시킨 차라고 하는데요, 이번에 처음 먹게 되는 거라 먹기 전부터 기대가 컸습니다. 특히 이쁜 와인잔에 콤부차를 담아주신다는 점이 독특하게 다가왔는데요, 직접 마셔보니 일반 차와 달리 <콤부차>는 약간의 식초 맛이 나는 게 어떻게 보면 과실주 같기도 해서 다른 어떤 잔보다도 와인잔이 가장 잘 어울리는 잔일 수 있겠구나 싶더라구요. 거북하지 않을 만큼의 발효향과 더불어 뒷맛이 깔끔하게 매우 만족스러운 맛이었습니다.


4. 맹해금아숙병 2002(보이숙차) & 고도



  네 번째 차는 티라인 중 가장 만족스러웠던 <맹해금아숙병(보이숙차)>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다우나 저나 보이숙차를 가장 좋아해서 기대가 컸던 차였는데요,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깊으면서도 깔끔한, 그러면서도 보통의 보이차와는 달리 보이차 특유의 쓴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보이차라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날 친구는 찻잎도 사갔는데 개인적으로 저도 이 찻잎을 사지 않은걸 두고두고 후회하고 있어요. 시절 인연 당시 금강송으로 지어진 집에서 숙성된 보이차를 마시지 못했던 게 계속 아쉬움으로 남았었는데, 이번에 실컷 마실 수 있어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보이차로 밀크티도 만들어볼 수 있다고 하던데, 나중에 꼭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백단향 <고도>를 피우는 향로는 금란다원에서도 모습이 독특해서 인상에 깊게 남았었는데요, 서울에서도 같은 모습을 보니 반가웠습니다. 아쉽게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고도의 향을 맡진 못했지만요...바람 때문인 것 같은 데 가라대관과 달리 침향이 정말 잘 안 느껴지더라고요. 공기를 열심히 끌어다 향을 맡아보려 노력했지만 고도는 야박하게 자기 할 일을 자기 하고 싶은 곳에서만 열심히 하고 공기 중으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나중에 김해 가서 다시 맡아보던가 해야겠어요.


5. 버블콤부차



  마지막은 <버블콤부차>와 약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버블콤부차는 이전에 마신 차와 달리 스파클링이 엄청나서 깜짝 놀랐어요. 보통 콤부차에 저렇게 많은 탄산을 넣기가 쉽지 않다고 말씀해주시더라구요. 톡 쏘는 스파클링과 함께 차향이 약간 가미된 깔끔한 향이 목덜미로 넘어가는 게, 샴페인처럼 부담 없이 마시기 좋아서 많은 분들이 좋아할 것 같은 맛이었습니다. 



총평
완벽한 구성의 다회
다른 코스가 열리면 다음에도 또 가고 싶어요

  다양한 차들을 한 번에 접할 뿐만 아니라 차와 향에 대한 유익한 이야기도 함께 들을 수 있어 재미있는 다회였어요. 특히 콤부차와 함께 티코스가 구성되어 있다 보니 자칫하면 스트레이트 차만 마셔서 맛이 다 비슷하게 느껴질 때쯤 톡 쏘는 맛으로 입을 한 번 환기시킬 수 있어서 좋았어요. 덕분에 다양한 차 맛을 온전히 다 즐길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차에 대한 호기심도 많고, 찻집 다니는 것도 좋아해서 이런저런 다회를 자주 다니곤 하지만, 막상 차에 대해 제대로 공부한 적은 없다는 게 늘 마음에 아쉬움으로 남아 있는데요, 이번 다회에서 유익한 정보들을 많이 얻을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티클래스도 참석해보고 싶은데, 시간이 꼭 맞았으면 좋겠어요.

  즐거운 다회 덕에 일주일을 버틸 힘을 또 얻고 갈 수 있어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차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 있으신 분들은 놓치지 않고 꼭 <흐름 다회>를 경험해보시면 좋겠어요.



슬로운 & 금란 다원 상세 정보

콤부차 전문점          

예약제 찻집          

주차 : 근처에 있는 고강민영주차장에 주차 가능          

운영 시간 : 11:30 ~ 19:30 (매주 월,화,수 정기 휴무)          

인스타그램 : @slown.studio


다회, 티코스, 일본 다도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 예약 가능  

자유 방문 가능  

주차 가능  

운영 시간 : 11:00 ~ 21:00 (매주 월요일 정기 휴무)  

인스타그램 : @twiny2k





김해 찻집 <금란 다원>에 대해 알고 싶으시다면?

https://brunch.co.kr/@teabagbox/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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