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memoir with stray cats in Gapado, Jeju
EP.16 정
정을 줄 수도, 안 줄 수도 없는 심정은 참 내 스스로를 아프게 한다.
절대 밀당을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그럴 의도도 없다. 하지만 길냥이들을 만날 때마다 ‘적당히’ 라는 부사를 내 맘 앞에 붙여야 한다는 게 내 가슴을 쓰라리게 만든다.
야생에서 생존해야 하기에 내 사랑과 내 마음을 다 줄 수가 없다.
그러다가 나한테 의지할까봐.
그러다가 나 아닌 모든 나처럼 생긴 사람이 다가올 때 나인 줄 착각하고 경계심 없이 다가갈까봐.
그러다가 아무에게나 자신들의 등을 허락해 줄까봐.
야생에서 식량이 부족하고 스스로 생존하기 힘든 상황이 닥치면 냥이들도 사료와 통조림을 건네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보이고 다가와서 애교를 부리기도 한다.
이걸 생존 본능이라고 해야 맞는 건진 모르겠지만, 야생냥이들이 사람 손을 탄다는 건 그들의 생존에 위협을 가하는 행위일지도 모른다.
이 세상이 모두 나처럼, 내 생각처럼 돌아가질 않기에.
그래서 난 정을 줄 수도, 안 줄 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