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카페) 더 노팅힐 전포 THE NOTTING HI

by 잔잔


* 사진들은 전부 필름 카메라로 찍고 스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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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앞에 붙여져 있는 포스터 속 카페 영업시간 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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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까지 올라가는 계단 벽면에 붙어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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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입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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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런던 포그 오른쪽) 헤이즐넛 라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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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노팅힐 딸기 와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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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eaning of my life is She




나는 나만의 로망이 있다. 아직도 내가 받고 싶은 프러포즈는 “삿포로에 가자”는 말로 시작해야 하고, 신혼여행 역시 당연히 일본 삿포로여야 한다. 서로의 뺨에 눈을 잔뜩 묻히는 장면을 상상하면서.
신혼여행을 일본으로, 그것도 눈이 펑펑 내리는 삿포로로 가겠다는 이야기를 누군가는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내 동반자와 함께 눈에 쌓여보고 싶다. 눈이 좀처럼 오지 않는 부산에 살아서일까. 친구 중 한 명은 “그렇게 로망이면 겨울에 폭설 내린 강원도에 딱 일주일만 다녀와. 그러면 그 생각 바로 사라질 거야”라고 말하기도 했다. 난 그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이 꿈을 앓고 있다. 쉽게 깰 수 없는, 나만의 로망을.

그리고 결혼식에서 내가 걸어 들어갈 때 식장을 가득 채울 신부 입장곡은 노팅힐의 OST, ‘She’다.
노팅힐을 처음 본 날이 떠오른다. 솔직히 말하자면 처음에는 그저 진부한 로맨스 영화처럼 느껴졌다. 이미 오래전에 만들어진 영화였고, 외국 로맨스 영화의 클리셰를 전부 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니까. 첫눈에 반하는 장면, 고난과 이별, 용기와 재회, 그리고 완벽한 해피엔딩까지.

하지만 그 진부함은 OST가 흐르던 순간, 완전히 다른 얼굴을 드러냈다. 심장이 떨리던 장면 위로 음악이 퍼져 나올 때의 웅장함과 황홀함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렇게 그 곡은,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언젠가의 나를 위해 미리 정해진 신부 입장곡이 되었다.

부산에 살면서도 노팅힐 카페가 있다는 사실은 미처 알지 못했다. 그러다 우연히 그곳을 찾게 되었다. 이 카페를 가기 위해 하루를 비워두고, 집에서 제법 거리가 있는 전포까지 버스를 타고 향했다. 카페는 전포에서도 다소 허름한 분위기의 건물들 사이에 자리하고 있었다. 사실 이런 공간들 사이에 요즘 말하는 ‘인스타 감성’, ‘힙한 감성’의 카페들이 종종 숨어 있기도 하다.

가격대는 조금 비싼 편이었지만, 내 낭만을 채우는 데 아까울 리 없었다. 게다가 음료와 와플은 다행히도 무척 맛있었다. 달콤함이 혀 위에서 천천히 녹아내리는 동안, 공간 안에는 노팅힐 영화의 향기가 가득했다. 작은 텔레비전에서는 실제로 노팅힐이 상영되고 있었다. 장면들을 다시 바라보니, 잊고 있던 영화의 감성이 새삼스레 되살아났다.

어느 날, 글이 도무지 써지지 않는 날이 있다면, 나는 아마 하루 종일 이곳에 앉아 글을 쓰고 싶어질 것 같다. 쓰기 싫어질수록, 오히려 더 쓰고 싶어지는 그런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