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Pick #014
1. 4월 1일, 만우절 전후로 커뮤니티에는 각종 가상의 제품 이미지를 두고 "이거 진짜 맞냐"라고 말이 오갑니다. 전 세계적으로 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 하루 동안 장난이 허용되는 이 날, 기업들도 소비자들에게 웃음과 재미를 선사하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펼쳐왔습니다. 과거에는 주로 가상 제품을 소개하는 데 그쳤지만, 최근에는 '펀슈머(Fun+Consumer)' 트렌드에 맞춰 실제 체험할 수 있는 제품으로 출시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2. 작년 만우절에는 여러 기업들이 재치있는 가상 제품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농심은 분말스프가 없는 '평양라면'을 출시를 예고했는데요. "면에 집중해 분말 스프가 없다", "눈과 입을 의심하게 만드는 슴슴한 맛"이라는 문구로 평양냉면의 '심심한 맛' 밈을 활용했지만, 가짜였습니다. 롯데웰푸드는 마라 열풍에 편승해 '돼히바', '몽헬', '헐레임' 등 상상 제품을 올렸고, 해태제과는 가수 비비의 노래 '밤양갱' 인기에 힘입어 '연양갱 비누'를 소개하며, 진짜라고 믿는 소비자들에게 "오늘이 며칠?"이라고 덧붙여 장난임을 암시했어요.
3. 올해 만우절에도 역시 만우절 마케팅을 노린 제품들이 여지없이 출시됐어요. 오리온은 기존 감자 과자인 '눈을 감자'와 '무뚝뚝한 감자칩'의 반대 의미를 담은 '눈을 뜨자'와 '상냥한 감자칩'을 선보였습니다. 패키지에는 큰 눈을 반짝이는 감자와 핑크색 옷을 입은 상냥한 감자 캐릭터가 그려져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이런 반전 마케팅은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되어 소비자들의 참여를 유도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4. 가상으로 시작했지만 실제 제품으로 출시된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해태아이스는 아이스크림 '시모나'와 '바밤바'를 합친 '시모나바밤바'를 실제로 출시했는데, 놀랍게도 원래 출시하고자 했던 이름은 '시밤바'였다고 합니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는데요. 서브웨이 호주는 만우절 장난으로 발표한 시그니처 빵 핫도그인 섭도그(Subdog)를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실제 제품으로 출시한 바 있습니다.
5. 만우절 마케팅은 단순한 장난에서 비즈니스 모델의 테스트베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특별한 날을 통해 평소에는 시도하기 어려운 아이디어를 선보이고 소비자 반응을 확인하는 기회로 삼고 있는데요. 다만 재미와 실용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너무 기발함에만 집중하면 실제 구매로 이어지지 않고, 너무 억지스러운 접근은 쉽게 욕 먹는 지름길입니다. 사실, 만우절 하루 만큼은 즐겁게 웃고 떠들고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허물어보고 싶은 것도 사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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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마그리트, 이미지의 배반(The Treachery of Images), 1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