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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TaPick

SKT 유심 해킹 사태, 사과는 정말 어려워

TaPick #030

by 팀어바웃

1. 누구나 실수를 했을 때 사과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과받을 일이 있을 때, 사람들은 '무엇이 잘못됐는지',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를 듣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고개를 숙이고 미안하다고 해도, 정작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대답은 빠져 있을 때가 있습니다. 이번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가 그렇습니다. 사과의 핵심은 여전히 텅 빈 공간으로 남아있어요.


2. 2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SK텔레콤 대표가 직접 나서서 유심칩 무료 교체, 유심보호서비스 강화, 노년층 및 장애인 대상 지원 조치 등 이용자 보호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대표이사가 직접 나와 사과문을 읽었다는 것 자체가 이 문제의 심각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셈인데요. 그러나 사과문에 대한 반응은 싸늘합니다. '앞으로 무엇을 하겠다'만 있고 '왜, 어떻게, 얼마나 잘못된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설명과 진솔한 자기반성이 빠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3. 피해 규모와 원인에 대한 질문에는 조사 중이라는 답만 돌아왔고, 사과문 낭독 후 기자 질문도 받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습니다. 정보 확산이 빠른 요즘에는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오히려 불안과 괴담이 빠르게 퍼져나갑니다. 특히 정보 접근이 어려운 노년층은 이런 사태에 더 쉽게 노출되고, 대응조차 어렵습니다. 300쪽짜리 책 9천권 분량의 데이터가 유출됐음에도 여전히 이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모습이 남아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4. 더 문제는, 지금까지의 수많은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기업이 책임지겠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문제가 생겼을 때 그 원인을 입증하는 부담은 소비자에게 돌아간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유출에 따른 피해가 발생해도 스스로 확인하고 대응해야 하는 게 현실입니다. 말뿐인 사과가 아니라, 피해자를 보호하고 신뢰를 복구하는 행동이 따라야 진정성 있는 사과가 완성되는데 이 점에서 이번 사과는 문제의 파급력에 비해 한참 부족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5. 모든 문제에 즉각적인 답을 내놓을 순 없겠지만, 지금 불안해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구체적인 정보와 안심할 수 있는 확신입니다. 때로는 상대가 알지 못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솔직히 설명하는 편이 불안을 줄이고 더 큰 신뢰를 남깁니다. 고개를 숙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속에 담긴 진정성과 책임감이 사과의 진짜 무게를 결정하고 궁극적으로 불안한 소비자들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https://view.asiae.co.kr/article/2025042821224185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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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마그리트, 인간의 아들(The Son of Man), 1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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