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ick #1. GEEM
한국에서 김은 집밥의 단골 손님입니다. 맛있게 구워진 김만 있으면 다른 반찬 없이 밥을 뚝딱 해치우는 것도 가능하고, 바삭하게 튀긴 간식이나 안주로도 자주 등장하죠. 이렇게 활용도가 높지만, 깊게 풍겨오는 바다 내음과 낯선 질감 때문에 외국인들에게는 오랫동안 '낯선 바다의 맛'으로 여겨졌습니다. 이 김을 미국에서 새롭고 건강한 간식으로 재탄생시킨 스타트업이 있는데요. 바로 한국의 전통 식문화를 바탕으로 미국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GEEM'입니다.
2022년에 설립된 GEEM은 한국어 '김(Geem)'의 발음에서 이름을 따온 스타트업으로,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두고 있습니다. 한국계 미국인 대표가 설립한 GEEM은 한국 해조류 식문화를 바탕으로 김을 서구인의 입맛에 맞도록 간식 형태로 재해석하여 쌀 크리스프와 참깨를 곁들인 김 스낵으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주로 밥반찬으로 소비되던 김을 '건강한 간식'이라는 콘셉트로 전환하여 문화적 거리감을 낮춘 것이 GEEM의 핵심 전략입니다.
2024년에는 미국 거대 유통 체인 홀푸드 마켓(Whole Foods Market)의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 선정되었고, 한국의 초기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 더벤처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알고 보면, 해조류는 단백질, 식이섬유, 미네랄, 비타민 등 다양한 영양소를 갖고 있는 만점 식재료인데요. 원료 자체가 지닌 가치 덕분에 슈퍼푸드라고 불리며 다방면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식재료입니다. 해조류는 광합성을 통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일부는 해저에 침전되어 탄소를 장기 격리하는 기능도 합니다. 같은 면적의 숲보다 최대 20배 많은 탄소를 흡수할 수 있다는 연구도 있으며, 수질 정화와 해양 생물의 서식처 제공에도 기여합니다. 식량 토지 개간, 농약, 비료, 담수 등의 자원 투입이 거의 없어 매우 친환경적이고, 곡물이나 일반적인 채소와 달리 물 부족이나 토양 침식 문제를 유발하지 않으면서도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지속가능한 농업 대안으로 주목받기도 해요. 건강,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는 셈이죠.
미국 시장에서도 해조류의 가치가 재평가받는 모양새입니다. 해조류는 더 이상 '이국적인 식재료'가 아니라, 지속가능성과 건강을 중시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식품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어요. 실제로 2024년 기준 글로벌 해조류 스낵 시장은 약 24억 달러(USD 2.43 billion) 규모로 평가되었으며,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1.6%에 달하는 높은 성장률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특히 북미 시장이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미국이 있습니다. Walmart, Kroger, Whole Foods 등 주요 유통 체인에서는 해조류 스낵이 활발히 판매되고 있고, 온라인을 통해서도 많이 판매되고 있어요. gimme Seaweed, Kimnori USA 등 여러 브랜드가 시장에 진입한 가운데, 미국 내 한 대규모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36%가 해조류 섭취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45세 이하의 젊은 소비자층에서 해조류 스낵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어요. GEEM은 이러한 변화를 정확히 포착하고, 한국의 전통 식재료였던 김을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간식으로 풀어내며, 시장의 틈새가 아닌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GEEM이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어지는 특유의 문화적 여정을 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창업자는 많은 이민자 자녀들처럼 외국 사회에서 자신만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겪었다고 해요. 어린 시절 좋아하는 한국 간식을 학교에 가져갔다가 놀림을 받았던 경험이 GEEM의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GEEM은 그런 경험을 공유하는 이들에게 공감과 자부심을 전하면서,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톡톡 튀는 브랜드 전략을 구축했습니다. 물결을 연상시키는 타이포그래피, 네온 컬러, 직관적인 일러스트 등은 GEEM이 단지 해조류 스낵의 '맛'뿐만이 아니라 '문화'까지도 함께 제안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김 과자 한 조각에 한국의 전통, 이민자의 성장기, 그리고 글로벌 소비자와의 감정적 연결이 함께 담겨 있어요.
'슈퍼푸드를 공유한다'는 그들의 슬로건처럼, 한국의 바다에서 자란 김이 세계인의 일상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날도 멀지 않아 보여요. 최근 미국에서는 김치를 비롯해 고추장, 김밥, 떡볶이까지 다양한 K-푸드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인기를 얻고 있고, 그 안에서 '김'은 비교적 쉽게 도전할 수 있으면서도 독특한 식재료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GEEM은 김을 단순한 간식으로 포지셔닝한 데 그치지 않고, 문화적 맥락과 지속가능성이라는 가치를 덧입혀 글로벌 소비자와의 새로운 접점을 만들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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