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저스 팀: 홀로 선 리더의 첫발
루이스는 스코틀랜드 기후와 이곳 사무실의 분위기와 사람들, 그리고 런던 사무실의 구조 등으로 한참을 이야기 했다. 십 분은 분명히 넘었고, 이십분은 되지 않은 것 같았다. 루이스는 티제이의 표정을 살피면서, 이정도라면 충분히 긴장을풀었다고 생각했는지 화제를 바꾸었다.
“팀 구성부터 이야기를 해봅시다."
“팀원은 이미 정해진 것 같은데요?”
둘 사이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
“리셉션에서 클로이를 만났는데, 자기는 이미 우리 팀 소속이라고 하더군요.”
“맞습니다. 먼저 상의 없이 팀원을 정한 것은 양해를 구해야겠군요. 파견 오자 마자 이곳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인원을 선정하는 것보다는, 제가 선정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 같아 일단 세 명을 뽑았습니다.” 루이스는 티제이의 표정을 잠시살폈다.
”팀 예산도 이미 반영했으니, 불편함 없이 즉시 팀 운영이 가능할 겁니다. 이제 공식적으로 팀이 공지된 만큼, 회사의 기대도 커지기 시작할 겁니다.”
“괜찮습니다. 저도 팀을 만드는데 불필요한 시간을 소비할 필요가 없으니 이득이지요.” 티제이는 갑자기 모든 일의 순서가 한꺼번에 자신에게로 넘어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루이스는 머그잔을 입에 대었다가 다시 테이블 위에 내려 놓느라 잠시 말을 멈추었다.
“그런데, 하나 더 양해를 구할 것은,“
”클로이는 티제이의 팀 소속이기는 하지만, 전략 팀 소속이기도 한 부분입니다. 클로이는 원래 HR에서 전사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이제 그 역할을 전략으로 가져오면서 같이 우리 조직으로 넘어왔습니다. 서서히 그녀의커리어도 전략 쪽으로 전환하려 합니다. 그 커리어 전환 과정의 일환으로 티제이의 업무와 전략팀의 업무를 병행하려 합니다.”
루이스가 티제이의 표정을 살폈다.
“HR에서도 아끼는 직원이라, 본인의 의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빼 오기가 쉽지는 않았어요. 회사의 정책과 조직 구조에대해서 잘 알고 있으니, 잘 활용하시면 분명 도움이 될 겁니다.”
루이스는, 나머지 팀원에 대한 정보와 함께 선발한 이유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 해주었다.
“리암은 경제학을 전공하고, 전략팀으로 입사한지 채 6개월이 채 안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전략팀에서 경험을 계속 쌓는 것 보다는, 티제이와 함께 현업의 경험을 쌓는 것이 커리어 발전에 더욱 좋다고 판단했습니다. 데이터를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뽑아내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아무래도 티제이가 일을 시작하는 초기에는 데이터 분석 필요성이 큰 점도 고려했습니다.”
“물론입니다. 데이터 없이는 한발자국도 나갈 수 없지요.” 티제이는 팀원의 이름과 함께 주요한 특징들을 노트에 적었다.
“다니엘은, 다양한 현장과 본사 조직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현장은 물론이고, 회사 전반의 프로세스의흐름과 많은 조직의 중간 리더와 네트워크가 좋고, 조직 간의 이해 관계를 잘 파악하고 있습니다.”
“음, 그렇다면 회사의 프로세스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겠군요. 커뮤니케이션, 데이터 분석그리고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까지, 구성 자체는 빠짐없는 어벤저스 급이군요.”
티제이는 팀원의 설명을 들으면서, 규모는 작지만 탄탄한 구성에 만족했지만, 팀 빌딩에 대한 부담도 동시에 시작되었다. 팀원들은 루이스가 직접 선발한 만큼, 모두 역량과 배경이 분명한 인재들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곧 '자신이 생각하는 수준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팀원들은 루이스를 믿고 새로운 팀에 조인한 것일 뿐, 그들 입장에서는 티제이를 포함한 팀의 모든 것이 불확실 할 것이다.
‘빠르게 팀의 방향과 역할을 잡아내지 못한다면, 모든 것이 루이스의 테두리 안에서 움직일 수도 있겠군.‘
“제가 이렇게 팀원 구성을 한 이유는 개개인의 역량과 특성도 고려했지만, 이미 눈치를 채셨겠지만, 자질이 우수한 팀원에 대해서 티제이의 육성에 대한 기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부분도 기대가 큽니다.”
“네, 잘 알고 있습니다. 아끼는 팀원들이니 만큼 저도 팀원들을 통한 성과와 육성 모두 신경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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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와 이야기를 마치고 내 책상에 돌아와 앉았는데, 누군가 안전 담당 직원이라며 나를 찾아왔다.
“외부에서 사무실로 처음 반입되는 모든 전기 기기는 자체 안전테스트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죠. 티제이가 한국에서 가져온 노트북의 충전용 어댑터가 안전 테스트 대상이에요.”
“안전 테스트는 얼마나 걸리나요? 제가 노트북이 없으면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보통은 꼬박 이틀이 걸리는데, 빨리 진행해서 내일 사용할 수 있도록 처리하겠습니다.”
CPS에서 새로운 노트북을 지급받으려면 며칠이 더 걸린다고 한다. 한국에서 가져온 노트북까지 사용을 못하게 된다면낭패인데 내일 까지만 버티면 될 것이다. 절차가 느리게 진행되는 것인지, 안전 절차가 엄격한 것인지 확실하지는 않았지만, 절차가 명확하게 지켜진다는 사실 자체는 기분 나쁜 일은 아니다.
오후에는 HR의 여러가지 절차를 받느라고 시간을 보냈다. 무엇인지 모를 서류에 이름이나 이런 저런 정보를 작성하고, 사진을 찍어서 출입증을 만들고, 귀찮지만 어쩔 수 없이 해야 만 하는 일들. 경력사원으로 새로운 회사에 입사하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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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제이는 클로이가 미리 알려준 회의실을 찾아 들어섰다. 루이스에게 팀원들에 대한 정보를 들은 이후 오전에 개별적인 면담을 마쳤기 때문에 대략적인 성향은 파악했다. 하지만, 미팅을 통해서 공통적으로 확인한 내용은, 팀의 역할과 자신의 역할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그 공통된 의문은 ‘우리 팀의 역할은 무엇이고, 자신들은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인가?’ 이에 대한 답변을 열심히 설명은했지만 명확하게 이해하는 것 같진 않았다. 전략도 아니고, 재무도 아니다. 수익성 개선 활동을 리드한다고 하는데, 현업의 특정한 조직에 속해 있지도 않다. 자신들의 커리어에서 나와 일하는 기간이 어떻게 형성될지에 의심과 불안함이 섞여있는 것을 확인했다. 티제이가 직접 나서서 채용을 했던 것이 아닌 만큼 팀원들의 이런 의문은 당연한 것이고, 각자의 의문을 최대한 풀어 줘야만 했다.
2층에 위치한 작은 회의실에 들어서면서, 바로 창문으로 바로 다가 섰다. 창문으로는 건물 뒤편의 상업용 건물과 공장이 섞여 있는 뷰가 펼쳐져 있다. 건물 앞쪽에 잔디 광장이 보이는 뷰보다는 앞이 막혔지만, 낮은 건물 높이와 그 건물 사이공간 곳곳에 빈틈없이 심어져 있는 잔디, 그리고 그 사이로 침엽수로 이루어진 짙은 초록의 구릉이 시야에 걸쳐져 있어나쁘지 않은 경관이다.
그렇게 한참을 창문을 바라보고 있으니, 팀원들이 회의실로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