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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서 지구로 (살아서) 귀환하는 법: 문제 정의 5단계

by 티제이

https://brunch.co.kr/brunchbook/redtoblack“우리는 종종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혹은 문제는 인식하였지만 감당하기 어려운 크기 때문에, 해결의 과정에 조차 이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오랜 습관에 익숙해진 탓이거나, 그저 해결하기 어려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유 부장이 프로젝터에 비친 슬라이드를 넘기자, 스크린에는 어둡고 붉은 화성의 풍경이 펼쳐졌다.

화성에 홀로 남겨진 와트니. 동료들은 떠났고, 지구와의 교신도 끊겼다.

“이제 그는 죽을 수밖에 없을까요?”

잠시 이야기를 멈춘 그는 화면에 띄운 장면 하나를 가리켰다. 와트니가 화성에 버려진 장비와 카메라를 활용해 지구와 통신을 시도하는 장면이었다.

“와트니는 일단 자신이 살아 있다는 사실을 미 항공우주국에 알릴 방법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그래야만 자신이 살아있다는 사실과 함께 구조를 기대할 수 있으니까요. 이렇게 그는 첫번째 문제를 해결합니다.”

유 부장은 다음 슬라이드를 넘겼다.

“그런데, 설사 지구에서 자신을 구조하러 온다고 하더라도, 그 긴 시간을 버티고 살아있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이번엔 와트니가 물을 만드는 작은 플랜트를 만들고, 그 안에서 감자를 재배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그가 가지고 있는 비상 식량은 아무리 아껴 먹어도 구조에 걸리는 기간을 버틸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죠. 그러니 그는 다시 문제를 해결 가능한 수준으로 쪼개어 정의해 나갑니다. ‘감자 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 ‘땅과 물을 확보할 수 있을까’ 라는 식으로 결국 감자를 키우는 방식을 찾습니다.”

마지막으로 유 부장은, 어렵게 찾아낸 화성 상승선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부품을 떼어내고, 조종석 덮개까지 제거한 채 최소한의 장비만 남기고 발사를 준비하는 장면을 가리켰다.

“이 장면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 입니다.”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 화면 속에서 와트니가 탑승한 발사체가 날아오르는 장면이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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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션과 문제 해결 5단계

유 부장은 그는 다시 스크린에 도식 하나를 띄웠다. “영화 마션의 스토리 구조는, 놀랍게도 실제 문제 해결의 단계와 닮아 있습니다.”

"문제 해결의 단계는 여러가지 버전이 있고 나름의 특징이 있습니다만, 저는 회사에서의 문제 해결이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라는 전제하에, 다섯 단계로 구분합니다.”

1. 문제 인식 및 정의

2. 문제의 세부 구조화 및 우선 순위화

3. 가설의 수립과 검증

4. 일하는 방식과 연결 : 근원적인 해결

5. 지속 변화를 위한 시스템 구축 : 성과의 측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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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다섯가지 단계에서 문제 인식 및 정의 단계가 가장 중요한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를 인식하고 정의만 한다면, 어떻게 해서라도 문제 해결의 기회가 생기지만,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면 그럴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죠.”

그는 계속해서 설명을 이어 나갔다. “와트니는 자신이 처한 ‘화성에서 지구로 (살아서) 귀환한다.’라는 문제를 명확히 인식했고, 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으로 잘게 쪼갰습니다.”

유 부장은 와트니가 문제를 쪼개어 하나씩 풀어나가는 장면을 차례로 보여주었다.

“와트니는 버려진 통신 설비를 활용하여 지구와 통신했고, 그의 생물학 지식을 활용해서 감자를 재배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궤도선과 도킹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했지요.”

수강생 몇 명이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한 수강생이 손을 들었다. "그렇다면, 문제는 어느 수준까지 쪼개야만 하나요?"

유 부장은 잠시 생각하다가 답했다.

“문제를 쪼개는 것은, 마치 고차 방정식의 인수 분해의 과정과 같습니다. 가능한 작은 단위로 쪼개야 합니다. 그리고, 그 세부적으로 쪼개어진 문제의 합은 전체 문제를 풀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와트니의 케이스처럼 말이죠.”

수강생 하나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하지만, 이상태로도 여전히 문제를 풀기는 어려워 보이는데요?”

유 부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음 슬라이드를 열었다. “그렇습니다. 실제로 와트니는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하여,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을 수정하고 입증해 나갑니다.”

“그 분야의 경험과 지식이 없다면 문제 해결이 불가능한가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어느 정도의 지식만 있다면 그 분야의 전문가를 참여시키는 방법이 있지요. 다만, 와트니는 그의 전문 지식을 활용해서 빠르게 가설을 수립했고, 가설의 검증 과정이 사실상 실행과 결과로 이어진 케이스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가설의 검증, 가설을 활용한 Quick Win 그리고 지속적인 실행의 단계를 나누어서 진행하게 됩니다.”

수강생 하나가 웃으며 말했다.

“와트니는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나자 마자, 본능적으로 문제를 인식하고 세분화 했겠죠. 살아야 하니까…”

유 부장 역시 웃으며 답했다.

“여러분도 충분한 훈련이 된다면, 마음에 들지 않는 현상을 보자마자 즉각적으로 문제를 정의하려는 시도를 하게 될 겁니다.”

“이것이 문제 해결의 시작입니다.”


문제 정의의 차이가 결과를 바꾼다.

“그런데, 문제 정의가 잘못되는 경우도 있나요? 회사의 문제는 대부분 뻔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제품 품질이 좋지 않거나, 이익율이 떨어지는 것 같은 식으로 말입니다.”

유 부장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

“어떤 문제던 정의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어쨌든 문제는 문제이니까요. 하지만,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는 결과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유 부장은 다시 말을 멈추고는 생각에 잠겼다가 말을 다시 이었다.

“예를 하나 들어보지요.”

“최근 스페이스엑스는 재사용 가능한 발사체 시험을 성공했습니다. 여기서 제가 질문을 한번 해보겠습니다.”

수강생들은 스페이스 엑스 이야기에 다시 유 부장에게 집중했다.

“ 스페이스 엑스는 어떻게 미 항공우주국보다 먼저 ‘재사용 발사체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을까요? 미 항공 우주국은 스페이스 엑스보다 자원의 보유량도, 그리고 기술 개발의 노하우도 훨씬 더 많았을 텐데 말입니다."

수강생들 몇명이 관심을 보이며, 미 항공 우주국이 보유한 기술과 노하우의 지원, 우수 인력의 스카우트 그리고 자금 지원과 같은 답을 내놨다.

“그걸 개발하라고 만든 회사 아니겠어요? 상업화…”

유 부장은 수강생들의 답을 화이트 보드에 적어 나가다가, ‘상업화’라는 답변에 고개를 돌렸다.

“스페이스엑스는 ‘발사체의 비용을 낮추지 못하면 상업화도, 생존도 불가능하다’고 문제를 보았을 겁니다. 반면 NASA는 ‘더 멀리, 더 안정적으로 보내는 기술 개발’에 집중했겠지요. 문제 정의가 달랐기에 결과가 달라진 겁니다.”

수강생 중의 하나가 이의를 제기했다. “미 항공 우주국의 문제 정의가 잘못된 건 아니지 않나요?”

유 부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교탁으로 천천히 돌아갔다.

“맞습니다. 문제 정의가 잘못된 건 아니지요. 두 기관의 문제 정의의 차이는 두 회사의 미션과 전략에 맞춰서 의도된 것일 뿐입니다.”

유 부장은 화이트보드에 ‘문제 정의의 차이  결과의 차이”라는 문구를 적었다.

“만약, 스페이스엑스가 미 항공 우주국과 같은 방식으로 문제 정의를 했다면, 우리는 새로운 기술을 볼 수는 없었겠죠.”


지속 변화를 위한 시스템과 문화

이때, 수강생 중 하나가 의문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질문을 했다.

“회사의 성장 전략에 맞춘 문제 해결을 이야기 하셨는데, 당면한 문제 하나를 해결했다고 해서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요?”

유 부장은 스크린에 나타난 설명으로 가득한 내용을 잠시 바라보고는, 다시 수강생들을 바라봤다.

“그에 대한 대답은, 지루한 설명 보다는 다시 스페이스 엑스의 사례로 넘어가 봅시다. 스페이스 엑스가 그들의 문제를 단기간에 성공적으로 해결 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무기는 무엇이었을까요?”

그는 수강생들의 표정에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질문을 바꾸었다.

“스페이스엑스의 발사체 재활용 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아마도 많은 조직이 참여하여 수많은 연속된 문제를 해결해야만 가능했을 겁니다. 결국, 스페이스엑스가 풀어야 했던 진짜 문제는, 회사를 문제 해결에 능숙한 절차와 문화를 보유한 조직으로 만들 수 있느냐 였습니다. 이건, 문제 해결의 네번째 단계인, ‘일하는 방식과 연결; 구조적 해결’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다른 수강생의 질문이 이어졌다 “점점 이해하기가 어려워지는데요?”

“쉽게 이야기 한다면, 누구라도 회사가 목표하는 방향에 맞추어서 반복적으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시스템과 문화가 필요합니다.”

유 부장은 답변을 계속 이어 나갔다.

”세분화하여 이야기한다면, 구성원 누구나 의심 없이 ‘현재의 상황이 문제다 아니다’를 판단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그 장치 중의 하나가 바로 KPI입니다.”

“KPI요? 평가 이야기 인가요?” 수강생 하나가 입을 삐죽이 내밀었다.

“KPI 측정 결과는 평가를 위해서도 필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측정 결과만으로 조직의 문제를 제기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KPI는 조직과 구성원 개개인까지 분개 되어, 개인 단위의 성과의 형태, 방향 그리고 정량적 수준을 제시하고 측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그 수준에 미달할 경우, 피드백을 받지 않더라도 스스로 즉각적으로 문제라고 인식하고 개선하거나 해결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회사의 문제 해결 역량이 KPI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수강생 하나가 고개를 끄덕이며 유 부장의 의견에 동의했다.

“품질이 좋지 않아서 영업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어렵게 할 필요 없이, 객관화되고 정량화된 품질 지표가 존재 한다면, 서로 불편한 책임 논의를 할 필요가 없겠죠.” 유 부장이 덧붙였다.

다시 누군가 질문을 했다. “아무리 시스템이 잘 받쳐준다고 하더라도, 결국 개개인의 문제 해결 역량에 좌우되는 것 아닐까요?”

“맞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역량도 결국 얼마나 많은 문제 해결 시도와 시행 착오를 통해서 길러집니다.”

“회사에서는 저희들의 시행 착오를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몇명의 수강생이 웃었다. 유 부장도 미소를 지었다.

“만약, 시행 착오를 겪어 볼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주어지지 않는다면, 이론적인 학습 보다는 작은 문제부터 해결해 보거나, 다른 사람이 겪은 시행 착오를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결국, 문제 해결이 능숙한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문제를 인식하게 해주는 KPI, 시행 착오를 용인하는 조직 문화 그리고 개인의 문제 해결 역량’ 이 세 가지가 필수적으로 필요합니다.”

유 부장은 강의를 마무리하며 스크린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