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글

아버지의 첫 빈자리에서 맞이하는 2025년 어버이날

by 마쏜

올해 어버이날은 조금 다르다.

아니, 너무 많이 다르다.
꽃을 고르던 손길, 부모님께 전화를 하는 마음,
그 모든 것들이 갑자기 나와는 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아버지가 떠나신 지 세 달,
아직 추운 겨울 끝자락의 감정인데
어느새 봄이 오고, 어버이날이 찾아왔다.


아버지의 장례식 날,
입관을 하면서 아버지의 얼굴을 다시 보았다.
익숙한 듯 너무 낯설었다.
“나는 이분을 얼마나 알고 있었을까.”
같이 산 시간은 길었는데,
아버지라는 사람의 내면은 나에게 거의 닿아있지 않았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


아버지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나를 키우면서 어떤 고민을 했을까.
남자로서 어떤 삶을 살아내셨을까.
이제 와서 묻고 싶지만,
그땐 왜 묻지 않았을까. 물어도 대답을 주셨을까.
말할 수 없는 거리에서, 말하지 않아도 되는 무게가 있었을듯하다.

괜히 아들과 아버지

그들 사이에는 그런 것들이 있었던 것 같다.
가끔은 내가 아버지를 외면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 이후로 나는 글을 쓴다.
글을 쓰다 보면,
어느 순간 아버지와 조용히 마주 앉아
내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기분이 든다.
말하지 못한 이야기들,
못다 한 질문들,
그 모든 것들이 종이에 남아
나를 향해, 아버지를 향해 흐른다.


지금도 아버지를 떠올리면
이상하게 눈물이 나진 않는다.
대신 마음 깊은 곳에 조용한 파문이 인다.

다시는 올 수 없는 그 시간들이
이 봄바람에 실려 다시 떠오른다.



보고 싶다, 우리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