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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준 Mar 12. 2024

5년 차 브런치 작가의 단 한 가지 조언

어느 SNS에선가 글을 읽었다. 브런치에서 미술 관련 글을 쓰셨던 분인데, 매주 한 편씩의 글을 30주를 연속으로 꾸준하게 올리셨다고, 그런데 구독자는 30-40명 수준에서 벗어나질 않았다고 했다. 그러던 중 브런치 공모전에 출품을 하시고, 대상을 받으시고 출간하셨다는 이야기 


브런치에서 대단한 필력을 지니신 분들이 몇 분 계시다. 이분들의 글은 특별한 소재가 아니더라도 독자가 읽으며 만족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으시다. 이런 분들의 글은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구독자가 늘어난다. 그것도 빠르게 증가한다. 맛집에 사람이 몰리는 건 당연한 것. 


나처럼 어중간한 식당은 맛으로만 승부를 볼 수는 없다. 그럼. 망하기 좋다. 그래서 광고도 하고, 배달도 하고, 이벤트도 하고 전단도 돌린다. 내 글을 다른 SNS에 살짝 얹어 홍보도 하고, 브런치뿐만 아니라 다른 플랫폼에 슬쩍 올려 반응을 보기도, 좋아요를 읍소하기도 한다. 그래야 읽어주시는 분들이 생긴다. 


그런 상황에서 30주를 구독자가 늘지도 않는 가운데 묵묵히 쓰셨다는 작가분의 이야기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댓글도 거의 달리지 않았다고 하셨는데.. 어쩌면 그 외롭고 긴 여정을 묵묵히 견디고 글을 쓰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는 점이 대단타. 나라면 벌써 열두 번도 더 주제를 바꾸거나 중간에 두세 번은 글을 놓았다 다시 잡았다 또 그 이야기를 썼다가 지웠다가 했을 터인데. 역시 그것이 차이점일까? 


브런치에서 소설을 연재하시는 작가분을 알고 있다. 정말 꾸준히 글을 쓰신다. 꾸준히만 쓰시는 것도 아니고 잘 쓰신다. 이야기를 읽어갈 때면 나도 모르게 이야기 속에 빠지고 장면이 살아난다. 긴 호흡의 글을 쓰고 싶은 내게 참고서 같은 글이다. 나만 알고 있는 글이라 생각했는데 어느덧 브런치 메인에 소개되시곤 한다. 역시 꾸준함이 답이다. 


나른 브런치를 꽤 오래전에 시작했다. 첫 글은 2019년도. 횟수로만 치면 나도 벌써 브런치 5년 차다. 하지만 늘 그랬듯 썼다 쉬었다. 꾸준하지 못했다. 글을 쓰면서 가장 후회스러운 순간이다. 그 시절에 글쓰기를 계속하지 못했던 일. 꾸준한 글쓰기를 하지 못했던 일이 내 인생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들 정도의 후회를 남길 거라는 것을 알았다면 과거의 나를 호되게도 꾸짖었을 텐데.. 늘 그렇듯 후회는 내일의 내 몫이 되었다. 


5년 차 브런치 작가에게 브런치에 대하여 단 하나의 조언을 구한다면, 나는 이제야 망설임 없이 조언할 수 있다. 멈추지 말 것. 당신의 오늘의 글이 부족하고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쓰는 것을 멈추지 말 것. 당신이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글을 쓰면 된다고, 모든 문제의 답은 그곳에 있다고 조언할 것이다. 


땅 속 깊은 곳의 탄소가 큰 압력을 받아 보석이 되듯이 당신이 매일매일 차곡차곡 쌓아가는 그 글들이 큰 압력이 되어 당신 안의 이야기를 보석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고, 


강은 멈추지 않고 흘러내려 생명을 품는 것처럼 당신의 글도 멈추지 않는 한 항상 새로운 글들이 써 내려갈 것이고, 거슬러 올라 폭포를 뛰어넘는 생동감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늘 늦은 후회 속에서 깨닫게 되는, 알고 있는 진실이 오늘따라 뼈저리게 다가오는 것은 이제야 비로소 내가 보내버린 시간들과 멈춰버린 순간들의 대가를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쓰고, 쓰고 또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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