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한국 생활이 지겨울 때 즈음
오사카에 있는 국제학교에 파견 신청을 해볼까 생각한 적이 있어요.
일본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
아이에게 새로운 나라에서 사는 경험을 주고 싶은 마음에서였죠.
여러 가지 현실적인 이유로 포기하고 말아
일본에서의 '삶'은 제게 언제나 로망으로 남아있습니다.
<취미는 채팅이고요, 남편은 일본사람이에요>라는 책은
일본 생활 10년 차인 한국인이 채팅앱으로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고
일본에서 생활하며 겪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적어 내려간 에세이입니다.
작년 브런치북 대상 수상작이기도 하고요.
마침 브런치북 수상에 관심이 있던 차에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 읽어보니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먼저, 작가의 문체가 읽기가 편해요.
미사여구가 많지 않고 담백합니다.
마음이 오롯이 느껴지는 글투는 가독성을 높여요.
그리고 일본 생활 중 '도쿄'를 묘사한 부분이
크게 와닿았어요. 아이와 함께한 두 번의 해외여행이 모두
도쿄였거든요. 롯폰기, 시나가와, 하라주쿠, 시부야, 신주쿠.
모두 뚜벅이로 다니며 도쿄의 매력을 느끼고 온 제게
도쿄 거주민의 이야기는 (물론 중반부에 바뀌지만)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일본에서 사는 '한국인' 여성으로서의
어려움이 잘 느껴져서 깊이 공감했습니다.
예전에 이민을 꿈꾼 적이 있어요.
우스갯소리로, 우리가 뉴욕으로 날아가 살게 되면
지금 누리는 것의 반도 누리지 못하겠지, 했었어요.
작가는 일본에서의 삶에서
많은 염증을 느끼고
때로는 떠나고 싶음을 느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그곳에 정을 붙이며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응원을 보냈답니다.
마치, 그이가 키우는 다육이처럼요.
특히 직장 생활을 다시 시작하려고 노력했던 과정,
글을 쓰며 하루를 보내는 모습,
시댁과의 갈등 속에서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에서
깊이 공감했어요.
예전엔 어디론가 떠나야만 행복해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떠나도 마음이 변함없다면
한국에서의 고뇌를 그대로 안고 살아갈 것 같더라고요.
그러니, 문득 마음을 다스리고 정돈하는 것의
중요성을 느껴봅니다.
어디엘 가지 못해서
무언갈 이루지 못해서
행복하지 않은 게 아니니까요.
가만히 들여다보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깨닫고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을 하나씩 하다 보면,
우리는 이미 충분히 편안하고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일 테니까요.
그렇게 생각해 보니 작가는
'취미인 채팅'을 통해 무언가와 끝없이 소통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요?
글로, 다육이로, 그리고 사랑하는 남편과.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매일 부족하나마 글을 올리는 이유도 같아요.
끝없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이, 글 쓰기거든요.
그렇습니다.
취미는 글쓰기고요, 매일매일 행복해지는 게 목표입니다.
당신의 취미는 무엇인가요?
제가 올해, 책을 30권 읽기로 결심을 하였어요.
지금까지 이 책을 포함하면 23권을 읽었습니다.
그전까지는 <기록은 힘이 된다>라는 매거진에 책 이야기도 올렸는데요.
집중적으로 독서 기록을 하기 위해
새로운 매거진을 만들었습니다.
이곳은 그냥, 책을 읽으며 드는 감정들을
라디오 대본 쓰듯 옮겨 적어볼게요.
:-)
11시가 다가옵니다.
다들, 평안한 일요일 밤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