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꿈은요

완벽한 휴식을 위해 오늘을 미친 듯이 불태우는.

by 안녕

부정하려고 했지만 개학은 왔다. 지난 2월 26일부터 3월 2일까지 정말 꿀 같은 휴식을 끝내니 어느덧 나는 학교에 출근해 있었고, 수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사실, 개학 전 5일이나 쉬는 동안에도 마음이 불편했다. 수업 준비도 하고, 새 학기 준비도 해야 하는데 네가 혼자 이렇게 편해서 되겠느냐고 자책도 조금은 했다.



헌데 따지고 보니 나는 1월에 한두 주 정도 쉬고 매일을 머릿속으로 일을 하면서 살았다. 출장도 많았고, 워크숍 준비에도 꽤 바빴으니 적어도 5일은 아무것도 안 하고 쉬어도 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것도 오늘에야 생각한 것이지만.)



평소와 다르게 푹 쉬고 시작한 3월은 나름 산뜻하게 시작했다. (평소에는 개학 전날까지 수업 준비도 하고 일도 한다. 하지만 올해는 3월 2일 밤 9시에 그냥 잠들어 버렸다.) 늘 근무하던 교무실에 자리를 잡고, 업무 계획도 세웠다. 미리 준비하지 못하고 시작하면 정신이 없을 거라고, 빈틈이 많을 거라 생각했는데 걱정과 달리 하루는 무사히 흘러갔다. (단, 불안한 마음에 매일 새벽 1시 30분쯤 잠든 것은 비밀... ㅎㅎ)



3월이다. 나는 작년과 같이 연구부장을 이어서 하게 되었으며, 올해는 중학교 1학년 아이들을 가르치게 되었다. (무료 2013년 생!) 교육과정이 바뀌어 새로운 교과서를 받아 보니 연구할 것이 산더미다. 늘 그랬듯이 시간을 쪼개어 가며 열심히 준비해 볼 참이다. 올해 아이들에게도 새로운 경험과 새로운 마음을 주고 싶으니.



마음이 바쁜데 일은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3월의 첫 주를 보내고 이제 잠시 숨을 돌리는 토요일. 수업 준비도 하고, 밀린 일도 하면서 보내야 할 주말인데 어찌어찌 신촌까지 다녀오고 나니 이 시간이다. 오전에 혼자 병원을 다녀오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했다.



-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지?

- 내가 왜 이렇게 열심히 일을 하지?

- 나는 왜 대충 하지 않으려고 하지?

- 내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지?



하는 질문에 답을 하며 덜컹거리는 지하철 밖에 지나치는 풍경들을 무심히 바라보았다. 딴에는 바쁘게 살아가는 제1의 이유는 사실 쉬고 싶어서다. 연구년에 지원해서 뽑히기 위해, 그래서 1년을 오롯이 공부하고 연구하며 쉬는 날을 위해, 지금 미친 듯이 일을 하는 것. 아직은 경력도 부족하고, 경험도, 실력도 일천하니 그것을 채우기 위해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그러면 내가 결국 하고 싶은 일은 무어냐, 고 스스로에게 물으니 여전히 답은 하나다. 나는 글을 쓰고 싶고, 글을 쓰는 나의 모습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고,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마음과 긍정의 에너지를 주고 싶다. 매일 여전히 퇴사를 꿈꾸고, 언젠간 교보문고에서 팬 사인회를 하는 나를 그린다. 그 그림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지금 현재를, 꾸준히 열심히 사는 중이다.



더불어, 이번 워크숍을 운영하면서 느낀 건데,

내가 무언가를 기획하고 세팅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과, 여전히 '현장'에서 일하는 것을 사랑한다는 것. 나는 15년째 근무하고 있지만 여전히 아이들을 만나기 전엔 설렌다는 것을, 새삼스레 확신했다.



워크숍 후에 너무 뿌듯하고 뭉클한 마음에 제미나이랑 대화를 했는데, 나의 이런 강점은 '퍼실리테이터'라는 직업에 잘 어울린다고 추천해 주었다.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는 일, 동기를 부여하는 일이라고 했는데 정말 그게 딱, 내가 하고 싶은 일.



몸은 힘에 부치지만 늘 마음은 풍요롭다. 가끔은 일이 몰려 억울할 때가 있지만 따지고 보면 힘든 일도 해봐야 늘고, 대하는 자세에 따라 나를 성장시킨다는 믿음이 있다. 혁신학교의 혁신부장. 일이 제일 많고 힘든 자리지만, 그래도 끝까지 갈 것이다.



그 끝엔 언젠가 반드시 퇴사를 꿈꾸는,

그래서 글 쓰는 사람으로 제2의 인생을 살 내가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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