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개학이다.
아이들이 개학을 싫어하는 것만큼
나도 개학을 싫어한다.
이상하게 일하는 건 똑같으면서도
개학이라는 이름이 붙은 3월의 첫날은
15년 차가 되어도
변함없이 심장을 두근거리게 한다.
워크숍 일정이 너무 늦어서
실질적으로 4일 정도밖에 쉬지 못하고
개학을 맞이해서 그런지,
아니면 오랜만에 중1을 가르쳐서 그런지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뭔가 준비를 해야 하는데
뭐부터 해야 하는지 감이 안 잡혀서
(워크숍 준비 너무 열심히 한 폐해...)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EVPN 접속을 하니,
아- 사용자 기간 만료가 되었단다.
온 우주가 "너 오늘은 일 좀 하지 말라."라고
도와주는 꼴이다.
뭐라도 생산적인 걸 해야 하는
지긋지긋한 성격의 내가 집어든 건
<옐로 페이스>.
작가가 되고 싶은 나에게
더할 나위 없는 몰입을 주는 책임에는
분명한데,
팩트보다도 더 재미있어 왜인가, 했더니.
아뿔싸. 개학 전날이지.
시험 기간엔 뉴스도 재미있다지?
시험 끝나면 뭐라도 다 할 기세가 된다고.
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고,
해야 하는 일을 하는 시간들은
적성과 상관없이 힘들고 그런 거라지.
알지. 암.
그런데도 어쩐지 방학은 짧게만 느껴지고
(출장과 워크숍 준비로 실제로 바쁘긴 했고.)
새 학기는 어느새 성큼 다가와 버렸다.
신규 교사 때의 설렘은 없지만
그럼에도 어떤 아이들을 만나게 될지,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3월이 얼마나 바쁠지 가늠이 되질 않는다.
특히나 올해가 마지막 해인 상황에서
매일매일 아쉽지 않게 보내려는
나의 마음이 자꾸만 나를, 더욱
'일 하는 자아'로 몰고 가는 것도 같다.
아! 그래도 오늘,
학교 일 대신에
<미완성 작품-진행 중>이라는 나의 두 번째 원고
(제이와 함께 만들어낸 2025년의 기록)을
4개의 출판사에 투고를 했다.
그래도 이 혼란함 속에
의미 있는 일 하나 했음을
뿌듯해하며,
이제 겨우 두시 삼십 분을 지나고 있는
3월 2일을 무사히, 잘 보내봐야겠다.
수업 준비도
내일 있을 연수 준비도
뭐든지 간에
어쨌든 파이팅.
시간은 흐를 거고
나는 언제나 그렇듯
최선을 다 할 거니까.
그럴 거니까.
끄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