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에게

다시 시작하는 너를 향한 편지.

by 안녕

정말 오랜만에 글을 쓴다. 유니야.

우리가 함께 하는 시간은 매일인데

그 매일을 기록하는 건 어쩐지

자꾸만 미루게 돼.

일이 많은 엄마 때문이기도 하지만

요새 들어 감정이 여러 색으로 섞이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아.




3월, 이제 아홉 살, 2학년이 된 너를 축하해.

이 편지들은 네가 아주 어린 나이에서부터 시작했는데

네가 벌써 스스로 준비물을 챙기고

학교 가는 연습을 하는 나이가 되었다니

새삼스럽게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되는구나.




엄마는 요새 무척이나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그 곁에서 엄마를 따라 네가 좋아하는

아일릿을 소개하는 피피티를 만들고

아빠를 따라서 좋아하는 책을 읽는 모습을 보면




이래서 아이는 부모를 닮는다고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야.




어릴 때에는 그저 장난감으로 놀 줄만 알았던

네가 어느 순간부터 주변에 있는 것들을 둘러보고

그 안에서 너만의 놀이를 찾아간다는 게 신기해.




1학년 때,

거칠고 험난한 시절을 잘 마무리하고

이제는 새롭게 다져가는 2학년이 되었지.

공부할 것도 많고

챙길 것도 많지만,

실수하고 부족하면 어때.

그런 걸 배우려고 학교를 다니는 거잖아.

그러니, 마음속 두근거림은 살짝 내려놓고

항상 편안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학교를 다니길 바라.

이건 엄마가 엄마에게도 하는 말이기도 해.




하여튼,

조만간 다시 종종 네게 보내는 편지를 띄울게.

우리 이야기할 것이 너무나 많잖아.

방학 내내 돌봄 교실을 가는 동안

네 도시락을 싼 일,

요새 들어 부쩍 힘이 좋아진 네가

엄마에게 힘을 쓰다 혼 난 일 등등.

순간은 슬픔과 기쁨이지만

지나고 나면 모두 추억과 기록이 되는

그 시절을 찬찬히 돌아보면서

엄마도 엄마의 기록을 남겨볼게.




아니, 우리의 역사를.




그러니 오늘은 월요일.

지치고 힘든 몸 일으키고

이제 학교 갈 준비 하자.




사랑하고, 사랑해.

사랑한다는 말이 다 없어질 때까지.




2026. 3. 9. (월)

출근하기 싫은 엄마가

곤히 자는 유니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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