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쯤 태권도장에서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을 유니야.
안녕.
엄마는 너를 학원에 데려다주고
오롯이 혼자일 수 있는 딱 1시간을
여유롭게 보내는 중이야.
창 밖은 너무 추워
창문만 열어도
매서운 바람이 몰아치는 오늘,
우리는, 절대 겨울엔 집밖으로 나가지 않는 우리는
분홍색 카트를 덜덜덜 끌며
마트로 향했어.
"엄마, 과자 없어?"
"어."
"아, 과자 먹고 싶다."
"나갈래?"
몇 번을 거부하던 너는
결국 2주 동안 매일 먹던 마이쮸에 물려서,
드문드문 먹던 레몬사탕에 질려서,
아주 가아아아끔 먹어도 달아서 진저리 쳐지는
초콜릿이 싫어서 기어이 옷을 입고야 말았지.
조금만 덜 추웠다면
꼭 잡아주었을 네 손을
파아란색 패딩 주머니에 넣으라
신신당부하고 우리는
동네 마트로 걸어갔어.
고작해야 3분도 되지 않은 거리가
어찌나 까마득한지,
엄마는 그 길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지.
한 걸음 성실히 내디뎌 다가간 그곳에서
우리는, 오늘 저녁에 먹을 파스타 재료,
두부스테이크 재료를 담고,
엄마가 사랑해 마지않는,
사실 매일 물보다도 더 많이 먹는
커피를 담고,
네가 좋아하는 초코픽과,
참깨스틱과, 딸기를 담았어.
벌써 장바구니 하나가 가득해진 그곳에서
네 간식은 네가 모아둔 용돈으로 계산하고
나오는 동안, 우리는 또 하나의 추억을 쌓았지.
6,100원이라는 용돈을 모으기 위해
너는 신발 정리를 10번 넘게 했고,
스스로 목욕을 5번 이상 했어.
가끔은 책상을 정리하고 또 정리하며
나에게 칭찬을 들었지.
그렇게 모은 돈이 단 번에 사라지는 기분은
어땠을까?
좋아하는 과자로 바뀌는 과정을 보면,
어떤 마음이었을까?
분홍색 카트에 부지런히 물건을 담으면서도
내 마음을 그려보았는데
나는 네가 아니라,
너는 내가 아니라
정확히는 모르겠더라.
덜덜 덜덜-
유난히 크게 들려오는 바큇소리를 뒤로하고
우리는 집으로 돌아와
각자의 방법으로 몸을 녹였어.
서로 꼭 안아주면 간단한 것을,
춥다 동동 거리며 집안을 쏘다녔네?
이제 엄마에게 주어진
1시간은 훌쩍 흘러 어느덧 4시야.
엄마는 너를 맞이하러 나갈 채비를 해.
두터운 패딩과
도톰한 장갑을 준비한
몸짓은 어쩐지 홀가분해.
오늘 우리 잘 보냈으니,
이제 집으로 돌아와
소박하지만 정성 가득한 저녁을 먹자.
네가 좋아하는 토마토소스 가득한
스파게티를 준비해 줄게.
그러면 너는, 돌돌돌, 포크로 돌돌돌 말아서
맛있게 먹어주렴.
그렇게 우리 더할 나위 없이 따뜻한
저녁을 보내자.
꼭, 그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