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글쓰기가 아닐지도 모른다.

또다시 교생 지도

by 안녕

2주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바빴고 힘들었고 때로는 지치기도 했다.

일이 많은 것은 늘 있었던 것이지만

이번에는 특히 새로운 업무가 추가되어서

그것을 숙지하고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다행히 잘 해결되었고, 무사히 진행되고 있다.




3월의 학교는 미칠 듯이 바쁘다.

여태까지 가르쳤던 아이들 중에서 가장 얌전한 1학년을

만나 매일매일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하고 있지만

아직 어리숙하고 질문이 많은 1학년이다 보니

손이 많이 간다.

작년에 3학년아이들은 알아서 딱, 센스 있게 확!

해놓는 편이었는데 지금 1학년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알려줘야 한다.

그런데 뭐, 나쁘지 않다.

우리 모두에게 처음이 있고

나는 그 처음을 여는 소중한 인연이 된 것이라

생각하면 기꺼이.




올해도 한 학기 동안 교생선생님을 지도하게 되었다.

보통 한 달 정도 있다가 가는

교생실습이 일반적이지만

우리 학교는 조금 특별하게 학기 단위로 교생을 받는다.

일처리가 힘들겠다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보다도 큰 보람을 매 순간 느낀다.




특히, 작년에 15주 실습을 하고 간 선생님이

임용시험에 합격하여 지금 나와 같이

현장에서 일하게 된 것을 직접 경험하니,

이 실습과정을 더 소중하고 의미 있게 여기게 됐다.




무엇보다 실습 선생님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이 큰 울림이 된다.

사범대에서 배우지 않는 살아 숨 쉬는 현장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수업의 장면을 관찰할 수 있게 하는 경험,

그리고 더 나아가 교직에 뜻이 있든 없든,

이렇게 매 순간 열심히 살아가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그 모든 과정이 나에게는 또 다른 삶의 의미가 된다.



어제, 첫 주차 일정을 마치고

제출된 실습일지를 보니

어찌 된 게 실습 선생님들보다도 내가 더

감동을 받는다.



- 현장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 나라면 아이들이 회의를 잘 진행하지 못했을 때 내가 개입했을 텐데

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하나하나 발언의 기회를 주신 것이

인상 깊었다.



하는 후기들을 보면서

괜스레 마음이 찡하다.

나, 아직은 누군가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사람이구나, 하고.







정말 평생을 작가가 되겠다고 말하며 산 삶이지만

사실 요새는 내가 잘하는 것은 어쩌면

글쓰기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아니, 이제야?)




요새 들어 내가 좋아하는 수업 분야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누군가에게 나의 경험을 나누어 주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수업 자료를 공유하는 것에서 넘어서서

수업 철학을 나누고,

어려움을 들어주고,

함께 나아가는 그런 조력자의 역할.

수업의 방향을 함께 설계하고

아이들과의 만남에 길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그런, 역할.




마침 2월에 있던 출강도 그렇고,

교생선생님들에게 하나씩 이런저런

배움을 나누는 기회를 드리는 것도 그렇고,

그런 종류의 일이 나에게 큰 기쁨이 된다.




때마침 교육청에서 수업혁신 파트의

지원을 담당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지금까지는 브런치에 아이들과의 경험을

올리는 것에 집중했다면(앞으로도 이건 놓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는 네이버 블로그에

나의 수업 자료를 하나씩 틈틈이 올려볼 생각이다.

혁신에 대한 생각도,

수업에 대한 생각도.

교육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는 그곳에다

풀어볼 생각이다.




그렇게 쌓인 포트폴리오가

2~3년 후의 내 삶을 바꿀 수 있으리라 믿는다.




좋아하는 것은 글쓰기이지만

사실 내가 잘하는 것은

수업을 준비하는 모든 과정 (전-중-후) 임을

깨닫고, 잘하는 분야로서의 전문성을 쌓기 위한

첫걸음을 시작해 보려 한다.




좋아하는 것보다는 잘하는 것으로.

잘하는 것으로 인정받은 후에

좋아하는 것도 같이 해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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