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차와 같은 사람이 되길 꿈꾼다.
찻물이 잠시 머물렀다 간 찻잔에, 숙우에, 찻주전자에 남기고 간 은은하면서도 자꾸 맡고 싶은 그 차향처럼, 나도 그런 사람이 되길 꿈꾼다.
찻잎 하나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신기하게도 별거 아닌 것에 자꾸 빠져들게 되는데, 나도 따뜻한 물을 만나 다시 살아난 찻잎처럼 첫인상이 강하기보단, 초록초록하면서도 바라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그런 사람이 되길 꿈꾼다.
자극적인 맛을 가진 음료들 보다는 마시면 마실수록 생각나는 그런 차처럼 은근하고도 깊이 있는 사람이 되길 꿈꾼다.
각자 따라주고 끝나버리는 커피가 아닌, 한 찻주전자에 함께 우리고 함께 나누어 마시는 그러고도 다시 한 번 우릴 수 있는 찻잎이 담겨 있는 그런 차처럼 나누고 또 나누어도 나눌게 많은 그런 사람이 되길 꿈꾼다.
그렇게 나는 늘 차와 같은 사람이 되길 꿈꾼다.
차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 내 속에 오늘도 차를 채운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그렇게 차로 나를 채운다. 그리고 비운다.
내 속에 찻물보다도 더 은근하면서도 오래가는 차향이 계속 배어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