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 제목 : 무소유
- 저자 : 법정
- 책소개
76년 첫 출간된 이 책은 그동안 80만부를 돌파한 스테디셀러. 문고판 수필집으로는 드물게 대학의 교재로 사용되기도 했고 선물용으로 가장 인기를 끈 책이기도 했다. 책을 읽고 스님에게 감사의 글을 띄운 뒤 출가한 사람도 있었다. 이 책에 담겨있는 35편의 맑은 글들은 길지 않지만, 숲에서 만나는 시원한 바람 같고 차가운 샘물 같다.
[출처 : 범우사]
- 기억에 남은 한 문장
무소유
며칠 후, 난초처럼 말이 없는 친구가 놀러 왔기에 선뜻 그의 품에 분을 안겨 주었다. 비로소 나는 얽매임에서 벗어난 것이다. 날아갈 듯 홀가분한 해방감. 3년 가까이 함께 지낸 ‘유정’을 떠나보냈는데도 서운하고 허전함보다 홀가분한 마음이 앞섰다.
이때부터 나는 하루 한 가지씩 버려야겠다고 스스로 다짐을 했다. 난을 통해 무소유의 의미 같은 걸 터득하게 됐다고나 할까.
인간의 역사는 어떻게 보면 소유사처럼 느껴진다. 보다 많은 자기네 몫을 위해 끊임없이 싸우고 있다. 소유욕에는 한정도 없고 휴일도 없다. 그저 하나라도 더 많이 갖고자 하는 일념으로 출렁거리고 있다. 물건만으로 성에 차질 않아 사람까지 소유하려 든다. 그 사람이 제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는 끔찍한 비극도 불사하면서. 제 정신도 갖지 못한 처지에 남을 가지려 하는 것이다.
p. 26
탁상 시계 이야기
용서란 타인에게 베푸는 자비심이라기 보다, 흐트러지려는 나를 나 자신이 거두어들이는 일이 아닐까 싶었다.
p. 47
- 감상평
최근 집을 다녀오며 법정 스님의 책을 여러 권 받아왔다.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이 책을 먼저 읽었다. 책은 그 사람을 느끼게 해준다. 여러 스님들의 책을 읽으며, 어떤 분은 따뜻하게 감싸주는 느낌을 주었고, 어떤 분은 정신을 확 차릴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법정 스님은 마음을 고요하게 만들어 준다. 푸른 산속에 있는 암자에서 살랑거리는 바람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편안해지는 그런 느낌. 그러다 한 번씩 울려 퍼지는 풍경 소리에 무언가 깨달음을 얻는다.
이 책을 읽으며 법정 스님의 다짐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가지고 있는 물건 중에 내게 불필요한 물건을 매일 놓아주고 있다. 돌아보니 참 많은 물건들이 집을 채우고 있다. 이 중에 의미 없는 것들은 버리려 한다. 며칠 전부터 시작했는데 버리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고 있다.
김수환 추기경님은 “이 책이 아무리 무소유를 말해도 이 책만큼은 소유하고 싶다.”라고 하셨다. 나도 그렇다. 다른 물건들은 버려도 책만큼은 소유하고 싶다. 방 한 칸을 모두 채울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