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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나무 Apr 03. 2018

광고대행사 입사를 위한 팁 #1

큰 회사와 작은 회사

내가 취업을 했던 10년 전과 지금은 환경이 너무도 많이 변했다. 하지만 내가 경험을 통해 광고업계에 진입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팁이 될만한 내용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취업의 문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광고대행사도 예외는 아니다. 매년 공채 선발을 하는 회사는 몇몇 메이저 대행사들 뿐이고 선발 인원도 많지 않다. 우리 회사의 공채 경쟁률이 보통 100대 1을 넘어간다고 하며 공채를 선발하는 다른 회사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공급은 많고 수요는 점점 줄어드니 스펙 경쟁이 심화된다. 요즘 신입들의 선발 과정을 보면 정말 난리도 아니다.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서류전형 심사 기준에 필기시험은 기본이고 면접 시 외국어 면접과 즉석에서 제시된 과제에 대한 프레젠테이션까지 해야 한다. 사실 난 지금 당장 신입으로 지원하더라도 합격할 자신이 없다.  

요즘 신입들의 스펙이 워낙 좋다 보니 신입을 바라보는 선배들의 눈도 어느 정도 높아 진건 사실이다. 이젠 안타깝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쌩신입을 하나하나 가르쳐가며 사람 만들어보고자 하는 인내심을 가진 선배는 많지 않다. 선배 혹은 선발자의 입장에서 신입을 바라볼 때 이 친구가 기초는 어느 정도 되었겠구나 라고 기대할 수 있는 이력들은 대략 아래와 같다. 


1. 광고홍보학 전공 

: 가장 기본적이고 신뢰도 높은 이력이다. 하지만 필수는 아니다. 


2. 광고 동아리 활동 

: 전국적으로 수많은 연합 광고 동아리가 있다. 역사가 있는 동아리들은 많은 광고인을 배출했고 현업에 몸담고 있는 선배들과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동아리 활동을 통한 배움 뿐만 아니라 업계 인맥을 구축하는 데 있어서는 어떤 활동보다 효과적이다. 하지만 동아리에 소속되기 위한 과정이 취업과 비슷하다. 허들도 있고 드물게 꼴 같지 않은 텃세도 있다.  


3. 공모전 참여 및 수상 

: 이제 공모전은 수도 없이 많다. 수상은 몰라도 참여도 안 해봤다는 건 문제가 있어 보일 수 있다. 


4. 광고 관련 교육과정 수료 

: 대표적으로 코바코에서 운영하는 광고교육원이 있다. 전공이나 동아리 활동이 없을 경우 기초 지식을 습득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며 역시 인맥까지 쌓을 수 있다. 


5. 인턴쉽 

: 각 회사들이 워낙 인턴을 많이 구하기 때문에 인턴의 기회는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다. 다만 정직원 채용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극히 드물어 너무 욕심을 내면 상처받을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광고대행사 지원을 위해서는 위의 활동들 중 최소 1-2가지는 필요하다. 위의 활동들을 열심히 하고 개인적인 노력과 운까지 따라줘 바로 메이저 광고대행사에 취직을 할 수만 있다면 그것이 베스트일 것이다. 메이저 대행사와 작은 대행사들은 신입 초봉 차이가 많게는 천만 원까지 나기도 하고 시스템, 인력, 보유 브랜드(클라이언트) 차이가 꽤나 크기 때문에 이왕이면, 가능한, 최선을 다해 메이저 광고 대행사들에 도전해볼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문제는 모두가 그런 기회를 가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눈을 낮춰 작은 회사라도 갈 것인지 아니면 다른 업계로 갈 것인지에 대한 선택을 해야 한다.  

작은 회사를 선택했을 경우 많은 걱정이 있을 것이다. 큰 회사에 간 친구들과 비교가 되지는 않을지, 자신이 생각했던 일과의 간극은 없을지, 첫발을 잘못 디뎌 작은 회사에 계속 머무르게 되지는 않을지… 충분히 고민이 될 만 하지만 꼭 광고를 업으로 삼고 싶다면 작은 회사에서라도 시작하라고 조언해주고 싶다. 

나도 작은 회사에서 시작했고 그에 따른 장단점을 직접 경험해보았다. 작은 회사에서 시작했을 때의 가장 큰 장점은 주도적으로 일을 진행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 듣고 배우는 것과 직접 부딪혀 보며 익히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실제로 큰 회사에서 신입으로 시작했던 어떤 친구는 사수의 지나친 보호 아래 수동적이고 기본적인 행정 업무만 계속하다 보니 대리가 되어서도 신입 사원과 별다를 바 없게 된 경우도 있었다. 

큰 회사에서는 7-8년이 지나도 직접 경쟁 PT를 할 기회를 얻기 힘들지만 작은 회사에서는 1-2년 내에도 그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프로젝트의 경중을 떠나 직접 경쟁 PT를 해본 것과 아닌 것은 깨닮음의 수준과 축적되는 경험의 양에서 큰 차이를 보일 것이다. 주도적으로 광고주와 컨택하고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노력하고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에 기여했던 경험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어느 정도 경험이 쌓였을 때 늦지 않게 이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유는 회사에 따라 맡을 수 있는 프로젝트의 규모나 성격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참신한 아이디어 위주로 단발적 컨텐츠만을 생산해내는 성격의 프로젝트를 위주로 하는 회사에서 너무 오랫동안 머무를 경우 연간 이상의 장기적 관점으로 전략을 짜고 실행 플랜을 구성하는 프로젝트에 요구되는 역량을 충분히 키우지 못할 우려가 있다. 경력이 많지 않을 때는 묻고 배울 수 있지만 어느 정도 연차가 된 이후에는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무작정 이직하는 것을 권하는 것은 아니나 자신의 업무 영역과 그에 따른 역량을 냉철히 판단하고 커리어를 관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메이저 광고대행사에 신입으로 진입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렇다고 지레 겁을 먹고 업계 진입 자체를 포기하지 말고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작은 회사에서 시작해 착실히 경험과 실력을 쌓고 목표했던 회사로 이직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물론!! 그 열정으로 다른 일을 해보는 것도 아주 좋은 선택이다. 추후에 회사를 선택하는 기준과 이직 테크를 어떻게 타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글을 올리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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