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을 정리하던 날
우가 머리를 가누기 시작한 날부터 무릎을 곧게 펴서 서 있게 된 날까지 함께 했던 장난감을 떠나보냈다. 중고거래앱을 통해서 나눔을 받았던 장난감이었다. 아기를 키우는 집이라면 모를 수 없고 하나씩은 꼭 있어야만 하는 장난감이 셀 수 없이 많은데, 말하고 보니 이런 장난감들이 모여서 수십 개가 된다. 이렇게 집은 나와 남편의 공간이 점점 줄어들어 결국에는 작은 키즈카페가 되고 만다. 그중에서 가장 부피가 크고 무거웠던 물건을 정리했다.
처음 남편이 장난감을 받아왔던 날을 기억한다. 플라스틱이지만 차에 거의 구겨 넣듯이 겨우 실어왔었다고 한다. 땀을 뻘뻘 흘리며 집으로 가져왔던 날, 그리고 우를 장난감에 처음 태웠던 날, 낯설고 작동법을 몰라서 의자 사이에 짧은 다리만 끼우고 멍하니 있었던 날, 360도를 조금씩 회전하며 고사리 같은 손으로 부착되어 있던 작은 부속품들을 하나씩 만지작 거리던 날, 제법 커서 뜀뛰기를 하며 소리 지르던 날, 자기가 누른 부속품을 만질 때마다 소리가 나면 싱긋이 웃었던 날. 이제 갓 한 살이 된 우의 반평생을 함께 했던 장난감이었다.
숨도 붙어 있지 않은 거대하고 이상하게 생긴 플라스틱이지만 아이와 긴 시간을 함께 해주었고 우리를 모두 웃게 했던 그 물건을 보내는 날, 나는 왜 이리도 마음 한 구석이 아려왔을까. 마치 정들었던 이와 작별하는 듯했다. 거실을 더 좁게 만들었던 괴물 같은 장난감이 있던 자리가 이제는 덩그러니 비어있다. 우가 그 안에서 방방 뛰며 소리를 지르던 그때의 시간이 벌써 휘발된 것만 같다. 아이의 손길이 닿았던 장난감들을 하나둘씩 처분할 때마다, 사이즈가 작아서 못 입는 옷들이 점점 늘어갈 때마다, 하루가 다르게 크고 있는 아이의 시간을 천천히 늘리고 싶다. 엄-마 하고 부르면서 내 가슴에 얼굴을 파묻던 오늘 아침 아들의 모습이 나는 벌써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