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꼬대로 확인하는 아이의 마음 상태
우리 아이의 수면의 질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숙면의 시간이 길지 않다. 젖먹이 시절부터 젖을 물고 자는 것도 그랬고, 젖을 뗀 후에 수시로 깨서 물 달라, 우유 달라하는 것도 그랬다. 지금까지도 굴러다니면서 자다가 엄마가 곁에 있는지를 확인하고 다시 잠이 들기도 일쑤다. 그뿐 만이 아니라 말이 트기 시작한 무렵부터는 잠꼬대도 굉장했다. 초기에는 "내가 한다고 했잖아!"라고 화를 내던 것이 요즘에는 "으아앙! 으아앙!"하고 발버둥 치고 울어대서 처음에는 어디가 아파서 그런 줄 알았다. 말도 하기 싫을 정도로 분노가 쌓인 아이는 눈을 좀 떠서 말을 해보라는 엄마를 누운 채로 발로 걷어차기도 하며, 눈을 떴을 때는 무슨 일인가 싶은 표정으로 못내 그치지 못하고 흐느끼며 엄마에게 안기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엄마나 아빠 모두 수면의 질이 좋지는 못하다. 엄마는 잠이 드는데 최소한 30분 이상이 걸리며 작은 소리나 빛에도 예민해서 금방 깬다. 아빠는 잠은 금세 드는데, 나의 임신 시절을 떠올리면 작은 움직임에도 깨어나서 나의 상태를 살폈다. 물론, 처음으로 임신한 아내가 옆에서 누워 있으니 그 시절은 긴장의 연속이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스마트워치의 분석 결과만 보아도 수면시간에 비해 숙면시간의 비율은 그리 훌륭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아이도 그 기질을 닮아 다소 예민하게 태어났을 것이고, 부모는 수면환경을 최대한 어둡고 조용하게 만들어줘 아이의 예민함을 더 키워줬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수면의 질이 낮은 것을 감안하더라도 아이의 잠꼬대는 간과하고 넘어가기에는 내용이나 행동이 과했다. 소아과 의사에 의하면 잠꼬대에 대한 것은 과학적으로 명확한 규명은 없으나 주로 스트레스 일 것으로 생각된다고 하였다. 생활 전면의 부드러운 제약이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신기하게도 여행을 가서 잠을 자면 잠꼬대도 없이 잘 잔다. 어쩌면 그때만큼은 스트레스에서 해방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평소의 생활이 제약으로부터 오는 스트레스였기에, 여행이 그리고 여행에서의 부모의 달라진 대응이 아이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어린이집을 안 간 지 2~3일 만에 아이의 잠꼬대는 질적으로 달라졌다. 화내는 것에서 이야기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잠꼬대에 대답을 해주면 눈을 떠서는 어떤 꿈을 주었는지 이야기해주고 다시 잠을 청한다. 어린이집 자체가 문제가 있었다기보다는, 부모가 의식적으로 '공감 노력'을 기울인 초기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는 자신의 요청을 부모가 받아들여준 셈이니 혹시 아이는 이제 슬쩍 부모를 향해 마음을 열고 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