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영어 공부에 관심이 많다. 언젠가부터 그랬다. 그런데 이 관심은 늘 나에게 패배를 안겨주곤 했다. 시도하면 실패하고, 다시 시도해도 또 실패하고. ‘매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분량을, 흔들림 없이’ 실천하는 것이 참 어려웠다.
이렇게 도전과 실패를 거듭한 지 10년. 그런데 올해는 달랐다. 공부가 제법 탄력을 받고, 안정적으로 이어졌다. GPT와 제미나이로 공부하면서 나만의 영어 학습 방법이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실력이 얼마나 향상되었는지는 객관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체감으로는 지난 10년보다 올해 반년이 훨씬 더 성장한 느낌이다. 이제 나만의 ‘영어 학습법 with 제미나이’를 공유해 보려고 한다. 나와 같은 관심과 어려움을 가진 사람들에게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1. EBS 오디오 어학당 정기 구독
2. [리스닝] 프로그램 청취 with 귀트영
3. [리딩] 본문 심화 분석 with 제미나이
4. [스피킹] AI와 음성 채팅
1. EBS 오디오 어학당 정기 구독
먼저 해야 할 것은 EBS 오디오 어학당을 정기 구독하는 것이다. 한 달에 딱 4,900원이다. 커피 한 잔과 같은 가격이다. 양질의 콘텐츠가 너무 많다. 입이 트이는 영어, 귀가 트이는 영어, 이지 잉글리시, 이지 라이팅, 김대균 토익킹, 파워 잉글리시 등등. 수준과 종류에 따라 좋은 프로그램이 너무 많다. 이 모든 양질의 프로그램을 5천 원이 안 되는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그냥 '미쳤다'는 말 밖에 안 나온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3개월이 지난 콘텐츠는 본문 PDF까지 제공한다. 이건 정말 모든 것을 다 줄 테니 '제발 영어 공부 한 번 해보세요.'란 말과 같다.
이렇게 큰맘 먹고 구독을 했으면, 이제 할 일은 스마트폰에 'EBS 반디'앱을 설치하는 것이다. 앱을 설치하고 로그인을 하면 콘텐츠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나 같은 경우에는 어학당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인 입트영, 귀트영, 토익킹 등을 찜한 프로그램으로 정해놔서 빠르게 클릭하여 들을 수 있도록 설정해 놓았다. 아까 말했듯이 3개월 지난 콘텐츠는 PDF(핵심내용)를 클릭하면 폰에서도 바로 볼 수 있다.
2. [리스닝] 프로그램 청취 with 귀트영
내가 매일 듣는 프로그램은 '귀가 트이는 영어'이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듣는 '입이 트이는 영어'를 들었지만,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귀트영으로 바꿨다. 처음에는 PDF 본문이 제공되는 3개월 전의 콘텐츠를 듣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이것은 매일 공부하는 데에 이롭지 않았다. 오늘의 콘텐츠를 소화하는 것이 아니므로, 어느 순간에 가서는 '내일 하면 되겠지'하며 미루게 되었다. 결국 고민 끝에 종이책을 정기구독하기로 마음먹었다. 무엇을 배우든 돈을 주고 배워야 아까워서라도 오래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아출판 홈페이지에 가서 10% 할인을 받고 1년 정기구독을 신청했다. 책을 받고부터는 오늘의 콘텐츠를 소화했다. 매일 아침 6시부터 30분 동안 책상에 앉아서 종이책에 낙서하듯이 공부했다. 처음 10분은 주요 표현을 연습장에 쓰고, 이후 20분은 컴퓨터에서 해당 방송을 들으며 문장 의미를 파악했다. 이렇게 공부가 끝나면 출근 준비와 아침 식사를 했고, 이때 스마트폰의 반디앱을 열어서 오늘 들었던 내용을 반복 청취했다. 한 번 듣는 것보다 두 번 듣는 것이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3. [리딩] 본문 심화 분석 with 제미나이
그런데 하루 30분 공부했다고 오늘 학습한 콘텐츠를 이해한 것이 아니었다. 귀로 듣고, 눈으로 쓰윽 본 것이어서 배운 것이 금방 날아갔다. 하루 이틀 지나면 '내가 저 문장을 배웠나?' 할 정도였다. 본문에 나온 문장의 구조부터 쓰임새까지 꼼꼼하게 보지 않아서 완전히 내 것이 되지 않았다. 그저 겉핥기로 공부하고, '언젠가 누적되면 실력이 쌓이겠지'하는 막연한 기대감만 가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전략을 세웠다. 제미나이로 본문을 분석하고, 문장을 디테일하게 살피기로 했다. 귀트영은 총 3개의 PART와 PART별로 3개의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문장을 AI를 활용하여 분해하기로 마음먹었다.
먼저 본문에 해당하는 3개의 PART를 이미지로 확보했다. 처음에는 교재를 사진 찍었는데, 인터넷을 검색하니 감사하게도 귀트영 본문을 매일 같이 올려주는 분이 있어서, 그분의 블로그를 즐겨찾기 해놓고, 캡처도구를 활용하여 본문을 캡처했다. 그리고 이 캡처 이미지를 제미나이에 붙여 넣고 다음과 같이 프롬프트를 입력했다.
위와 같이 입력하니 제미나이가 내가 요청한 방식대로 결과물을 생성했다. 맞춤형 학습이었다. 문장 구조를 파악하기 쉬웠고, 핵심 표현을 다양한 방식으로 익히니 활용 빈도가 높았다. 유사 표현과의 뉘앙스 차이를 비교하니 해당 표현의 미묘한 차이를 알게 되면서 의미가 풍부하게 다가왔다.
처음에는 모니터로 내용을 읽었는데, 눈이 많이 아프고 집중이 오래가지 못했다. 그래서 이것을 PDF 파일로 만들어서 내가 가진 아이패드의 굳노트 앱으로 필기하며 보기로 했다. 제미나이는 생성한 결과물을 바로 PDF로 변환하지 않으므로, 크롬 웹스토어에 가서 적절한 확장 프로그램을 찾았다. 내가 유용하게 사용 중인 프로그램은 'PrintFriendly'이다. 이렇게 PDF로 변환한 프로그램을 굳노트에 넣어서 애플펜슬로 필기하며 아주 유용하게 공부하고 있다.
4. [스피킹] AI와 음성 채팅
마지막으로 내가 하는 공부는 챗GPT나 제미나이와 음성 채팅하는 것이다. 나는 GPT와 제미나이를 유료로 사용하고 있는데, 무료로도 충분히 대화가 가능하다. 스마트폰의 GPT나 제미나이 앱을 열어서 어느 언어로든 음성 대화가 가능하다. 아마 해보면 깜짝 놀랄 것이다. AI가 얼마나 자연스럽게 인간과 대화할 수 있는지를. 나 같은 경우에 컴퓨터로 작업할 때는 제미나이를 주로 사용하지만, 음성 대화할 때는 GPT를 자주 이용한다. 대화가 훨씬 매끄럽고 자연스럽다. GPT에 귀트영 본문 캡처한 것을 업로드하면 위에서 학습한 본문을 가지고 대화가 가능하다. 꼭 영어로 말할 필요도 없다. '내가 영어 회화 초급이니 본문 내용을 편하게 말할 수 있도록 훈련시켜 달라'로 한다든지 아니면 '핵심 표현을 반복적으로 따라 말하면서 내 발음을 수정해 달라'라고 한다든지 하면서 그냥 편하게 대화하면 된다.
AI와 대화하는 것이 처음에는 무척 어색하지만, 하다 보면 익숙해진다. 처음에는 낯설어서 채 5분도 대화하기 어렵지만, 아무 말이나 하다 보면 대화 시간이 는다. 물론 GPT 무료 버전은 고급 음성 채팅을 사용하는 시간이 제한되어 있으므로, 필요시에 유료 구독을 해도 된다. 가장 힘든 것은 처음의 어색함을 이겨내는 것이다.
5. 일단 해보기
지금까지 내가 영어 공부하는 방식을 풀어봤다. 물론 이 방식은 정답이 아니고 나에게도 고정되어 있지 않다. 내 영어 실력이 향상됨에 따라 나는 또 다른 방식의 공부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뭐든지 일단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작심삼일도 괜찮다.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마음에 남아있으면, 언젠가는 다시 하게 되어 있다. 우리가 무언가를 시도할 때, 이래서 못하고 저래서 못하는, 못하는 이유를 먼저 찾는다. 무언가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천 가지 만 가지이다. 그런데 해야 하는 이유는 한 가지이다. 그냥 하는 것이다. 일단 해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