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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크M Mar 24. 2021

①질병 취급받던 게임에서 디지털 치료제 가능성 봤다

[게임, 디지털 치료제 된다]

2013년부터 고민한 미국, 우리는 이제 막 시작
게임 요소가 들어간 디지털 치료제 '각광'
부정적 인식, 규제가 걸림돌


지난 2019년 질병 취급을 받던 게임이 2021년엔 치료제가 될 수 있을까? 세계보건기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해 질병이라던 게임을 권장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게다가 지난해 게임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치료제 효과가 입증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를 받은 게임이 나왔다. 게임 기반 디지털 치료제를 처음으로 승인한 미국에서는 게임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다. 게임은 정말 치료제가 될 수 있을까? <편집자 주>



지난 2019년 5월 세계보건기구(WHO)는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WHO는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해 4월, 갑자기 게임을 장려하기 시작했다. 게임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도하는 '#PlayApartTogether' 캠페인까지 진행했다. 각계각층에서 WHO가 질병을 권장한다는 조소섞인 반응이 쏟아졌다.


그런데 WHO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또 벌어졌다. 지난해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아킬리 인터랙티브가 개발한 모바일 게임 '인데버알엑스(EndeaverRX)'를 디지털 치료제(Digital therapeutics, DTx)로 승인한 것. 인데버알엑스는 호버보드를 타고 길을 따라 여행하는 게임으로 어린이의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치료하는데 효과가 있다.

세계보건기구에서 진행한 #PlayApartTogether 캠페인


1년만에, 질병으로 불리던 게임이 치료제로 탈바꿈한 순간이다. 전문가들은 게임의 경쟁과 보상 요소가 효과적인 디지털 치료제를 만들 수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이 정책적 지원과 연구개발(R&D)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韓 디지털 치료제 시장, 이제 막 걸음마 시작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디지털 치료제 시장규모는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아일랜드 시장조사 전문기관 리처치앤마켓스에 따르면, 디지털 치료제 시장규모는 지난해 21억달러(약 2조3793억원)에서 연평균 26.7% 성장해 2025년 69억달러(약 7조8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치료제 개발 및 투자는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이다. 미국 FDA는 지난 2013년부터 디지털 치료제를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aMD)의 한 종류로 편입·관리하기 위한 워킹그룹을 구성하고 규제체계 신설했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해 5월이 돼서야 의료기기산업 육성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법을 시행하고 같은해 8월 디지털치료기기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 사진=픽사베이


디지털 치료제는 질병 및 장애를 예방, 관리 및 치료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다. 알약이나 주사제가 아닌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환자를 치료한다. 게임을 비롯해 모바일 앱, 가상현실 서비스, 인공지능(AI) 등이 디지털 치료제로 각광받는 분야다.


특히 디지털 치료제는 기존의 치료제 대비 독성 및 부작용이 적고, 개발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의료비용을 낮출 수 있다. 다만 디지털 치료제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을 둔 치료효과와 이를 입증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필요로 한다. 임상·허가 측면에서는 기존 치료제와 유사해 의학적 근거와 허가당국의 승인이 요구된다.


한덕현 중앙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게임 요소가 들어간 디지털 치료제는 환자나 참여자의 몰입도를 높일 수 있고, 환자가 자신이 검사 받거나 치료를 받고 있다고 느끼지 않으면서 검사 혹은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규제가 걸림돌


이처럼 장점이 많은 게임 치료제지만 게임이 확실한 치료제로 인정받기 위해 갈길은 멀다. 전문가들은 게임에 대한 사회 전반의 부정적인 인식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과 교수는 "게임에 대한 편견이 정말 심각하다"며 "게임 치료제를 개발해 필드 테스트를 하는 것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판로를 개척하는 것도 어렵다"고 전했다.


관련 제도 역시 아직 미비한 상황이다. 인허가 분야 뿐만 아니라, 디지털 치료제 의료보험 적용 이슈나 R&D 투자 규모 확대 등에 대한 논의도 필요한 상황이다.


인지재활 기능성 게임 '뉴로월드'를 개발한 우리소프트 관계자는 "국내 의료분야는 건강보험 중심의 시장이 형성돼 있기 때문에 치료제 개발 뒤에도 비즈니스 모델 제한으로 매출발생까지 너무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며 "많은 개발 인력 투입과 많은 임상 시험이 필요한 디지털 치료제 개발은 중소기업이 도전하기 어려운 분야"라고 설명했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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