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연일 급락세를 보이면서 지난 2018년과 같은 급락장이 찾아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개인들의 유동성에 의존했던 지난 2018년과 달리 2021년의 비트코인은 기관들이 일부 유동성을 담당하고 있어 "그때와는 다를 것"이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2018년 1월 개당 2800만원을 뚫어냈던 비트코인은 각국 정부의 비트코인 부정론 속에 유동성이 악화, 한달새 반토막 수준으로 급락했다. 이후 2월 들어 개당 1000만원대로 시세를 일부 회복했으나 다시 급등락을 반복해 그해 6월에는 개당 600만원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이후 600만~700만원선을 횡보하던 비트코인은 그해 11월 개당 300만원까지 밀리며 또다시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국내시장에서도 시중은행들이 정부의 압박 탓에 투자자 계좌 지급을 거부하기 시작하면서 가상자산 시세는 줄곧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과 중국·일본 정부까지 규제일변도로 돌아서면서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후 2019년들어 개당 1000만원선을 회복한 비트코인은 코로나 펜데믹을 맞아 또다시 500만원까지 후퇴를 거듭하다 달러 유동성에 힘입어 1년새 8000만원까지 치솟았다.
이때문에 이번 급락 역시 단기 시황을 예측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리 인상 시기는 사실 아직 먼 데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단기에 끝날 경우 성장 자산에 대한 관심이 다시 폭증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과 같은 패닉셀을 버텨낸 비트코인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에 여전히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비트코인 발행 한도의 약 10% 가량을 기관투자자가 매입한 데다, 각국 정부의 규제 마련과 함께 제도권 편입에 속도가 붙고 있기 때문이다. 아예 존재 자체를 부정하던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변동성 확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급락의 배경은 대부분 일회성 이슈거나 이미 시장에서 알고 있던 이슈"라며 "기관투자자 및 기업들의 시장진입과 제도권 편입 등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인 전망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특히 가치저장의 측면에서 비트코인을 바라봐야한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라인의 블록체인 플랫폼 링크체인 개발을 이끌고 있는 라인 언체인의 이홍규 대표는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계정을 통해 "코인은 주식과 달리 내재가치가 없어 버블이라는 글이 많은데, 코인과 주식이 다르다는 말에 완벽하게 동의한다"면서 "다만 주식과 다이아몬드처럼 서로 완전 다른 것을 비교했다고 본다"고 말을 꺼냈다.
이어 그는 "비트코인은 부동산과 금 등 가치를 저장할 수 있는 재화로 자리를 잡았고, 튤립의 경우 모두가 가치있다고 인정하지 않아 빠르게 그 가치를 잃었다"면서 "다이아몬드는 아직까지 희귀하고 가치있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 인정받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세상에 무한한 가치는 없다"면서 "1000년 후에도 다이아몬드가 가치가 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으며 비트코인 또한 지난 10년간 가치를 저장할 수 있다고 증명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이는 판단의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