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힘 증명한 'MZ 세대' 배지훈 농심 감독 "

[커피한잔]

by 테크M
84981_87005_4757.jpg /그래픽=이소라 기자


리그 오브 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프랜차이즈 10개팀 감독들의 나이는 고르게 분포돼 있습니다. 물론 30대가 가장 많지만 40대도 있고, 20대의 젊은 나이에 감독직을 맡아 선배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는 감독들도 존재합니다.


LCK에서 가장 나이가 적은 감독은 T1의 양대인 감독입니다. 1993년생인 양 감독은 만28세로 MZ세대만이 가진 당차고 자신감 넘치는 성격을 보입니다. 그리고 양 감독보다 한살 많은, 만29세의 또다른 MZ세대 감독이 있습니다. 바로 농심 레드포스(농심)의 배지훈 감독입니다.


몇 안되는 LoL 프로게이머 출신 감독


배지훈 감독은 지금으로부터 무려 9년 전, 2012년 2월 2일 제닉스 스톰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LoL 리그가 막 태동했을 때부터 선수생활을 시작한 배 감독은 2012 LCK 스프링 시즌에서 소속팀이 4강에 진출하는데 큰 역할을 해냈습니다.


하지만 배 감독의 선수 생활은 길지 않았습니다. 2013년 6월 은퇴를 선언한 배 감독은 1년 4개월동안의 짧은 선수 생활을 마무리 지었고 이후 군대에 입대하면서 자취를 감췄죠.


그가 다시 LCK 리그로 돌아온 것은 2019년이었습니다. 배 감독은 팀다이나믹스(현 농심) 코치로 1년 선수들과 동고동락했으며, 2020년 6월부터 감독직을 맡아 본격적으로 팀을 이끌었습니다.


이후 팀다이나믹스가 농심으로 인수돼 재창단 하면서 배 감독은 당당히 대기업 팀의 감독이라는 중책을 맡았습니다. 그리고 지난 스프링 시즌에서 창단 후 첫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쾌거를 일궈냈죠.


LCK에서 LoL 프로게이머 출신 감독이 워낙 적기에, 배 감독은 귀한 인재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감독직을 수행할 때 프로게이머였던 경험이 선수들에게 엄청난 힘을 주기 때문입니다.


2021년, 승승장구 하고 있는 농심


사실 나이도 어린 신예 감독이, 내로라 하는 팀들과 감독들 사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는 쉽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이제 막 창단해 신예들과 팀을 꾸린 신생팀에게 성적을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죠.


84981_87006_2918.jpg 승리의 기쁨을 누리고 있는 농심 선수들과 코치진/사진=라이엇 게임즈 제공


팀도 신생팀, 감독도 신예이기에 누구도 농심이 좋은 성적을 거두리라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배 감독은 당당하게 지난 스프링 시즌에서 포스트시즌에 이름을 올리며 실력을 인정 받았습니다.


그리고 서머 시즌, 농심은 초반 3전 전승을 기록하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비시즌 동안 어떤 일을 했는지 궁금해질 정도입니다. 선수들은 자신감에 넘쳐있고, 팀워크는 더욱 잘 맞으며, 공격은 더욱 날카로워졌습니다.


"딱히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은 아니에요. 다만 평소처럼 정말 열심히 연습하고 준비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 기본들이 쌓여가면서 점점 가속도가 붙고, 시너지가 나고 있는 것 같아요. 열심히 해준 선수들이 일궈낸 성과입니다."


자신의 지도력을 뽐내는 것이 아니라, 좋은 결과를 모두 선수들의 공으로 돌리는 배 감독. 나이는 어리지만 생각은 참 깊어 보입니다.선수들도 그 점을 믿고 따르는 것 아닐까요?


소통으로 만든 팀워크


각 팀마다 감독 스타일이 다릅니다.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불같이 화를 내는 카리스마 리더십으로 팀을 이끄는 사람도 있고, 독한 피드백으로 선수들 가슴에 비수를 꽂아 잠재력을 깨우는 감독들도 있습니다. 또 선수들과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감독도 존재합니다.


배 감독은 선수들과 나이차이가 얼마 나지 않기에, 최대한 격 없이 선수들과 지내려고 노력합니다. 누구나 제안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한 배 감독은 그렇게 '소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 팀은 누구라고 할 것도 없이 모두가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이야기 해요. 기본적으로 중요한 규율에 대해서는 제가 가이드 라인을 잡아주지만, 이외의 전략이나 세부적인 것들은 선수들과 대화를 정말 많이 해서 만들어가고 있죠. 선수들 역시 이야기 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다 보니 좋은 의견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소통의 힘이죠."


84981_87007_2943.jpg 배지훈 농심 감독/사진=이소라 기자


프로게이머였다는 것, 같은 세대라는 것 그리고 열린 귀를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선수들과 배 감독의 신뢰 수준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아마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이제는 눈빛만으로 통하는 사이가 됐을 듯 보입니다.


"롤드컵 진출 가능성? 100%죠"


배 감독의 겸손은 코치 자랑으로 이어졌습니다. 배 감독은 이번 시즌 새롭게 합류한 임혜성 코치 덕에 농심이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습니다. 자신을 뽐내기 보다는 주변 사람들을 더 챙기고, 그들에게 공을 돌리는 모습이 '리더'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부터 많은 조언도 듣고, 도움도 받았던 사이에요. 기회가 되면 같이 일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나누곤 했는데 이렇게 농심에서 그 꿈을 이룰지 몰랐어요. 그래서인지 쿵짝이 잘 맞습니다. 농심이 강해진 것도 임 코치가 큰 도움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농심은 아직까지 강팀과 맞붙지는 않았습니다. 언젠가 연승 기록이 깨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배 감독은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진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100%"라며 선수들에 대한 확신을 드러냈습니다.


84981_87008_3019.jpg 경기 전 선수들을 살피는 배지훈 농심 감독/사진=라이엇 게임즈 제공


"임 코치,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는 '무조건 롤드컵 간다'고 해요. 그리고 정말 그럴 것 같고요. 저희 선수들을 믿습니다. 혹자는 저희의 목표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최선을 다할 겁니다.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나갈 생각입니다.


팬들이 많이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더 나은 꿈을 꿀 수 있도록 말이에요. 앞으로도 농심과 농심 소속 선수들에게 무한 애정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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