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人] 담원 기아에는 톰과 제리가 산다

by 테크M
85614_88336_86.jpg 담원 '쇼메이커' 허수(왼쪽)와 '칸' 김동하/사진=LCK 제공


이 선수, 생각보다 참 재미있습니다.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진출이 확정되기 전 미디어데이 인터뷰에서 이 선수는 대회가 열리는 장소인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 대해 덤덤하지만 무서운 이야기를 남겨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는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근처에서 화산이 폭발한 것을 언급하며 "우리가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시즌에서 우승해 MSI에 가게 된다면 (화산 폭발 때문에) 죽게 되더라도 명예로운 죽음일테니 자랑스럽게 죽겠다"고 말했죠.


물론 그런 일은 없겠지만 '명예로운 죽음'이라며 자신들의 대회 출전을 달콤살벌하게 팬들에게 고했던 그는, 바로 담원 기아(담원)의 에이스 '쇼메이커' 허수입니다. 자신은 웃음기 하나 없는 표정으로 그렇게 팬들을 '빵'터지게 만드는 능력이 있는 듯 합니다.


이미 담원에는 달변가이자 팬들을 즐겁게 해주는 또 한명의 선수가 있죠. '칸' 김동하는 자타공인 최고의 입담꾼입니다. 그런데 이 입담꾼 머리 위에서 노는 선수가 바로 '쇼메이커'입니다.


7전 전승을 달리며 승승장구 하고 있는 젠지e스포츠(젠지)를 잡아낸 뒤 인터뷰에 응한 '칸'과 '쇼메이커'의 인터뷰는 그야말로 폭소의 도가니였습니다. '칸'이 이야기하면 '쇼메이커'는 매우 짧은 단어로 맞받아치며 경기만큼 인터뷰도 재미있는 담원이라는 수식어가 이상하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어려운 챔피언을 잘하게 된 비결을 묻자 '칸'은 모든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습니다 '칸'은 "내가 어디가서 이 챔피언으로 이렇게 멋진 플레이를 하겠냐"라며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하다 보니 마음 놓고 플레이를 하는 것"이라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에 '쇼메이커'는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칸'의 이야기에 감동해야 하는 타이밍이었지만 '쇼메이커'는 감동은커녕 딱 한마디로 팬들과 인터뷰를 하는 아나운서를 '빵' 터지게 만들었습니다.


"립서비스인 것 같습니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1세트를 끝내고 실수를 한 담원 선수가 "미안하다"고 말하자 '칸'은 맡형답게 "미안하다고 하지 말라"며 누가 들어도 멋진 명언을 남겼습니다. 이 명언은 팬들에게 회자가 되면서 또다른 감동을 줬죠.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데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거든요. 미안하다는 감정 보다는 상황을 추스르고 남은 경기에 더 집중하는 것이 필요했기에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칸'의 이같은 말을 들은 '쇼메이커'는 어떤 반응이었을까요? '칸'의 이같은 말에 저절로 힘이 나지 않겠냐는 아나운서의 질문에 '쇼메이커'는 또다시 심드렁한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힘이 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맞는 말 같기는 하네요."


이정도면 '칸'잡는 '쇼메이커'라고 불러도 될 것 같습니다. 이제는 두사람의 인터뷰가 기대될 정도입니다. 리그 초반부터 '칸'잡는 '쇼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왔기에 앞으로도 더욱 팬들을 즐겁게 해줄 것이라 기대해 마지 않습니다.


한동안 원걸리딜러로 경기에 나왔던 '쇼메이커'는 지난 농심 레드포스(농심)과의 맞대결부터 다시 원래의 자리인 미드라이너로 돌아왔습니다. 농심전에서는 패했기에 이번 젠지전 승리 후 돌아온 소감을 처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여행을 해도 결국 사람은 자신의 집에서 가장 편안함을 느끼듯, 저도 제자리로 돌아오니 너무 좋더라고요. 바텀이라는 집에서 살면서 힘들었는데 미드로 돌아오니 행복합니다. 편하게 플레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음 경기가 리브 샌드박스와 맞붙는데 1라운드 마지막 경기인만큼 최선을 다할테니 앞으로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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