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PL이 온다]④ 카러플 '런민기'와 '신동이'

by 테크M

최고의 라이벌인데, 같은 집에 산다(?)
경기는 경기일뿐, 집에 감정을 가지고 오지 않는다
포르쉐컵 이후 '민기'가 '신동이'를 제쳤다
정규시즌에서 '진검승부' 펼친다


85247_87591_3552.jpg /그래픽=이소라 기자


모바일 게임의 본격적인 e스포츠 도전이 시작됐습니다. 선구자 역할을 자처한 게임은 넥슨의 카트라이더 모바일 버전인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입니다.


넥슨은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카러플) 정규 리그 KRPL(카트라이더 러쉬 플러스 리그)을 시작하며 e스포츠화에 본격적으로 돌입합니다. 오는 26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상금 2억원을 놓고 두달여간의 대장정이 시작됩니다.


KRPL은 시작부터 주목 받는 라이벌이 존재하기에, 굉장히 축복 받은 리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리그에서 스타를 키워내고 라이벌을 키워내는데 굉장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KRPL에는 이미 '런민기'-'신동이'라는 최고의 선수들이 존재합니다.


너무 친한 두 선수...라이벌 맞아?


'런민기' 민기와 '동이' 신동이는 이름만으로도 카러플 팬들에게는 너무나 친숙한 존재입니다. 지난 1년 동안 넥슨에서 개최한 다양한 리그에서 두 선수는 착실하게 커리어를 쌓았죠. 정규 리그가 시작하기 전부터 두 선수가 '전설'로 불리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매 대회마다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엄청나게 냉정한 승부의 세계에서 치열하게 대결하는 두 선수는, 밖에서는 너무나 친한 사이입니다. 심지어 동거(?)를 하고 있을 정도라니, 참 신기한 일입니다.


85247_87593_1424.jpg '런민기' 민기(왼쪽)와 '동이' 신동이/사진=이소라 기자


민기=정말 오래됐어요. (신)동이형이랑 있으면 정말 편하거든요. 아, 지금 제가 형이라고 하는 걸 보고 놀라시네요. 제가 동생입니다. 물론 그렇게 안생겼지만요(웃음). 제가 애늙은이인 건지 동이형의 정신 연령이 낮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신동이=네가 애늙은이인 것으로 합의하자(웃음). 저는 민기가 좋아요. 가끔은 형같을 때도 있어요. 중요한 것은 같이 게임 이야기를 나누면서 배우는 점도 많고 서로 생각을 공유할 때 재미있어요.


이렇게 친하면, 라이벌 관계가 유지될지 의문이 드는데요. 아직 프로의 세계에 입문도 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미 두 선수의 마인드는 프로게이머 그 이상이었습니다. 승부가 결정되고 난 이후에도 두 선수는 집으로 그 감정을 가지고 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포르쉐컵의 추억, 신동이는 민기가 안 미울까


아직도 팬들 기억 속에 오롯이 남아있는 리그는 아마도 포르쉐컵일 듯 합니다. 당시 신동이는 지스타컵에서 우승한 '제임스' 김홍승과 팀을 이뤄 출전해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고 민기는 신예들과 팀을 구성해 출전했죠. 누가 봐도 신동이 팀이 유리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민기는 팀전, 개인전에서 모두 우승했습니다. 그리고 신동이는 당일 모두 준우승을 거뒀습니다. 워낙 그 기억이 오래 남아 있기에 신동이에게는 벌써부터 준우승을 자주 하면 따라다니는 꼬리표 '콩라인'이 고개를 내밀고 있죠.


아무리 친하다 해도 밉지 않을까요? 눈앞에서 민기에게 우승을 모두 빼앗긴 신동이가 웃으면서 다시 집으로 와서 민기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신동이는 민기가 밉지 않았을까요?


신동이=미웠죠. 안미웠다고 하면 거짓말입니다. 그런데 포르쉐컵 임팩트가 너무 세서 그런지 사람들이 제가 우승하고 민기가 준우승하거나 4강에서 떨어진건 모르는 것 같아요(웃음). 민기도 저한테 진 적이 있고 그때마다 우리는 서로 축하해줬어요. 감정을 집으로 가지고 오지 않았죠. 그래서 같이 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민기=그날이 생각나네요. 저도 울고 (신)동이형도 울고. 사실 팀전에서는 우승까지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정말 극적으로 우승했어서 저도 많이 울었던 것 같아요. 경기 준비하는데 힘들었거든요.


신동이=저는 민기에게 팀전, 개인전 모두 지고 속상해서 울었어요. 이상하게 민기에게 지면 더 속상해요. 친해서 그런가봐요. 실수했던 것만 생각나고 그날은 솔직히 좀 힘들었던 것 같아요.


민기=그래서 내가 정말 비싼 스테이크 사줬잖아(웃음). 진짜 제가 이기고 나면 미안하다는 생각이 거의 들지 않은데 포르쉐컵 끝나고는 미안한 마음이 들기는 했어요. 그날 이후로 게속 밥을 제가 사고 있는 것 같네요(웃음).


그날 이후, 두 사람의 위치가 바뀌었다


포르쉐컵 이전만 해도 리그 우승 커리어는 신동이가 훨씬 좋았습니다. 스타컵과 싱글컵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했던 신동이에 비해 민기는 소나타컵에서만 우승을 차지했을 뿐 다른 리그에서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죠.


카러플에서 1위는 신동이, 2위는 민기라는 공식이 이제 막 성립되기 시작했을 때 포르쉐컵이 열렸습니다. 그리고 포르쉐컵이 끝난 뒤 두사람의 위치는 완전히 바뀌어 있고, 팬들 인식에서도 1위는 민기, 2위가 신동이라고 기억하기 시작했습니다.


85247_87594_1453.jpg '런민기' 민기(왼쪽)와 '동이' 신동이/사진=이소라 기자


민기=포르쉐컵 이전에는 (신)동이형이 훨씬 하이 커리어였어요. 감히 제가 라이벌이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였죠. 그런데 프로쉐컵이 끝난 뒤 약간 인식이 변했어요. 이후에 이상하게 동이형이 자꾸 준우승을 하더라고요.


신동이=마가 꼈나봐요(웃음). 사실 제가 우승도 많이 했는데 팬들이 준우승한 기억만 가지고 있는지 저를 '콩라인'으로 보시는 분들도 많아요. 물론 하루에 2개의 2위를 하면 '찐 콩라인'이라는 말을 듣긴 했어요. 제 이름도 '신동2'인데...


민기=제가 이상하게 스폰서가 붙은 리그에서 성적이 좋았어요. 그래서 팬들 머리 속에 좀 깊게 남은 것 같아요. 물론 이 모든 것은 포르쉐컵 때문입니다(웃음). 제 마음 속에서는 아직 제가 1인자, 동이형이 2인자라는 생각은 없어요. 지금까지는 그저 이벤트 리그였을 뿐이잖아요. 이제 진짜 싸움이 시작된거죠.


신동이=본격적으로 정규시즌이 시작되면, 더 치열할 것 같아요. 이제는 진짜 따로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웃음). 서로 승부에 있어서는 봐주지 않고, 오히려 더 승부욕이 불타오르는 상대이기 때문에 온 힘을 다할 거니까요.


*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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