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중의 썰렁한 LCK 아레나. 얼마 전까지는 그래도 띄엄띄엄 앉긴 했지만 팬들의 환호도 들을 수 있고, 그들의 응원 메시지를 직접 볼 수 있었기에 참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폭발적인 증가로 인해 현재 2021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시즌 7주차 경기는 무관중으로 진행됩니다. 첫 포문은, 중위권 순위를 결정지을 리브 샌드박스(리브)와 젠지e스포츠(젠지)의 경기로 시작했습니다.
북적북적하던 경기장에 중계조차도 흘러 나오지 않았습니다. 관중이 없을 때는 경기장에 중계를 틀지 않더군요. 선수들과 감독들의 이야기소리만 들릴 뿐입니다. 그래서 더욱 썰렁한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
젠지와 리브의 맞대결은 상위권과 중위권 모두에게 중요한 경기였습니다. 젠지는 이번 경기에서 패할 경우 한번도 내주지 않았던 1위 자리를 내주게 되는 상황이었죠. 리브는 이번 경기에서 패하면 5위권 밖으로 밀려날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두 팀은 베스트 멤버로 경기에 임했습니다. 두 팀 모두 최근 기세는 나쁘지 않았기에 더욱 치열한 경기가 예고됐죠. 하지만 아무래도 젠지의 힘이 더 강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1세트는 '압도적'이라는 단어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젠지가 그랬냐고요? 아닙니다. 리브가 완벽한 경기 운영과 팀워크를 보여주며 젠지를 흔들었습니다. 리브의 낭만이 발휘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1세트에서 워낙 압도적으로 이겼기에 샌드박스 진영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습니다. 반대로 젠지의 분위기는 좋지 않을 수밖에 없었죠. 밴픽을 하는 내내 무거운 분위기가 감지됐습니다.
다행히 젠지는 2세트에서 톱 진영과 바텀 진영에서 경기를 일찌감치 터트렸습니다. 2세트에서 승리를 가져간 젠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젠지라는 대어를 눈앞에서 놓친 리브는 아쉬움의 한숨을 내쉬었죠.
2세트를 아쉽게 패한 리브였지만, 3세트에서는 1세트의 리브가 돌아온 느낌이었습니다. 1세트도 압도적이었던 리브는 3세트에서도 킬 스코어를 무려 8대0까지 벌리는 등 완벽한 팀워크를 보여줬습니다.
리브는 누구를 POG로 선정해야 할지 난상 토론이 펼쳐질 정도로 전 라이너가 고른 활약을 펼쳤습니다. 즉, 누구 하나 혼자 튀려고 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모든 선수가 잘했지만 개인적으로는 '프린스'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패한 2세트에서도 '프린스'는 위기 때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며 팀의 굳은 일을 도맡아 했습니다. 아마도 '프린스'가 없었다면 오늘 승리는 어렵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리브가 승리하면서 어부지리로 1위에 오른 농심 레드포스는 리브에 한턱 쏴야 할 듯 합니다. 리브는 1위팀을 잡아내면서 앞으로 남은 여정에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리브의 '낭만'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