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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크M Sep 08. 2020

[세가지시선] 이쯤에서 다시 생각해보는 배달 앱의 가치

기자 중심의 뉴스를 지향하는 테크M이 새로운 기획기사를 선보입니다. 한 이슈에 대해서 IT전문기자 세명이 서로 다른 시선에서 이슈를 분석하는 '세가지시선'입니다. 이슈를 바라보는 여러가지 시각을 독자분들께 전달하기 위해, 기자들은 사전 논의 없이, 각자의 시각에서 이슈를 분석합니다. 사안에 따라 세명의 시선이 모두 다를수도, 같을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양한 시각이 살아있는 세가지시선에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이 상황에 배달 앱까지 없었다면?

#이용자들이 선택한 건 분명 이유가 있다

#죽이기 아닌 '상생' 돼야... 배달 앱이 먼저 움직여주길


정부가 수도권 지역에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를 시행하면서 대다수 음식점들이 오후 9시 이후로는 손님을 받을 수 없게 됐습니다. 오후 9시 이후에는 배달이나 포장 손님만 가능하다고 합니다.


2.5단계 조치로 자영업자들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더이상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는 하지만, 안그래도 힘든 자영업자 분들이 더 힘들어지지는 않을지 걱정입니다.


이 시점에 돌아보는 배달 앱의 효용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배달 영업과 포장 영업은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 쿠핑이츠 같은 배

달 앱 이용량이 급증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이렇게 말하면 이상할지 모르지만, 그나마 배달 앱이라도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배달 앱조차 없었다면, 자체 배달원이 없는 식당들은 이 상황에 어떻게 영업을 할 수 있었을까요?


사실 그동안 배달 앱은 자영업자분들의 비판을 받아온 것이 사실입니다. 올해 초 배달의민족이 수수료 개편을 발표했을 당시 자영업자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습니다. 오죽하면 정치권에서 나서서 공공 배달 앱을 만들겠다고까지 했을까요. 결국 배달의민족은 수수료 개편을 포기했지요.


이후에도 배달 앱에 대한 날선 비판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많았던 비판은 역시 '배달 앱이 하는게 뭐가 있느냐'라는 비판이었습니다.


도대체 배달 앱이 한게 뭐가 있을까요? 배달의민족을 만든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사업의 시작이 길거리에 뿌려진 전단지를 주워서 그 정보를 앱에 입력하는 것이었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렇게 정보를 모으다 보니 배달의민족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죠.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은건 다 이유가 있다


이용자들은 배달 앱을 왜 쓸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편하기 때문입니다. 내 주변의 배달되는 음식점을 굳이 여러번 검색하지 않아도 한번에 보여줍니다. 어떤 음식을 배달시켜 먹을까란 고민을 하면서 배달 앱을 둘러보다가 소위 '땡기는' 음식을 주문하기도 하죠. 배달 앱이 나오기 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이용행태입니다.


전화로 배달을 시키려면 내 주소도 따로 얘기해줘야 하고, 주문이 제대로 접수됐는지 확인도 해야 하고, 언제 배달이 오는지 예상할수도 없습니다. 결제도 '카드로 할게요'라고 따로 알려드려야 합니다.


이런 모든 불편함을 배달 앱이 한번에 해소해줬습니다. 그러니 안쓸래야 안쓸수가 없는 것입니다. 굳이 2000원, 3000원, 많으면 5000원의 배달료를 내면서도 편하니까, 그 정도 비용을 지불하고 배달을 시키는겁니다.


자영업자분들도 편해지긴 했지요


자영업자분들의 입장에서도 생각해봅니다. 배달 앱이 나오기 전에는 배달 영업을 하기 위해서 무수히 많은 전단지를 뿌려야 했습니다. 배달 요청오는 전화를 받고, 주소도 따로 적어놔야 하고 요청 메뉴도 따로 적어놓거나 입력해야 합니다. 배달을 하기 위해서는 따로 배달원도 고용해야 합니다.


막상 배달을 갔는데 카드를 내미는 손님에게는 '카드 결제가 안됩니다'라고 양해를 구하고 현금을 받거나 카드를 받은 뒤 매장에서 결제를 하고 빈그릇을 찾으러 갈때 카드를 돌려주기도 했지요.


그리고 하나 더, 배달 앱이 등장하면서 홀 운영은 하지 않고 배달만 전문적으로 하는 여러 음식점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배달 앱이 활성화되지 않았다면 이런 형태의 소규모 창업은 사실 불가능했을겁니다. 물론 배달을 대행하는 라이더들도 훨씬 많아졌고요. 일자리 창출에도 알게 모르게 기여를 했다는 얘기입니다.


이처럼 배달 앱은 우리 삶을 크게 변화시켰습니다. 배달 앱 덕분에 생겨난 일자리도 많습니다. 이용자들도 더 편하게 배달음식을 집에서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이것이 바로 배달 앱의 가치 아닐까요?


배달 앱 논란, '죽이기' 아닌 '상생의길' 가야


최근 배달 앱을 둘러싼 논쟁에 배달 앱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는 것이 빠져 있다는 느낌입니다. 배달 앱이 문제라고 배달 앱을 없애자고 한다면, 그동안 편하게 이용해온 이용자들의 불편은 어떻게 감당해야 할까요? 자영업자분들도 배달 앱 덕분에 누린 효용을 모두 포기하고 예전으로 돌아갈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렇다고 사기업이 만들어 놓은 시장에 공공이 뛰어들어 경쟁하는 것이 맞을까요? 설사 공공이 뛰어든다고 해서 제대로 된 경쟁이 될까요? 공공 배달 앱에 투입되는 세금은 도대체 누구 주머니에서 나오는 걸까요? 왜 세금으로 공공 배달 앱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을 지원해야 합니까.


시장의 문제는 시장에서 해결하는게 가장 좋습니다. 외부의 개입이 생기면 시장도 왜곡될 수 있습니다. 정부가 할일은 배달 앱들이 시장에서 제대로 경쟁할 수 있는 룰을 만들어 주는 것이지, 공공 배달 앱 등으로 시장을 뒤흔드는 일이 아닙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그나마 다행일지도 모릅니다.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을 통해 플랫폼에 대한 적절한 견제와 상생의 룰이 만들어지길 바라봅니다.


배달 앱도 더 적극적으로 자영업자들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배달 앱도 결국 자영업자분들이 없으면 사업 규모를 더 키울 수 없습니다. 자영업자분들도 배달 앱이 없는 영업을 생각하기 어려울 겁니다. 그래서 배달 앱과 같은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요구되는 것이 '상생'입니다.


지금이 바로 그 상생의 기회가 아닐까요? 자영업자분들이 어려운 바로 지금. 배달 앱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상생의 모습을 보여주면 어떨까요? 특정 기간 수수료 대폭 축소와 같은 모습이라도 보여야 배달 앱을 바라보는 왜곡된 시선이 조금이라도 바뀌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사 작성=허준 기자 j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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