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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크M Aug 23. 2021

[써봤다] "ㄱ나니?" 폴더폰 감성 되살린 '갤럭시 Z

갤럭시 Z 플립3 / 사진=남도영 기자 hyun@
"스마트폰은 한 손 엄지손가락으로 모든 것을 조작할 수 있어야 한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생전 '한뼘폰'에 강한 집착을 보였다. 한 손으로 모든 조작이 가능한,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심플한 포터블 기기가 잡스가 그린 스마트폰이었다. 그가 살아있을 때 아이폰 화면은 3.5인치를 넘지 않았고, 최근 그보다도 작은 '아이폰 나노'도 계획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하지만 스마트폰 역사는 잡스의 의지와 달리 화면 크기를 키우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현재 스마트폰은 6인치 이상이 대세가 됐다. 마지막으로 잡스의 의지를 계승한 4.7인치 크기의 '아이폰12 미니'는 함께 출시된 형제 중 가장 안 팔리는 모델로 단종 위기에 놓였다. 스마트폰 시장을 연 애플도 역사의 흐름까지 되돌리진 못했다.

하지만 여전히 한 손에 쥘 수 있는 스마트폰을 원하는 소비자는 존재한다. 다만 큰 화면까지 포기하지 못할 뿐. 골수 '애플팬'인 필자도 '아이폰8'을 살 때까지 잡스의 원칙을 고수했으나, 결국 대화면을 한 번 맛본 이후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손에 쥘 수 있는 크기와 대화면, 이 모순적인 두 바람을 동시에 들어주기 위해 삼성전자가 나섰다. 왕년에 피처폰 시장에서 '폴더폰'으로 날리던 삼성전자가 내놓은 해답은 위아래로 접히는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플립3'다.


'폴더폰'의 휴대성이 '플립'으로 되살아났다

폴더형 휴대폰의 원조는 모토로라의 '스타텍'이다. 1996년 출시된 스타텍은 기존 휴대폰의 절반 수준으로 크기를 줄여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폰을 '접는' 순간 휴대성이 극적으로 높아졌던 것. 현재 휴대성 문제로 크기를 더 키우기 어려워진 바(bar)형 스마트폰에서도 같은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좌우로 접히는 '폴드' 시리즈와 위·아래로 접히는 '플립' 시리즈 두 종류의 폴더블폰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폴드 시리즈가 펼쳤을 때 7인치 이상의 태블릿급 화면을 보여주는 게 특징이라면, 플립 시리즈는 접었을 때 손 안에 쏙들어가는 크기로 작아져 휴대성을 극대화한 제품이다.

갤럭시 Z 플립3 / 사진=남도영 기자 hyun@

지난해 처음 출시된 전작 '갤럭시 Z 플립'은 높은 휴대성과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삼성의 첫 클램쉘(조개껍대기) 폴더블폰 제품임에도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특히 화장품 콤팩트를 열고 닫는 듯한 감성으로 젊은층과 여성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신제품 '갤럭시 Z 플립3'은 이런 강점을 그대로 계승하며 한 층 더 진화시켰다. 특히 더 세련되게 변화한 외형은 충성도 높은 아이폰 이용자들조차 두 손 들게 만들고 있다. 실제 갤럭시 Z 플립3 실물을 보고 디자인에 반하지 않는 이가 없을 정도로 이번 제품 디자인은 '역대급'이란 반응이다.


애플팬도 넘어간 '역대급' 디자인

갤럭시 Z 플립3는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가전 '비스포크'를 연상시키는 간결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채택했다. 이전까지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전혀 새로운 디자인 패턴이다. 특히 전작보다 4배 커진 커버 디스플레이와 외부 카메라를 전체적인 분위기와 완벽하게 조화시킨 투톤 디자인은 '신의 한 수'라 부를만 하다.

갤럭시 Z 플립3 / 사진=남도영 기자 hyun@

전작은 미러퍼플, 미러골드 등 주로 '블링블링'한 컬러가 대세를 이루다보니 남성이 사용하기엔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었는 데, 이번 신제품은 '유니섹스' 브랜드 느낌을 준다. 남성들도 충분히 혹 할 수 있는 깔끔한 디자인이다.


단색의 후면은 무언가 그려야 할 도화지 같은 느낌이다. 같은 제품이라도 같은 모습이 없는 '폰꾸(폰꾸미기)'의 시대가 열릴 것 같은 기대감을 준다. 이번 신제품은 링이나 스트랩이 달린 '대담한' 디자인의 케이스도 함께 선보여 휴대폰에 다양한 액세서리를 달고 다니던 유행이 다시 오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갤럭시 Z 플립3 / 사진=남도영 기자 hyun@

접히는 힌지 주변을 다듬어 펼쳤을 때 일체감이 한 층 높아진 점도 강점이다. 제품을 펼쳐 놓으면 전작보다 훨씬 매끈한 모습을 보여준다. 접었을 때 손 안에 쏙 들어오는 휴대성도 여전하다. 다만 무게가 가벼워지지 않은 점은 아쉽다. 무게는 다음 세대 제품에서 1순위로 개선해야 할 점이다.


열지 않고 '삼페' 쓰니 '심쿵'

갤럭시 Z 플립은 작다는 것만 장점인 제품은 아니다. 스마트폰을 접을 수 있다는 건 그동안 생각지 못한 다양한 사용성을 만들어냈다.


제품을 'ㄱ'자로 꺾어 들면 그립감도 좋고 화면 아래쪽으로 콘트롤 박스가 이동해 조작도 편하다. 특히 셀카 찍기에 특화된 제품이다. 또 시야보다 높거나 낮은 곳을 촬영하거나, 위에서 수직으로 촬영하는 등 다양한 촬영 방법을 만들 수 있다.


갤럭시 Z 플립3 / 사진=남도영 기자 hyun@

일상적인 앱 사용 환경에서도 일부러 제품을 세우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ㄴ'자로 접어 올려 놓으면 셀카 촬영이나 화상통화 할 때 편하고, 살짝만 접어 가로로 두면 동영상을 볼 때 유용하다. 실제 써보면 생각보다 훨씬 편하다.


갤럭시 Z 플립은 펼치면 일반 스마트폰보다 세로로 약간 긴 비율이기 때문에 SNS나 댓글창 등을 보기에 유리하다. 위 아래로 앱을 동시에 띄워 멀티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화면 위나 아래에 동영상이나 게임을 띄워 놓고 웹서핑을 하거나 카톡 등을 동시에 보내는 등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갤럭시 Z 플립3 / 사진=남도영 기자 hyun@

이번 신제품은 외부 디스플레이가 커지면서 사용성이 대폭 강화됐다. 폰을 열지 않고도 외부 디스플레이로 메시지나 알림을 확인하거나, 음악 플레이어, 날씨, 알람, 타이머 등의 위젯을 사용할 수 있다. 셀카를 찍을 때도 열지 않고 외부 디스플레이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렌즈를 선택하거나 사진과 동영상을 오갈 수 있다. 특히 갤럭시의 자랑인 '삼성페이'를 외부 디스플레이를 통해 곧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화룡점정'이라 할 만큼 편한 기능으로 꼽힌다.

'폴더블 대세화'는 플립으로 시작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폴더블폰 신제품을 내놓으며 '폴더블 대세화'를 이루겠다고 자신하고 있다. 그 자신감의 원천은 갤럭시 Z 플립3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갤럭시 Z 플립3 / 사진=남도영 기자 hyun@

갤럭시 Z 플립3는 전작보다 40만원 정도 낮아진 가격에 통신사 보조금도 최대 50만원이 실려 가격 부담이 대폭 낮아졌다. 여기에 역대급 디자인과 폴더블폰의 다양한 장점을 살린 아이코닉한 사용성까지 더해 스마트폰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Z 플립3는 높은 휴대성으로 '왜 폴더블인가'라는 소비자들의 질문에 확실한 답을 주고 있다. 손에 쏙 들어가니 운동을 가거나 외출을 할 때 손에 쥐기에 부담이 없고, 특히 외부 디스플레이로 음악을 듣거나 결제를 할 땐 다시 아이폰으로 돌아가기 싫을 정도로 편했다. 오랜만에 은근히 꺼내 놓고 보여주고 싶은 스마트폰을 만났다는 점도 설렜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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