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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크M Sep 24. 2020

네이버에서 많이 본 뉴스가 사라진다고 합니다

네이버 뉴스 개편 속내는 정치적 중립성 강화
'많이 본 뉴스' 없애고 언론사 구독 모델 확대


사진 = 네이버


전국민 공론의 장으로 불렸던 네이버 뉴스가 완전히 바뀝니다. 


전체 기사에 대한 색션별, 연령별 랭킹을 10월 중 폐지해 '많이 본 뉴스'를 없애고 각 언론사에사 가장 많이 본 기사를 1건씩 띄우는 모델로 전환되게 됐는데요.


그동안 끊임없이 '어뷰징' 논란에 시달렸던 언론사의 '클릭 전쟁'에서 네이버는 한발을 빼겠다는 의미죠. 


동시에 기자, 연재 구독카드는 '기존 MY뉴스판'에서 '언론사 편집판'으로 옮겨집니다. 

이를 통해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듯 기자와 연재를 따라 기사를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에요.


'많이 본 뉴스' 사라진다

 

지난 23일 네이버가 공개한 네이버뉴스 개편방안을 살펴보면 먼저 10월 중 모바일 네이버를 시작으로 PC버전까지 순차적으로 많이 본 뉴스가 사라집니다.


그간 네이버는 트래픽을 집계해 정치, 경제, 사회, 생활문화, 세계, IT과학 등 6개 섹션에 대해 많이 본 뉴스 랭킹을 30건까지 노출해왔죠. 많이 본 뉴스는 재난 재해 등 이용자들이 신속히 알아야 하는 사안을 우선적으로 노출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특정 이슈로 클릭 쏠림 현상이 일어나 '많이 본 뉴스가 더 많이 본 뉴스를 만드는' 사례가 종종 발생했고요.


앞으로는 많이 본 뉴스 대신 해당 공간에 '언론사 내에서 많이 본 뉴스'가 표출됩니다. 다만 이용자가 구독한 특정 언론사의 많이 본 뉴스만 표출될 지, 아니면 전체 언론사의 많이 본 뉴스를 표출할 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아울러 네이버는 기사 본문 하단에 보이던 '언론사 전체 랭킹 뉴스' 대신 해당 기사의 내용과 관련 있거나 기사를 본 사람들이 많이 본 기사, 그리고 현재 인기 있는 기사 등을 고루 반영하겠다는 전략을 내비쳤습니다.

 

한 가지 더! 기자와 연재 시리즈 구독도 강화됩니다. 그동안 메인 'MY뉴스판'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기자 및 연재 구독 카드가 오는 24일 '언론사 편집판'으로 이동하며, 이 곳에서 이용자가 구독한 언론사와 기자, 연재물 뉴스가 나오는 영역으로 개편되죠.


대신 MY뉴스판은 인공지능(AI) 기반의 개인화 추천 뉴스를 볼 수 있는 영역으로 구분됩니다. 기자페이지 역시 10월 중 본인이 직접 기자페이지 프로필 타입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등 기자 개개인의 전문성을 더 잘 알릴 수 있도록 변화합니다.


뉴스개편의 속뜻은... 결국 유튜브의 길로 


이번 개편은 사실상 네이버가 많이 본 뉴스를 비롯해 포털 생태계의 핵심으로 불리는 뉴스 콘텐츠의 집약도를 포기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사실 네이버는 포털업계 '춘추전국시대'로 불리던 2000년대 초반부터 뉴스 콘텐츠로 재미를 봤었죠. 검색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개별 뉴스를 모아 별도의 콘텐츠로 재가공하거나, 표출방식을 다양화하며 타 포털과 차별화를 뒀다. 이 덕에 네이버는 '국민 포털'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네이버가 포털 1위 사업자로 거듭나며 영향력이 강화되고 뉴스 편집을 통해 여론을 주도하자 정치권의 십자포화를 맞게 됐습니다.  2017년 대선 당시 댓글 조작으로 구속된 '드루킹'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정권을 놓친 야당은 선거철마다 포털의 정치중립성을 의심해왔고, 끊임없이 광범위한 규제를 도입하려는 시도를 해왔기 떄문이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2017년 10월에는 네이버 스포츠 담당자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청탁을 받고 연맹 비판 기사를 포털 메인에서 내린 사실이 알려지는 등 조작 논란까지 계속 불거졌고요. 네이버가 뉴스로 인한 이득보다 정치적 부담을 더 크게 느끼게 된 계기가 됐을 겁니다.


결국 네이버는 이듬해 자체 AI 뉴스 추천 시스템 '에어스' 기반으로 편집방식을 개편하고 서서히 뉴스 통제권한을 내려놓기 시작했습니다. 


그럼에도 올해 들어서도 메인 표출에 대한 정치권의 논란이 더해졌습니다. 결국 국정감사를 앞둔 네이버는 이번 뉴스 개편을 통해 뉴스 표출에 대한 전권을 언론사에 위임하고 특정 이슈에 대한 쏠림 현상도 막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선호하는 콘텐츠를 이용자가 직접 취사선택하고 AI의 추천을 받는 유튜브의 길로 접어드는 모양새인데요. 실제 네이버는 지난 2017년 10월 이후 이용자가 선호하는 언론사를 직접 선택하는 구독서비스를 내놨고, 올 하반기부터는 해당 서비스를 중심으로 뉴스 서비스를 꾸려 나갈 전망입니다. 현재까지 2070만명의 이용자가 1인당 평균 5.8개의 언론사를 구독하고 있습니다.


유튜브와 비슷한 추천 모델을 도입하면서 네이버 역시 '콘텐츠 편식' 논란에선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이네요. 네이버는 비관심사 뉴스도 표출하기 위해 대중적인 뉴스를 볼 수 있도록 새로운 추천 모델을 고안한다는 계획이지만, 결과적으로 이용자 성향에 따른 추천 시스템은 뉴스 편식 현상을 가속화할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거든요.


또 개별 언론사가 기사 클릭수를 높이기 위해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제목 등으로 뉴스 콘텐츠의 질을 흐리는 행위에 나설 가능성도 적지 않아 이에 대한 대비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네이버 뉴스의 미래, 여러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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