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03#92 우크라이나 대통령 집 가본 날

19.08.05(월) '빤쓰런'이란

by Teddy

마트 물가가 정말 혜자라서 사둔 식자재를 총동원해 아침을 해 먹는다. 기본 2시간이지만 시장이 반찬이 지를 본인 스스로에게 시전 하며 밥을 맛있게 만드는 효과를 본다. 메뉴는 닭이면 닭볶음 돼지면 제육볶음인데 블라인드 테스트로 맛만 보고 맞추라면 그 누구도 맞추지 못할 맛이다.

오늘은 또 다른 우크라이나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 사실 키예프에는 딱히 관광할 거리가 마땅치 않다. 시내를 둘러보거나 체르노빌을 가는 정도인데, 이 친구가 도시 북쪽으로 나가면 예전 대통령의 집이 있는데 보러 가자고 한다. 검색을 해보니 한국인들도 가는 곳인데 대중교통이 뚜렷하게 나와있지 않아 현지인과 가면 좋겠다고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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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먹고 길을 나서 친구를 만난다. 한국어학과를 전공하고 졸업했다는 리아라는 친구와 그 학교 후배와 같이 나왔다. 리아는 한국어교육원에서 일을 하고 있을 정도로 한국어 실력이 좋은데, 말보다는 글을 좀 더 잘 쓰는 것 같았다. 그리고 사실 첫 만남에는 불쾌할 정도로 눈을 안 마주치고 괴팍 스러 울 정도로 이상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조금 있어보니 아마 쑥스러워서 그런가 보다 싶었다. 그리고 외국어로 말한다는 것이, 예를 들면 나도 영어를 쓸 때 그 억양과 엑센트를 살려서 오~ 땡!큐! 오 쏘 나~이쓰~~ 할 때 부담되고 스트레스가 될 때가 있는데, 아마 쓰고 읽는 연습을 많이 했던 친구가 대화를 하려니 막상 어색하고 부담스러워 그런 게 아닐까 하고 이해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같이 왔던 친구는, 한국어를 잘 못했는데 하루 종일 리아가 공부 열심히 하라며 타박을 했다.

Heroiv Dnipra 역에서 만났다. 우리나라로 치면 1호선 소요산 역 같은 곳이다. 이곳에서는 버스로 갈아타야 하는데, 리아도 헷갈려서 입구를 한 번 돌아서 탔다.

그곳에서 미니밴을 타고 한 50분 정도를 갔고 리아의 안내를 따라 내렸다. 꿀잠 자느라 번호도 기억이 나지 않는데, 그러고도 한 20~30분 시골길을 걷고 나면 놀이동산 같은 입구가 나오고 입장료를 내고 들어간다. 입장료는 200 흐리브나였다. 그 안을 둘러볼 수 있게 전동 킥보드나 자전거도 대여를 하는데, 이게 얼마나 큰 건지 하고 놀랐다. 그리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한참 우크라이나가 경제가 힘들 때 여러 가지 부패로 부를 축적해서 살던 대통령의 집이라는데, 그 크기가 정말 말도 안 되게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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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 절대로 가질 수 없을 규모의 동물원이 있고 집안에 찻길이 어마어마하게 나있다. 걷고 걸어도 끝이 없는 이곳을 세 명이서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며 구경한다. 내부에는 식당 같은 시설이 마땅치 않으니 아마 오전에 도시락을 싸와서 하루종이 피크닉 겸 놀다 가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안을 자전거로 둘러보시는 분도 많았고 오르락내리락 구경하고 드니프로 강과 맞닿은 곳도 구경하며 재밌게 하루를 보낸다.

아 그리고 이 대통령은 러시아로 망명했다고 하는데 아직까지도 잡히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탱크라고 불리는 연희동 대머리 아저씨가 아직도 골프를 치면서 잘 살고 계신데 그래도 여기 대통령은 잘못하고 조르여서 도망이라도 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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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보니 , 골프장도 나온다. 웨딩촬영도 하는데, 너무 예쁘고 이게 한 사람의 집이었다는 사실이 정말 믿어지지가 않을 정도의 규모다. 그 안에 거위가 있는데 나는 거위가 그렇게 고상하고 고급스러운 동물인지 처음 알았다. 가까이서 보니 너무너무 예쁘다. 그리고 실제 살았던 관저는 더 대박이다. 뭐 정원이 이 정도니 집안은 말할 것도 없이 좋다. 6시가 넘은 시간이라 조금 촉박하게 둘러보고서는 나간다. 다시 고생고생 걸어서 미니밴을 타는 곳까지 간다. 저녁을 어떻게 할지 상의하다가 리아가 월급을 어제 받았다고 한 턱을 쏘겠다고 해서 맥주와 함께 먹을 수 있게 다시 시내로 가기로 한다. 시내라고 한다면 다시 콘트라트코바 스퀘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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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서 피자와 맥주를 배불리 먹고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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