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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영 Jan 30. 2024

23. 공부와 호르몬의 관계

청소년상담 성찰일지2

  “오늘 청소년의 이해를 얼떨결에 용감하게 첫 번째 발표하게 된 이00입니다. 40년 전에 중학교 선생님 1년 반 한거 외에는 청소년을 만난 적도 별로 없습니다만 살아오면서 거의 모든 것을 책에서 배워온 것처럼 청소년 이해도 책으로 배우게 되네요. 한마디로 청소년 문제는 ‘신체발달을 위한 호르몬작용’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청소년이 정체성혼란이 오고 반항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이 말이 그들에게 위로를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너희 잘못이 아니라고. 호르몬때문이라고말입니다.”딩동댕! 책은 역시 유사이래로 지혜의 보물창고가 맞는건가?

다음은 새내기 신00 선생님의 말이다.“아버지 말만 믿고 눈 딱 감고 6년간 공부하는 기계로 착하게 십대를 보낸걸 돌아보니 요즘은 오히려 안타깝다. 백마탄 왕자님은 40살이 돼서야 나타나더라구요.”가부장적인 내 아버지의 모습과 딸에게 친구같은 남편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자기 자녀를 ‘기계’로 살게 하고싶은 부모가 세상 어디에 있겠는가! 누구보다도 자식을 사랑하기에 6년만 눈 딱 감고 ‘공부’에 올인하면 자식의 삶이 탄탄대로가 될거라고 믿기 때문이리라. 이토록 공부, 아니 대학입시는 대한민국 부모에게 있어 자식 사랑의 수단으로 오랫동안 부동의 1위자리를 차지해오고 있는 현실이다. 과연“공부란 무엇인가?” 어떤 이유에서건 한국의 평범한 중고등학생, 즉 ‘청소년’이 입시경쟁의 희생자로,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위해 당장 오늘을 입시공부에 저당잡히고 살아온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 청소년의 고민이 ‘학업과 진로’에서 ‘대인관계’로 옮겨가고 있음을 통계는 말해준다. 대학이 미래의 행복을 보장해주는 필요충분 조건이 아님을 사람들이 서서히 깨달은 까닭이리라.

그렇다면“나는 왜 나이 50살이 넘어 공부를 시작한 것일까?” 양00교수님 말씀대로라면 내가 갱년기‘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지배를 받는 ‘중년여자’이기때문인건가? 한마디로 말하자면 ‘아니다’. 올바르고 존엄한 죽음을 알아야겠기에, 다른 말로하면 진정한 삶의 의미를 알고싶어서 ‘생사학’을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다. 그것도 입시를 목전에 둔 딸아이 고3하고도 무려 2학기때 말이다.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의 불명예를 가진 나라의 십대에게 정규 학교 시스템 안에서 생명존중교육을 해야 할 이유를 찾고 설명하기 위해서 ‘생사학 공부’를 시작했다. 내 콘텐츠 <14살 웰다잉스토리텔러(가제)>를 집필하기 위한 까닭도 크다. 하다못해 틀린 말을 쓰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시작한 공부다. 적어도 내게있어서만큼은 ‘테스토스테론’은 아무 죄가 없다. 웃음.     

수능날 비행기를 띄우지 않는 나라, 대한한국은 ‘테스토스테론이 넘치는 사춘기 아들과 에스트로겐이 모자란 갱년기 엄마’가 한 지붕 밑에 살면서 ‘성적’ 때문에 일희일비한다. 이렇게 본다면 오히려 인간이 인간발달을 위한 호르몬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에게 미안하다고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이유야 어떻든 청소년을 이해하는데 있어 ‘신체발달(Marshall,1978)’이 선도적으로 중요한 가치인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심리사회적 발달(Erikson), 정체감(Marcia), 자아존중감, 인지발달(piaget), 사회인지발달(Elkind), 도덕성발달 역시 중요하다.몸 따로 정신따로 사회성 따로 발달하는 그런 기형적인 인간이 어디 있겠는가! 사람은 공장에서 찍어내는 기계가 아니다. 따라서 전인적으로, 유기적으로 발달해 간다.

나는 감히 청소년의 온전한 발달을 위해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문학치료상담자’가 되고싶다. 모든 청소년이 ‘좋은 죽음을 말하는 이야기꾼’, 이름하여 ‘웰다잉 스토리텔러’가 되는 그날까지!     

끝으로「공부는 무엇인가?」를 쓴 김영민교수님께 감히 말하고 싶다. 뭐니뭐니해도 떠밀려서 하는 공부 말고 내가 공부하고 싶을 때 하는 게 가장 좋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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