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다친 마음을 나 조차도 모른척하면 안 될 것 같아서
누군가로 인해 내 마음이 다친 것 같다고 생각될 때가 있다. 다친'것 같다'라고 불확실하게 표현한 까닭은 정말로 다칠만한 것이었는지 아닌지 나 스스로도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격렬하게 속을 태우고 난 후에는 혹 내가 소심했던 것은 아닌지, 과민 반응했던 것은 아닌지 내 감정을 내가 믿지 못해서 속상한 마음이 제대로 아물게끔 도와주지 못하기도 했다.
자 들어봐, 내가 이런 일이 있었는데 기분 나빴다면 내가 너무 속 좁은 거니?라고 누군가의 동의를 구하고 싶을 때, 내 마음에 대해서 다른 이의 마음을 의식하고 내 언짢음을 애써 별것 아닌 것으로 줄여버릴 때, 나 조차도 내 편이 되어주지 못해서 내 마음은 더욱 설 곳을 잃어버리고 제때 치유하지 못한 상처에는 흉이 생겨버린다.
내가 속상했다면 나는 속상했던 것이다.
내가 슬펐다면 나는 슬펐던 것이다.
내가 존중받지 못한 느낌이 들었다면 나는 존중받지 못했던 것이다.
내 감정에 대해서 타인의 동의를 구해야지만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었던 나는, 나 자신에게 얼마나 못 미더운 존재였던가.
나는 내 마음의 가장 든든한 아군이다. 그리고 그 미더움은 쉬이 무너지지 않는 도타운 자존감에서 기이하는 것이니, '든든한 아군'이라는 타이틀은 사실은 꽤 얻기 어려운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누군가 돌연 마음의 방향을 잃어버리고 손잡아줄 사람을 찾는다면, 그대가 그대 마음의 가장 든든한 아군이라고 힘주어 말해주고 싶다. 당신이 느꼈던 감정과 당신의 판단은 당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믿음직한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그것은 누군가에게 하는 말이면서 동시에 나에게 해주는 말이기도 할 것이다.
(2019.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