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론으로 바라보는 인류, 지구의 역사
이 책은 당신의 삶 중간 어딘가에서 당신을 찾아왔지만,
이 책이 인류의 가장 거대한 지혜를 다룬다고 할 때,
순서상 이 책은 당신 삶의 가장 앞에 위치해야 한다.
이 책은 모든 지식의 목차에 해당한다.
10p
요즘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감정은 두 가지다. 하나는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끓어오름 같은 동기부여와 고양감, 또 다른 하나는 정말 몰랐던 지식을 학습함으로써 뇌가 짜릿해지는 느낌과 이 두 가지 감정과 동시에 드는 '읽기 전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됐다'는 확신. 최근에는 내 삶의 가장 큰 낙 중 하나가 됐다.
지대넓얕 시리즈 중 3번째 책이지만, 내용상 첫 번째에 위치하는 이 책을 만난 것은 정말이지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일원론이라는 주제로 세계를 관통하는 이 책의 내용들은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했던 말대로, 모든 지식의 목차에 해당할 만큼 광활하고 대단했다. 우주, 인류, 베다, 도가, 불교, 철학, 기독교. 절대 하나의 관점으로 설명할 수 없을 것 같은 (사실 여러 개의 관점을 가져와도 설명할 수 없을 것 같다) 이 개념들, 각각에 매달려 인생을 바치는 자들이 즐비한 이 사상과 존재를 '일원론'이라는 공통된 관점으로 묶는다.
사실 동양 철학과 서양 철학을 접하기에 가장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나처럼 이제 막 철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철린이(?)들에게 이 책이 주는 철학에 대한 설명과 관점들은 정말이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음은 물론이요, 더 배우고 싶게 만드는 호소력까지 있다. 천천히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세계와 자아는 독립적인 게 아닌,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자아와 세계의 통합'이라는 개념을 마음 깊이 새길 수 있게 된다.
인도의 우파니샤드와 고타마 싯다르타
중국의 노자와 공자
그리스의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독일의 칸트와 마이스터 에크하르트까지.
이 책은 철학적 지식을 풍부하게 함은 물론이거니와, 세계를 하나의 무엇으로 연결 지을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준다. 물론 오롯이 흡수할 수 없음은 그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세계를 하나의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음을 '안 것'과, 그 무엇의 형태를 미약하게나마 '보았음'은 삶을 살아감에 있어 큰 차이를 만들 것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세계 속에서 나를 보는 게 아닌, 내 안에서 세계를 보는 것. 사실 자아와 세계는 하나라는 것. 아마도, 책을 읽지 않았으면 절대 이해하지 못했을 문구일 거라고 생각한다. 내 서평을 읽는 그 누군가 역시 이 말에 왜 감명 깊어하는지 공감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
일원론적 관점뿐 아니라, 이 책은 상당히 많은 분야의 지식을 전달하고 있다. 우주에 대한 각종 이론과, 인류의 탄생, 각각의 종교와 국가들이 어떻게 태어나게 됐는지 등을 꽤 자세하게 설명한다. 각각의 탄생 배경과 과정 속에 일원론이 씨앗이 심어지고, 결론에는 꽃 핀다.
나는 이 책을 시작으로, 각종 철학서적을 읽어나갈 예정이다. 조금 더 고대인들의 사유를 엿보고 싶고, 거기서 더 깊은 깨달음을 얻고 싶다. 내 인생의 길을 윤택하게 만들어줄 그런 생각들을 더 많이 접하고 싶다.
최근 인문이나 자기계발서를 읽는 방식을 바꿨다. 챕터마다 읽고 요약정리한 후 독서를 진행하는 식이 그것인데, 시간은 곱절로 걸리는 만큼 흡수력도 곱절로 늘어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직접 쓰고, 정리하며 읽으니 자연스레 나만의 것이 되어 나가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지금의 시기가 나에게 참 중요하고, 적절한 환경이 갖춰져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책을 만날 수밖에 없는 독서모임인 도깨비에 참여하고, 지식을 탐구하고 성장하려고 하는 지금의 내 모습하고, 그 마음에서 비롯한 변화한 독서 방식이 더 나은 나를 만들어가는 데 너무나도 적합한 느낌이 든다.
내가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가고 싶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가기 위해, 나는 매일 이 시간들을 독서에 투자하나 보다. 설령 미래에 내가 도달할 그곳이, 지금 내가 생각하는 그곳이 아닐지라도, 지금의 내 가치관이 미래까지 전해진다면 내가 도달할 그곳이 내가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일 것이다. 그렇게 굳게 믿고 있다. 그 믿음을 바탕으로 내 인생의 모든 행동과 생각이 그곳을 향한 채로 작동하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