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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go Mar 24. 2020

[예능 리뷰] 넷플릭스 <넥스트 인 패션>

패션, 생각보다 훨씬 더 멋진 것!


넷플릭스 제작 컨텐츠가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다. 보다가 재미가 없으면 그만두려고 했다. 그.런.데. 10회 분량의 예능을 밤새서 봤다. <넥스트 인 패션>을 보면서 인상 깊었던 포인트들을 짚어보려 한다.


사진출처 : 넥스트 인 패션 인스타그램



1.   협업은 이렇게

처음 나의 눈길을 끈 건 디자이너들이 협업하는 모습이었다. 프로그램 전반부에는 2인 1조로 팀을 구성해서 함께 의상을 완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학교 다니면서 자주 접하는 이른바 ‘팀플’에 가깝다.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조별과제나 팀 프로젝트만 해도 의견이 충돌하고 서로에게 불만이 생기기 마련이다. 게다가 여기서는 디자이너들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기 때문에 그 취향을 조화롭게 섞어서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하는 것이 아주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의외로 대부분의 팀이 수월하게 일을 해나갔다. (물론 그렇지 않은 팀도 있었지만 슈퍼스타 K, 쇼미 더 머니와 같은 한국식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익숙해진 나에게 이 정도는 갈등처럼 느껴지지도 않았다…) 의견 차이가 발생해도 한 명이 다른 한 명을 인정하고 본인의 의견을 굽힌다거나, 완곡하게 상대를 설득해서 작품을 만들어가는 방식, 또는 둘 사이의 중간 지점에서 합의점을 찾는 방식 등 아주 인상적이었다. 이 모든 게 서로에 대한 ‘리스펙’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2.   다양성의 반영

이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은 다양한 국가 출신이다. 그래서 패션에 그들 고향 문화가 녹아있고, 그걸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고 또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프로그램 중간중간 담아낸 디자이너들의 이야기이다. 혼혈, 동성애자, 이민자로 살아온 어린 시절의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디자이너가 되는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까지. 말 그대로 그들의 살아온 이야기가 등장한다. 프로그램의 진행을 해치지 않고 자연스럽게 그들의 이야기를 그려낸 것이 좋았다. 진솔한 이야기 때문인지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미운 출연자가 없었고, 그들 모두를 응원하고 싶었다.



3.   A to Z

어릴 때, 시를 공부하는 게 어려워서 시인의 머릿속에 들어갔다 나오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그렇게 하면 시를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패션도 나에게는 그것과 비슷했다. 유명 브랜드의 패션쇼를 보아도 난해하게만 느껴지고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그런데 <넥스트 인 패션>을 통해 디자이너들이 원단을 고르고 재단하고 디자인을 하고 옷을 완성하는 모든 과정을 보면서 그들의 머릿속에 들어갔다 나온 것 같았다. 패션을 보는 눈이 조금은 트였다고나 할까? 암호처럼 느껴지던 패션을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키를 얻은 것 같다.


사진출처 : 넥스트 인 패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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